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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그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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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9-05-21 16:58

김영주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메트로 타운을 떠난

       한 떼의 지하철이

       톱밥 냄새 수북한 수풀 건너

       강변으로 치달았다



       노을 꽃 무더기로 서녘 하늘에 걸려

       서러운 허공

       내 무슨 염치로 이 황홀한 삶을 거절하랴



       흔들리다가 

       흔들리다가 내 집으로 뛰어든 그대 강물이여



       강물만큼 나를 기다려준 이도 없었다

       강물만큼 나를 믿어준 이도 없었다



       사랑을 잃어버린 첫 날 여자들은 왜

       왜, 저녘 강에 와서 울다 가는지

       너도 울어 보았느냐, 너도



       오늘도 진달래 꽃 하나로 세상을 뒤덮어버린,  시인 김소월

       내 살던 한강변을 어슬렁거리며 내 마음에 숨어들던 그를 

       후레이져 강 나의 비인 영혼의 숙소인

       강물 곁에서 다시 만난다



       못 잊어 못 잊어

       우리는 몰래 만나고 몰래 헤어진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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