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먼 옛날 바벨론 강가에 울려퍼진 시온의 노래
오늘 세월의 강가에서 그 노래를 부르고 싶다
돌아 가고파
돌아 가고파
두고온 고향산천
지난날의 회한은 허공을 떠도는 오로라되어 뇌파 처럼 너울거리고
논두렁 사이로 아지랭이피어 오를때
하늘높이 솟아오른 종달새는 무언의 언어로 메뚜기 잡던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
버들개지 꺽어 불던 피리소리에
송사리떼 춤을 추고
벌거벗은 아이들 웅덩이 물장구에
개구리들은 부끄러워 잠수를 한다
지금은 어디있을까
엄마찾는 송아지의 음성으로 불러보지만
그 자리엔 닳아빠진 검정 고무신만 남아있다
어머니의 치마끈 붙잡듯 세월의 옷자락을 붙잡고 서 있지만
꿈을 꾼듯, 깨어난듯 엊그제가 오늘같은 그 무상함이여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어느덧 이마엔 깊은 계곡을 만들고, 머리엔 휘날리는 은빛 갈대밭
낯설었던 단어들이 이제 익숙해져가는데
흐르는 강물위에 떠있는 낙옆처럼 지금 어디로 흘러 가고 있소
우리 바다끝 여울목을 지나 생명의 땅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황혼의 저녁 노을이 아름다워질 때
그리움을 붉게 물든 창가에 걸어놓코
그대와 찻잔을 기울이며 진한 아로마 향에 흠뻑 취해
내가 이 세상에서 받았던 모든 빛나는 선물들을 그대에게 전해주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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