Login
광고문의
연락처: 604-877-1178

공원 가까운 동네

김의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9-12 16:58

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B.C.(British Columbia) 주에 있는 광역 밴쿠버(Metro Vancouver)는 21개의 크고 작은 자치 행정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밴쿠버가 인구가 66만 정도로 제일 큰 도시고, 써리(Surrey)가 버금으로 약 57만, 버나비(Burnaby)가 약 25만으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버나비는 지리적으로 광역 밴쿠버의 거의 중심 위치에 있고, 써리, 노드 밴쿠버(North Vancouver), 웨스트 밴쿠버(West Vancouver), 리치먼드(Richmond)는 강이나 바다로 분리되어 다리를 통해서만 통행할 수 있다. 필자가 버나비 디어레이크(Deer Lake)공원 동네로 이사 온 지 어느덧 38년이 지났다. 캐나다에 와서 마니토바주의 수도인 위니펙에서 14년, 캐나다 수도인 오타와에서 3년 살았고, 아들은 오타와에서 태어났다. 위니펙은 울창한 숲이나, 호수나 산을 보려면 수 시간 드라이브를 해야 했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필요할 정도로 더운 날씨가 많고,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영하 40도)가 여러 날 계속되는 일이 자주 있다. 오타와는 깨끗하고 아담했지만 역시 울창한 숲이나 볼만한 호수나 산이 없다. 필자는 회사 업무로 70년도 후반에 밴쿠버를 수차 방문한 일이 있다. 관광할 여가가 없었지만, 기후가 온난하고, 바다가 보이고, 산이 웅장하고, 쭉쭉 뻗은 울창한 사철나무 숲을 난생처음으로 보고 감탄했다. 1986년 여름 밴쿠버에서 세계 박람회가 열렸을 때, 마침, 장인어른과 장모님께서 캐나다를 방문하시게 되어, 다섯 식구가 박람회를 관람하기 위하여 한 주간 밴쿠버에서 지냈다. 한 주간 내내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 여름 대낮인 데도 서늘한 기온, 무엇보다도 모기가 전혀 없는 저녁 밤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위니펙 모기는 우리가 보아 온 모기보다 크기가 크고 어찌나 극성스러운지 대낮에도 길을 걸으면 떼를 지어 달려든다. 집사람은 이왕 이민 와서 사는데 이런 곳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했다.  
 
   1980년도 후반에 밴쿠버에 직장이 되어 2차에 걸친 하우스 사냥을 했다. 그때나 이제나 밴쿠버 집값은 위니펙보다 2배 이상이다. 밴쿠버에 있는 집을 위니펙 집이 팔리는 조건으로 계약했는데 위니펙 집이 팔리지 않아 무산되었다. 2차 사냥 때는 밴쿠버는 포기하고 버나비와 코큇틀람에 초점을 뒀다. 버나비 집은 1950년대 지은 옛날 동네 것이고, 코큇틀람 것은 새로 개발한 동네였다. 가격은 비슷했고 우리는 새 집에 마음이 끌리고 있었다. 여러 날 우리를 안내하던 부동산 중개인은 우리가 코큇틀람에 관심을 두는 것을 눈치채고, 버나비가 광역 배쿠버의 중심이고 장래 개발 여지가 많아 훨씬 유리하다고 하며 당장 오 파(Offer)를 내라고 강한 어조로 권했다. 지금 생각에 그 중개인은 하늘이 보낸 천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의 말대로 B.C.주에서 제일 크다는 Metrotown Shopping Center를 중심으로 다운타운개발 20년 계획이 있고, 우리가 이사 올 때 고층 건물이 하나뿐이었는데 지금은 50여 개가 들어섰고, 현재도 10여 개 고층 건물이 건축 중에있다. 거기다 도시의 보배로 이름난 중앙공원(Central Park)이 쇼핑센터와 연접해 있다. 우리 집에서 쇼핑센터는 차로 5분 거리이고, 센트럴 파크는 15분 거리다.
 
