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하 / 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
참말로 긴 밤 입니다
밤 사이 찾아온 도둑이
온 마을 사람들의 단잠을 깨웁니다
길 건너 우리 어머니 무사 하실까
아랫집 동생은 잘 자고 있을까
오만가지 걱정에 시뻘개진 눈이 따갑습니다
동이 틀 새벽임에도
자욱한 안개로 캄캄한 거리는
삭막함 속 정적만 흐릅니다
얼른 해가 뜨면 좋겠습니다
새벽 단잠을 깨워주던 그 빛이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뜨겁다 불평 안 할테니
조금만 서둘러 와주면 좋겠습니다
새벽이슬에 촉촉히 젖은 꽃잎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따뜻한 햇살아래
달콤한 낮잠 잘 수 있도록
참말로 긴 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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