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아마도 그날
잔잔한 물결 호수 한쪽 끝은
건너편 정자 추녀를 꿰어
떠오르는 달 주름잡아 스치고
엄지 검지에 보듬듯 잔 하나
눈부신 보름달 그 속에 담아
술과 달이 포개어진 잔을 비우고 비우고
거나한 이태백....
붓끝 달을 찍어 넘실한 술 위에 썼으려니
몸속 깊이 스며 한세상 '' 월하 독작"
세상의 조롱이 하마 없었으랴
달을 마시고 술을 마시고 시를, 세상을 마시고
이백 이 껴안고 죽은 보름달은
호수 한 가운데 남아 아직도
눈부신 추파를 세상에 띄우는데
보듬자 사라지는 그 허무를
이백은 세상에 전하지 않았네
이백은 어찌 달 만을 사랑하고
저 흐르는 은하를 건너 뛰었는가
푸른 달빛만 연꽃 위 부서지고
농익은 교태 아래 외로운 월하 독작
물결에 흩어지는 이백의 달
이제 세월 뒤 술향기만 남아
깊이도 가슴을 찌르는 구나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조규남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