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월숙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산수유
산 허리에 초롱 밝히면
길 잃으려 나는
길 나선다
길 가다 문득
외로움이 밀려 오면
하얀 머리 풀어 헤쳐
목련이 되고
삶에 겨워
서러움 가득한 날에는
하염없이 고개 떨군
할미꽃 되고
아련한 그리움에
눈물 고여 오면
길 한 모퉁이
수줍어 고개 숙인 제비꽃 된다
하루가 다 하여
까만 밤이 오면
산 속 헤집는 반딧불 처럼
영혼의 나래 펼치려
작은 별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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