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자랑스러운 남동생

김현옥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12-19 11:04

김현옥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이번 가을 한국 방문하여 보니, 지난 8월 말로 첫째 남동생이 대학교수직에서
은퇴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1976년 내가 결혼하여 캐나다에 이민 올 당시 남동생은
서울대학교 4학년이었고, 그 후 떨어져 살아서 남동생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지 못하였다.
은퇴 기념으로 남동생 자신의 그동안의 대학교 재직 생활과 지인, 제자들이 은퇴하는 교수와
연구실의 시간을 추억하며 쓴 글들을 모아 “성균관대, 자동차 그리고 제자들과 30년”이라는
책을 발간하여, 우리에게도 주어 받아 읽어 볼 수 있었다.
남동생은 서울대학교와 KAIST 기계공학과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성균관대
기계공학과에 부임하여 1년여 근무하다가 1983년에 유학을 떠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불과 3년만인 1986년에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2018년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모두 34년간 교수로 재직하였다. 1986년부터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 활동하며, 자동차 변속기와 환경차 전기동력 구동 시스템을 주로
연구하고 100여 편의 논문과 특허를 발표하였으며, 전기동력 자동차 부문 회장으로 환경 차
부문의 태동과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성균관대에서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기계공학부장, 공학교육 혁신센터 장,
공과대학장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겸
학술정보관장, 산학협력단장)의 보직을 맡아 공학교육 인증 제 도입과 공학교육 혁신을
주도하고, 산학협력 및 창업, 기술이전의 활성화로 교육과 연구를 통한 혁신적 지식 창출과
산업화 기능이 더해진 신 대학모델 제시에 기여하였다.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는
2018년도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QS의 세계 대학 평가 기계공학 분야에서 세계
44위의 순위를 받았다. 이는 성균관대 전 학문 분야 중 가장 높은 순위로, 우리나라 대학
중에는 KAIST 기계과가 34위, 서울대가 40위라고 한다.