   이사 온 초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공원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지인들이 좋다고 일러주는 곳을 퇴근 후 거의 날마다 방문했다. 주말에는 명소로 알려진 곳을 방문하며,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며 지냈다. 웅장한 산과 넓은 바다, 울창한 숲, 화창한 여름 날씨. 특히 모기에 시달렸던 위니펙을 생각하면 사람들의 말 대로 999당에 온 것 같았다. 겨울에 해나는 날이 별로 없었지만, 혹독한 추위에 시달렸던 우리로서는 조금도 문제 되지 않았다. 버나비 산 공원은 주립공원으로 버나비 산 정상에 있고, 캐나다 명문인 S.F.U.(Simon Frazer University) 캠퍼스가 있다. B.C. 정부는 정책으로 매 대학 캠퍼스가 있는 지역 일부를 “Discovery Park”라 명명하고, 그곳에 연구 기관을 영입하며 환경 관리를 해주고 있다. 디스커버리 공원에 자리 잡은 필자가 근무하던 연구소는 정말 속세를 떠나 도를 닦는 기분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주위 숲속에는 걷기에 적당한 여러 탐방로가 있고, 숲속을 걷다 보면 가끔 사슴 떼들도 만난다. 늘 비만 선상에서 오르내리는 필자는 따로 운동은 못했지만 그래도 점심 후 30~40분 매일 걸었다. 실무에 근무하는 동안 운동 시간을 따로 내지는 못하다가 은퇴하고 나니 시간의 여지가 생겨 비만을 피하고자 걷기와 수영을 병행하며 지내왔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 디어레이크 공원은 자주 걸었고, 15분 정도 드라이브 거리에 있는 중앙공원은 가끔 걸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하여 척추관 협착 층이 심해져 걷기가 불편해진 후 경사를 오르내리는 것이 어려워 최근 6년간 중앙공원만 일주일에 4~5번 걷는다. 중앙공원은 넓고, 원시림이 울창하고, 경사가 거의 없이 완만하다. 탐방로도 여러 개 있고, 탐방로마다 쉴 수 있는 벤치가 있고, 요소요소에 깨끗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마치 필자 같은 사람들을 위해 설립한 공원 같다.
 
   공원에 가까이 살다 보니 야생동물들이 가끔 우리 집을 방문한다. 집 뜰에는 과목이 여러 가지 있는데 체리와 무화과 열매는 각종 새가 먹어 치우고, 사과도(식용에는 부적절한 게 사과) 벌레가 먹기도 하고, 아마도 새들이 상처를 내는 것 같다. 포도는 익기가 무섭게 미국너구리(Racon)들이 서리해 간다. 자두는 새가 건드리지 않아서 우리가 수확한다. 호두는 다람쥐들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가져간다. 블루베리는 담장 밖에 있어 행인들의 몫이다. 어느 해는 스컹크 가족의 방문으로 고생한 일도 있다.
 
