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옥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이번 가을 한국 방문하여 보니, 지난 8월 말로 첫째 남동생이 대학교수직에서
은퇴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1976년 내가 결혼하여 캐나다에 이민 올 당시 남동생은
서울대학교 4학년이었고, 그 후 떨어져 살아서 남동생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지 못하였다.
은퇴 기념으로 남동생 자신의 그동안의 대학교 재직 생활과 지인, 제자들이 은퇴하는 교수와
연구실의 시간을 추억하며 쓴 글들을 모아 “성균관대, 자동차 그리고 제자들과 30년”이라는
책을 발간하여, 우리에게도 주어 받아 읽어 볼 수 있었다.
남동생은 서울대학교와 KAIST 기계공학과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성균관대
기계공학과에 부임하여 1년여 근무하다가 1983년에 유학을 떠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불과 3년만인 1986년에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2018년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모두 34년간 교수로 재직하였다. 1986년부터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 활동하며, 자동차 변속기와 환경차 전기동력 구동 시스템을 주로
연구하고 100여 편의 논문과 특허를 발표하였으며, 전기동력 자동차 부문 회장으로 환경 차
부문의 태동과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성균관대에서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기계공학부장, 공학교육 혁신센터 장,
공과대학장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겸
학술정보관장, 산학협력단장)의 보직을 맡아 공학교육 인증 제 도입과 공학교육 혁신을
주도하고, 산학협력 및 창업, 기술이전의 활성화로 교육과 연구를 통한 혁신적 지식 창출과
산업화 기능이 더해진 신 대학모델 제시에 기여하였다.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는
2018년도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QS의 세계 대학 평가 기계공학 분야에서 세계
44위의 순위를 받았다. 이는 성균관대 전 학문 분야 중 가장 높은 순위로, 우리나라 대학
중에는 KAIST 기계과가 34위, 서울대가 40위라고 한다.
그동안 남동생은 대한기계학회 백암논문상(1990년), 과학기술총연합회 논문상(2005년),
현대자동차 최우수 산학과제 (2011년), 한국자동차공학회 공로상(2014년), 자랑스런 공대
교수(2015년), SKKU Teaching Award (2015년), 한송엽 공학교육상(2017년),
성균가족상 (교육 업적 부문 대상, 2017년)의 상들을 받았다.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공부하던 박사과정 때부터 주일 날 오전 교회의 예배 참석하는 시간 외에는 일주일 내내
아침 8시까지 등교하여 밤 10시까지 공부하고 연구하고 일하는 습관을 한국에 귀국하여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20여 년간 지속하며 살았다고 하니, 훌륭한 결과와 업적은 열심과
성실한 노력의 결과라고 보겠다.
제자들의 글에 의하면, 남동생 교수가 강의하던 “시스템 동역학” 과목은 원래 어려운
내용이지만 동생이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치는 명 강의로 알려져서, 학생들이 다투어 먼저
수강 신청하려 하였으며,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큰 강당에서 수강하였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자상하게 성실히 지도하는 교수로서 연구지도 와 더불어 학생들과 같이 세계
학회에도 참석하며, 철 따라 경치 좋은 곳으로 워크숍을 겸한 여행을 하며, 맛집도 찾아
다니는 시간도 가지어 정신과 마음을 쉬게 하였다고 한다. 특이한 일은, 졸업 후 여러 배경의
사람들과의 사회생활을 위한 교양을 위하여, 연구실 공학도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라고 하였다고 한다. 동적시스템 설계(기계역학)연구실의 주임 교수인
남동생의 지도를 받고 34년 동안에 석사 109명, 박사 20명이 배출되었으며, 모두 대학교
교수, 현대 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에 취직하여 일하고 있다. 남동생의 정년 퇴임식은
제자들이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하여 드렸고, 공대학장과 교수들, 석 박사 제자들 100여
명이 참석하여 축하하여 드렸다고 한다.
지인 동료 교수는 “부드러움 속에 숨어 있는 카리스마와 냉철함 속에 존재하는
균형감각으로 교내 여러 조직을 개혁하고 발전시킨 노고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책에서
표현하고 있다. 남동생이 존경 받는 엔지니어 교수로, 스승으로, 연구자로, 탁월한 행정가로
많은 업적을 남기며 대학 발전에 많은 이바지를 하며 살아왔음에 눈물이 나도록 감사하며
자랑스럽다. 무엇보다도 동생이 하나님께서 그의 인생에 동행하여 주심에 감사 드리고
있기에, 더욱 동생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어려서 부 터 원래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렸던 남동생이었는데, 공대를 선택하여, 그간
공학의 틀 안에서 살아왔다. 이제 은퇴 후 보다 넓은 바다를 향해 나가 보고 싶다는 동생은
앞으로 그간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 보고, 하나님께서 주신 가르치는 탤런트로
사회에 봉사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믿음 생활 잘하며 보람 있는 삶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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