그동안 남동생은 대한기계학회 백암논문상(1990년), 과학기술총연합회 논문상(2005년),
현대자동차 최우수 산학과제 (2011년), 한국자동차공학회 공로상(2014년), 자랑스런 공대
교수(2015년), SKKU Teaching Award (2015년), 한송엽 공학교육상(2017년),
성균가족상 (교육 업적 부문 대상, 2017년)의 상들을 받았다.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공부하던 박사과정 때부터 주일 날 오전 교회의 예배 참석하는 시간 외에는 일주일 내내
아침 8시까지 등교하여 밤 10시까지 공부하고 연구하고 일하는 습관을 한국에 귀국하여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20여 년간 지속하며 살았다고 하니, 훌륭한 결과와 업적은 열심과
성실한 노력의 결과라고 보겠다.
제자들의 글에 의하면, 남동생 교수가 강의하던 “시스템 동역학” 과목은 원래 어려운
내용이지만 동생이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치는 명 강의로 알려져서, 학생들이 다투어 먼저
수강 신청하려 하였으며,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큰 강당에서 수강하였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자상하게 성실히 지도하는 교수로서 연구지도 와 더불어 학생들과 같이 세계
학회에도 참석하며, 철 따라 경치 좋은 곳으로 워크숍을 겸한 여행을 하며, 맛집도 찾아
다니는 시간도 가지어 정신과 마음을 쉬게 하였다고 한다. 특이한 일은, 졸업 후 여러 배경의
사람들과의 사회생활을 위한 교양을 위하여, 연구실 공학도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라고 하였다고 한다. 동적시스템 설계(기계역학)연구실의 주임 교수인
남동생의 지도를 받고 34년 동안에 석사 109명, 박사 20명이 배출되었으며, 모두 대학교
교수, 현대 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에 취직하여 일하고 있다. 남동생의 정년 퇴임식은
제자들이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하여 드렸고, 공대학장과 교수들, 석 박사 제자들 100여
명이 참석하여 축하하여 드렸다고 한다.
지인 동료 교수는 “부드러움 속에 숨어 있는 카리스마와 냉철함 속에 존재하는
균형감각으로 교내 여러 조직을 개혁하고 발전시킨 노고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책에서
표현하고 있다. 남동생이 존경 받는 엔지니어 교수로, 스승으로, 연구자로, 탁월한 행정가로
많은 업적을 남기며 대학 발전에 많은 이바지를 하며 살아왔음에 눈물이 나도록 감사하며
자랑스럽다. 무엇보다도 동생이 하나님께서 그의 인생에 동행하여 주심에 감사 드리고
있기에, 더욱 동생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어려서 부 터 원래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렸던 남동생이었는데, 공대를 선택하여, 그간
공학의 틀 안에서 살아왔다. 이제 은퇴 후 보다 넓은 바다를 향해 나가 보고 싶다는 동생은
앞으로 그간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 보고, 하나님께서 주신 가르치는 탤런트로
사회에 봉사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믿음 생활 잘하며 보람 있는 삶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어린 시절 나는 눈을 참 좋아했다. 눈이 오는 날이면 동생과 뛰쳐나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코끝과 손끝이 발개져서 집에 들어오면 갑작스레 따뜻해진 공기에 손발이 가려워 피가 맺힐 때까지 긁어 대곤 했다. 그래도 동네 친구들과 함께 눈을 굴려 가며 누가 더 큰 눈사람을 만들지를 겨루는 시간은 더없이 즐겁기만 했던 기억이다.  그 시절 눈이 오면 부모님이 “눈이 오네. 길 얼지...
윤의정
그림자 3 2024.02.05 (월)
한여름 고산의빙하를 감상하고내려오다 길을 잃었다초저녁부터브랜디와 와인을 걸친 산의 양 어깨는더욱 무거워 보였다어둠 속에서 혼자 싸우다 먹칠하다무사히 내려왔다​라면 끓여 허기 채우고산짐승 공포와 습기를 머금었던이슬 친 옷가지며 어두웠던 마음조차따사로운 모닥불에 털어 말렸다빠닥빠닥 말리고 훌훌 날려버렸다진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선애써 잠을 청했다산 그림자 서늘하다 못해오싹한 밤이었다​날카롭게 흘기던외 눈 달빛...
하태린
봄이 오는 밤 2024.01.29 (월)
조용한 호흡이크게 느껴지는안식의 긴장이무의식의 시간을날 선 칼같이 새롭게 한다대지의 핏줄은이미 봄을 바로 집터 밑까지밀어 오고밤은 내일 터질 성벽을벼르듯 턱 밑까지숨이 차다가느다란 비가적막의 커튼을 드리우고어둠의 너머에새봄의 생기가아가의 숨골 위에새록 인다긴 여정 끝지난 모든 과실은겨울 추위와 얼은 땅거죽아래에서 모두 해체되어 다시준비되었다땅 밑의 수로는물길을 뚫어바로 봄의 축제를 대비했다모든 생명은 이제이해...
김석봉
밴쿠버에서 남들은 거의 다 가보았다는 멕시코 캔쿤 여행은 갑작스럽게 결정이 났다. 막내 딸과 아내 세 식구가 비행기를 탄 것은 작년 12월 11일이었다. 근래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향할 때는 에어 캐나다 직원 가족으로 자리가 있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빈자리가 있으려나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할인 가격으로 사기는 했지만 어쨌든 공짜는 아니다. 공짜가 아니면 당당해진다. 비행기는 이륙 후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콜로라도...
한힘 심현섭
골덴 바지 2024.01.29 (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나는 겨울이면 늘 어깨를 웅크리고 다녔다. 어머니는 내가 키가 크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이라며 자주 나무라셨다. 그게 마음에 걸렸던 지 어느 날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골덴 바지를 한 벌 사오셨다.  바지에 대한 촉감은 허벅지까지 먼저 알아차린다. 병아리 털에 닿은 듯 부드럽고 포근하면서 약간 간지럽기도 했다. 그런데 길이가 길고 품이 컸다. 내 허리춤을 잡아보며 어머니도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정성화
어미 2024.01.29 (월)
처음은 어둠이었다가다음은 점이다가그 다음은 점 점 점 선명해지는눈 코 입 손 그리고 발가락그렇게 생긴 꽃들이 내게 와서나는 저절로 꽃이 되고덩달아 꽃이 되어어미의 이름으로 사는꽃의 나날난얼마나 환하고뜨겁고겁 없이 용감했는지
어미
쏟아지는 모시빛의 햇살아래너는 눈이 부시게도 빛나고 있었지.누군가를 향한 너의 기다림은하얀 여백이 되어가고 있었고지울 수 없는 명징한 약속은까만 상흔이 되어 나부끼고 있었어.고결하게 새겨진 너의 이름은성실한 애달픔을 묵묵히 지우며무심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지.하얗게 사무치는 천년의 침묵은한겹 두겹 수피를 벗겨 내었고,영혼을 향한 순백의 기도로 다시 태어났었어.빛과 어둠은 자리를 바꾸어 나갔지만너의 가녀린 뿌리는...
이봉란
황혼의 찬미 2024.01.22 (월)
J 에게,엊그제 이민 온 것 같은데 어언 30년이 훌쩍 지나고 이제는 성숙한 디아스포라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네. 내 인생에도 황혼의 자유가 찾아온 셈일세.자네가 보내 준 ‘황혼의 자유’ 라는 글 속에 보면 나이가 들어가면 노숙해지는 것도 있어 참 좋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글픈 일도 있다네. 오미크론이 지난 이즈음 아는 목사님의 거동이 불편한 모습을 보면서……그렇지만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웃고 싶으면 웃고 내...
이종구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