   요사이 SNS상에서 노인이 되면서 주거지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열거한 글을 보았다.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시설 접근성, 교통 원할 과 편의 시설 여부,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 자녀와 가까운 곳 등을 꼽았다. 쇼핑센터, 병원, 쾌적한 공원, 같은 도시에 사는 자녀 등 많은 조건이 부합되는 장소다. 하나님께서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셨다고 믿으며 감사와 찬양을 올린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밴쿠버 러너 폴 2025.10.17 (금)
   ‘런데이 (Runday)’ 모바일 앱을 실행 시킨 후 운동화 신발끈을 단단히 묶고, 집을 나선다.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기 시작한다. 내게 익숙한 동네이지만 차로 지나다닐 때와는 다른 풍경처럼 느껴진다. 내 얼굴을 가르며 스치는 바람도 상쾌하고, 기분이 좋게 만든다. 잘 가꾸어진 정원이 있는 집을 지나거나, 운좋게 멋진 노을 빛 하늘을 보거나, 둥근 보름달을 보면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핸드폰 카메라에 풍경을 담아내기도...
정재욱
가을 철암역 2025.10.17 (금)
오후 세 시의 그 꼭지점에서햇살이 길게 모로 누우면철길 저 너머에서 세 시를 알리는 기차는푸우-푹-푸우-푹 흰 연기를 토하며 달려오고 열세 살 그 소녀는누군가를 기다리듯, 먼 이방의 한쪽 문을 그리워하듯산비탈 조그만 쪽문을 향해 아슬히 눈 멈추곤 했는데 어느 날 도시락을 싸 들고 우리들 창자보다 긴 터널로 떠난아버지는 돌아오지 않고공복인 듯 탄 가루 먹은 하늘은 검은 연기로 쏟아지는데전설처럼 탄 가루 푹푹 쏟아져...
이영춘
절망 찾기 2025.10.10 (금)
깊숙한 절망을 가벼운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몸속 어딘가에 있을 절망을 한번 찾아보자 울컥하며 자주 발생하는 것이 기관지에 숨었을 거 같기도 하고 오래됀 위장병 모양 음흉하니 소장에 자리 잡은 거 같기도 하고 미열처럼 뜨뜻미지근 하면서 오래가는 것이 이마빡에 박혀 있는듯하고 혹시 그렇다면 수술을 해 봐야지 누가 아나 우뇌와 좌뇌 사이에 엿같이 철썩 붙어있는 그놈을 찾아낼 수도 있겠지 그런데 오래 살아서 큰...
박락준
물아리 2025.10.10 (금)
"물아리에 우렁이 잡으러 가자!" 지금은 안 쓰지만, '물아리'는 내 어릴 적 기억 속에는 있는 단어였다. 빗물에 의지해 벼농사를 짓던 시절, 비가 오면 논두렁 안쪽을 진흙으로 꼼꼼히 발라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었다. 그렇게 갇힌 빗물이 찰랑이는 논을 '물아리'라고 불렀다. '아리'란 순 한국말로 '물' 또는 '그릇'이란 의미가 있었다. '항아리'에서 '아리'가 그릇을 의미하듯, 논이 그릇이 되어 물을 담았으니 '물아리'인 거였다. 그런 물아리...
박정은
가을 금관 2025.10.10 (금)
1.언젠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신라 금관을 보는 순간 오랫동안 나는 한 그루 황금빛 나무를 연상했었다.박물관 유리 진열대 안에 들어 있는 천년 신라 유물들은 대개 시간의 침식에 못 이겨 퀴퀴한 죽음의 냄새를 풍기며 망각 속에 덩그렇게 놓여 있었지만 금관만은 어둠 속에서 촛불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생명의 빛깔로 너무나 선연한 모습으로 살아 있어 천년 신라를 말해 주는 촛불처럼 느껴지기만 했다.나는 우두커니 이 천 년 신라의 황금빛...
정목일
불갑사의 상사화 2025.10.10 (금)
영광 불갑사에 꽃무릇이 핀다산문을 들어서자 고요한 숲길마다 붉은 물결이 밀려와 발끝에 불빛을 흩뿌린다마치 하늘까지 닿은 불길처럼온 산이 사랑의 기도로 타오른다 비 내리는 오후 법당의 기와집은 촉촉히 젖어 묵언의 수행처럼 무거운 고요를 품고 그 앞마당에선 꽃무릇이 빗방울 이마에 이고 서 있다방울방울 떨어지는 빛은 천년을 참아온 눈물 같아 오직 한 사람을 향한 기다림을 적신다 만날 수 없는 그...
조순배
코스모스에게 2025.10.03 (금)
나를 부르고 있습니다.가녀린 몸을 바람에 하늘거리며 손짓하며저편에서 향기로운 바람을 내게 보내면서 그 바람에 몸을 싣고모든 짐을 내려놓고 나를 오라 부르고 있습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데….질긴 인연은 나를 꼭 붙들고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자꾸 기억 뒤편을 돌아보라 하고 있습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마음은 나를 놓아주었다 붙들었다 하면서 바람을 이기고서 견디며 조금만 참으라 하고...
송요상
돈의 단상 2025.10.03 (금)
세계의 돈 60%이상을 움직이는 뉴욕의 중심 맨해튼의 월스트리트는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 곳의 큰 펀드 하나가 대한민국 모든 상장사 전체를 7번씩 사고도 남는 대규모의 자금을 굴리는가 하면 전 세계 주식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금융의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가장 무섭고 강력한 권력은 전쟁무기가 아닌 돈의 힘이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다. 1626년까지 이곳의 주인은 인디언들이었다. 당시 세계 무역의...
자명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