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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중반에 들어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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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0-02-03 14:45

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매년 12월로 접어들면 여러 가지 행사로 하는 일 없이 분주하다. 상업적으로는 가까운 미국의 추수감사절로 시작되는 상품 광고 캠페인에 연이어 Black Friday Sale, Cyber Monday Sale, Christmas Special Sale, Boxing Day Sale 등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Online, Offline 광고가 밀물처럼 넘쳐난다. 별로 필요한 물건이 없는데도 광고의 물결이 우리의 시간을 은근히 뺏는다. 한편 동창회다, 동향회다, 동호회다, 송년회다 하여 모두 12월에 몰려 있어 다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회 적으로는 성탄절 기념 특별 음악예배 준비로 12월은 늘 바쁘다. 우리는 초등학교 4학년 손녀 쌍둥이와 1학년 손자가 있다. 매년 12월에 학예회를 아래 학년과 위 학년이 다른 날에 개최한다. 개인 음악강습소에서 레슨받는 학생들도 매년 6월과 12월에 발표회를 한다. 손주들이 참여하는 행사는 격려하는 차원에서 필수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70 중반이 되는 내 생일이 12월 하순에 있다.

 

최근 Internet 2019 6월 말 현재로 한국 통계청에서 발표했다는 기사에 남한 총 인구수는 51,801,449명이고, 그중 75 (미주 나이로는 74세가 되겠다)가 된 사람의 숫자는 182,172로 되어 있다. 비율로 따져 보니 0.35%이다또한 통계적으로 75세 된 사람의 생존확률은 54%, 즉 반 정도는 사망한다는 사실이다. 캐나다에서 반세기 정도를 살아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두고 있었으나 나이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내 왔는데 지금은 나이를 생각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든다. 75세가 분수령이 되는 나이라고 한다. 이유는 75세가 넘으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내리막길이고 내려가는 속도도 빠르다고 한다

 

한편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의학, 약학, 식품영양학 부문에도 현저한 발전을 보여 진보된 진단과 치료기술,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 균형 있는 섭생을 통해 인간 수명이 늘어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는 기사도 자주 눈에 띈다.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최근 어떤 Internet 기사에 100세 시대를 맞아 UN (국제 연합)에서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에 대한 측정 결과 새로운 연령 분류의 표준을 발표했다고 했다. 이 표준에 의하면 18세부터 65세를 청년, 66세부터 79세까지를 장년, 80세부터 99세까지 노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아직 장년인 셈인데, 장년의 나이에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나날을 보내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 장년 기간을 의미 있게 보내며 앞으로 10년 정도를 더 산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가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좀 부정적이지만 내 나이에 어떤 정규직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제일 먼저 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사는 동안 가족이나 이웃 또는 사회에 폐가 되지 않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러자면 우선 육체가 건강하고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어야 하겠다. 말하기는 쉽지만 이루기는 어려운 명제다. 재정적 독립은 젊어서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하면서 살면 캐나다와 같은 복지국가에서는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저 노력만 해서 되는 것 같지 않다. 70 중반이 되어서인지 인지능력과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을 나 자신도 알겠고, 타인들도 알아본다. 면역력도 떨어지어서인지 감기에 걸렸을 때 하룻밤 푹 자고 나면 거뜬하였건만 이제는 며칠이 지나야 회복된다. 동년배끼리 모이면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 그중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치매라는 병이다. 치매가 되면 본인은 폐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가까운 가족, 이웃, 사회에 어려움을 안겨주는 것을 누구도 부정 못 할 것이다. 살아온 과거는 어찌할 수 없지만, 치매를 예방할 방법이 있다면 모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예전에는 인간의 뇌세포는 태어날 때 50%가 만들어져 10 12세 정도에 완성된다고 알고 있었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뇌세포는 25세까지 자라고 26세 정도부터 성장이 멈추고 변화를 시작한다고 한다. 2015년 스웨덴의 세계적인 뇌 신경연구소인 Karolinska 연구소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뇌 기관 중의 하나인 해마는 학습과 기억, 감정과 정서를 담당하는 기관인데 뇌 중에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할 수 있는 독특한 조직으로 하루에 약 700여 개의 새 신경세포를 생성한다고 추정했다.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에 비하면 이 숫자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50세가 될 때쯤 태어날 때 가졌던 모든 신경세포는 해마 속에서 태어난 뒤 만든 새 신경세포로 다 교체된다고 한다. 새 뇌세포가 생성된다는 사실만 아니라 새 세포의 생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고, 이 해마는 우울증과 치매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한다. 노화 때문에 뇌세포 생성률이 감소는 하지만 여전히 증가하는데 규칙적인 식생활, 학습, 운동, 사회활동, 적당한 성생활은 생성률을 증가시키지만, 불규칙한 식생활, 스트레스, 수면 부족, 흡연, 과도한 성생활은 생성률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결론은 정신건강과 기억, 감정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해마에서 생성되는 새 세포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것과 새 세포 생성률을 본인의 노력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처지에서 타인에게 폐를 안 끼치려면 근본적으로 해마 뇌세포 생성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생성률을 높이려면 우선 식생활이 중요한 것 같다. 포식하지 말며, 바쁘다고 끼니 거르지 말며, 규칙적인 습관을 길러야 하겠다. 운동은 우리 나이에 걷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며, 하루에 10,000보 이상, 주중에 3일을 걸으면 성인 증후군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학습에는 책을 읽는 것은 물론 무엇인가 새로운 것, 예를 들면, 새 악기나 외국어를 배우거나 친구들과 email Ka Talk를 통한 정보 교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권하고 있다. 교회나 동네 동호회를 통한 봉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흡연은 백해무익이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수면은 저절로 해결되리라. 이 나이에 성생활은 별로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고. 남은 생애 동안 남에게 폐를 안 끼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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