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시간은 만물을 삭히어
풍진에 불려 버려지지만
무엇 하나는 붙들고 보듬어
만고에 우뚝 세운다
빚어 만든 모든 것 들은
여물기를 기다려 허물리지만
당신과 나 사이 채워질
따뜻한 숭늉 같은 사연은
시작의 첫 구절은 잊혀진
마지막 P.S 로 기억되겠지
언제나 수채화 화폭 같은
그림 속 일상 일 수 없지만
잃지 않으려 손 놓지 않고
눈, 비, 바람 속 지나온 뒷얘기
팽팽한 세로줄 사이 사이
가로 로 가로 질러 북 실은
직조 한 올 한 올 얽어 낸
무늬와 색깔의 조화처럼
밀고 끌며 고개 넘는
거칠고 더운 숨소리 들으며
한가득 쌓아올린 손수레처럼
땀내, 소음 들끓는 저잣거리
당신과 나는 아직도 낡은
이 손수레 끌고 밀며
넘어야 할 고개마루 저기...
우리 쓰러뜨리지 못할 것 들은
우리가 이길수 있다는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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