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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기풀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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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9-07-22 08:36

안봉자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삘기풀의 노래

                                 안봉자 



 

온종일 들판을 쏘다닌 날엔

내 몸에서도 들판 냄새가 납니다

 

청설모 눈동자에 고인

하늘 냄새

개미 허리에 상큼한

풀숲 냄새

종달새 날개 끝에 싱그러운

솔바람 냄새

팔랑팔랑 나비 대롱에

꽃가루…

꽃가루…

 

굽은 노송에

그리움의 손수건 걸어놓고

돌돌 대는 실개천에 두 손 잠그면

불현듯 다가서는

먼 고향 언덕의 삘기풀 냄새

 

온종일 들판을 쏘다닌 날은

내가 온통 들판입니다

꿈 속까지도 

향기로운 초여름입니다.









A Song of Sweet-Reed Grass 

                                     Bong-Ja Ahn





Wandering through the green field all day

I smell as delightful as the green field.

 

The smell of the azure sky 

welled up in a squirrel’s eyes,

and the perfume of green grass 

smudged on an ant’s small waist.

O, the fresh breeze 

carried by the skylarks’ flapping wings

and pollen on a butterfly’s tube flitting through

Flower…

Flower…

 

A handkerchief of my yearnings

on a bough of an old pine tree 

I submerge my hands in the trickling brook,

How it seems so near

O, the Sweet-reed grass scent 

on the dike by the brook of long ago 

 

Wandering through the green field allday, 

I, myself, turn into a green-field, bodyand soul. 

And I smell my dream 

As fragrant as early summer’s field.
꿈 속까지도 

향기로운 초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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