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경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바람이 불어와 이내 지나갈
잠시 정박 중인 욕망의 포구
오래되었다
땅은 아픔을 토했지만
더 깊숙이 파 내려가고
숨 한번 고를 새 없이 빼곡한 집을 올리며
인간의 욕망은 하늘이 낮을 뿐이다
노루도 고니도 다람쥐도 떠나야 했다
하늘거리는 들꽃도 부러지지 않을 소나무도
더는 설 곳이 없다
너도 그리고 나도 한낱 바람인 것을
하늘은 가리고
땅은 보이질 않아
맥없는 그림자만 너울거린다
아픈 땅은 하늘 너머 햇볕을 닫아 버렸다
밤 별만 청명한 빛을 띄워보지만
아이는 흙을 가지고 놀이 삼지 못한 지 오래다
욕망은 땅을 가두어 비웃건만
자연 속 숨어있는 질서는 여전히 숨을 고른다
결국 자연으로 돌아갈 바람인데
너도나도 공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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