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기둥 하나 지붕 하나, 단촐한 실존이다. 한세상 건너는 데 무엇이 더 필요하랴.
맨땅 솟구쳐 탑신 하나 세우고 제 각각의 화두를 붙들고 선 선승들은 어깨를 겯지도,
등을 기대지도 않는다. 벌 나비를 불러 모으지도 않는다. 무채색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서서 세상의 빛과 향에 질끈 눈 감은 채 발치 아래 그림자만 내려다보고 있다.
피안과 차안 사이에서 산 듯 죽은 듯 묵언수행중인 저 골똘한 단독자들, 등산로 옆
낙엽더미 아래 단청 없는 집 한 채, 가끔가끔 숨어들고 싶다. 번잡한 세상 뒤로 하고
아무도 모르게 세 들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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