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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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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8-12-19 11:03

조정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며칠 전 오랜 이웃으로부터 반가운 이메일을 받았다. 우리와 같은 해 이민 와 한동네에 살던 프레드락은,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휴가 이야기를 소상히 전해 주었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30년 전 헤어진 친구를 어렵게 찾은 일화였다.  “내가 프라하에 머물 때, 나는 기억을 더듬어 1980년대 헤어진 친구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친구는 오래전 이사를 해, 나는 그 건물 벽에 메모 한 장을 남기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극적인 해후는, 내가 그 도시에 머무는 마지막 날 세입자의 친절로 이루어졌다. 그 친구와 함께한 저녁 식사는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관계의 돈독함을 확인하고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술잔을 들어 ‘위하여!’를 외친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처음처럼’,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긴장이 이완된 사람들은 지지와 허용의 편안한 분위기에 젖어 자신의 기쁨과 고통을 주저 없이 드러낸다.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고 귀 기울이던 사람들은 이윽고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며 헤어짐을 아쉬워한다. 그러나 복잡해진 세상만큼이나 머릿속이 복잡해진 현대인들은 나름의 비교, 선별의 여과 과정을 거쳐 관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때론 오랜 우정과 이웃 간의 친분도 생활방식의 단순함(minimal life)을 내세워 예고 없는 단절을 시도할 때도 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1960년대부터 미국의 시각 예술과 음악을 중심으로 일어난 문화사조로 모든 기교를 지양하고 근본적인 것을 표현하려 했다. 특히 문학의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언어를 제외해 최소한의 언어로 표현하고, 독자로부터 행간의 의미에 몰두하게 했다. 요즘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생활방식은 최소한의 소유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자기 일과 생활에 집중하고자 한다. 불필요한 소비와 일을 줄이고 경험을 소유의 개념보다 우위에 둔다. 이들은 “최소화된 삶(Minimal Life)의 완벽함이란 더는 버릴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는 기치 아래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해 버리기 시작한다. 때로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부와 학벌, 사회적 지위가 그 사람의 실체라고 믿으며, 오랜 친구와 이웃마저 선별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서로 다른 개성과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유기체처럼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헤아릴 여유와 신의 같은 것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세태에 대한 우려는, 자신의 논리만이 옳고, 스스로 특별하다는 틀 안에 갇혀, 다른 사람들에게 단절의 상실감을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진실한 마음으로 연결된 프레드락의 우정에서 깊은 인간미를 느끼며, 피천득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린다. “과거를 추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생애가 찬란하였다 하더라도, 감추어둔 보물의 세목과 장소를 잊어버린 사람과 같다. 우리가 제한된 수명을 갖고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사는 방법은,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때로 살아온 자기 과거를 다시 반추하는데 있는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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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2019.04.30 (화)
일제 강점기 꽃다운 어린 나이에종군 위안부로 끌려간 나이 어린 소녀가 있었네알 수 없는 감옥에 갇혀 몸은 만신창이혼자 살아갈 수 없다네전쟁터 끌려온 언니들과 울고불고반항하면 할수록 온몸엔 피멍뿐온종일 고통 속에 신음하며 지내는 나날들해방되어 몇 달을 걷고 또 걸어 고향산천 왔건만소녀가 있어야 할 곳은 없었네끊지 못하는 목숨 부여안고 한고비 한고비어느새 나이 일흔, 여든을 넘기네한 맺힌 세상 내 몸뚱이야잊으려고 애를 쓰던...
혜성 이봉희
그냥 보내지 마라 2019.04.30 (화)
“어서 들어오우.”   누가 우리 집 대문에 들어서면 아버진 무조건 반긴다.   그러곤, “여기 밥상 좀 내와라” 하거나 “차 좀 타 와라” 한다.   행색이 남루하건 반지르르 하건, 장사꾼이건 나그네이건 가리지 않고 손님 대접을 해준다.자연 우리 집엔 공짜로 밥 먹고 가거나, 아예 몇 년 몇 달을 눌러 붙는 떠돌이들이 생긴다.   처음엔 ‘여보게, 자네’ 하다가 ‘김씨, 이씨’ 한다. 나중엔 ‘형님, 아우’로 불리며...
박성희
반찬은 초록이다 2019.04.30 (화)
강변을 들쑤시던 햇살이 길을 내자번쩍 정신이 드는 편린들 솟구치며로키를 데불고 간다 장엄한 봄속으로 춘망이 간절하면 고통도 저리 큰 것요란한 産室만큼 서러운 떨림 안에즐거운 봄날의 투정 반찬은 초록이다 내 진즉 삼고의 아픔을 알았거늘소소리 바람 안고 가슴을 열어보니초석에 울음 괸 흔적 어느새 봄날이다.
이상목
동행 2019.04.24 (수)
내가 남편과 결혼해 산 지 50년이 되었다. 남편이 아프지 않았다면 가족과 함께 한국에 나가 가까운 친지와 친척을 모시고 간소하게 금혼식이라도 하면서 그 걸 핑계 삼아 맛있는 음식이라도 대접했지 싶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게 한없이 섭섭하고 가슴 아프다.  1969년 1월 25일 결혼하여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찌 좋은 날만 있었겠는가. 비가 오는 날도, 바람이 부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껏 한결같이 남편의 곁을 지키는 건...
심현숙
세월 2019.04.24 (수)
무심히 버려두고먼 길 홀로 걸었는데어느새 날 쫒아와씽끗 웃고 지나더니이제는 멀리 앞서 뛰며날 놀리며 웃는구나다정히 걸었다면내 곁에 있으려나진작에 잡았다면내 품에 머물려나저 세월날 두고 매정히 달아난들이제 와서 어쩌리서라해도 안 설 것을오라해도 안 올 것을불러본들 무엇하며떼써본들 무엇하랴차라리땀 흘려 쫒아가느니돌아서서 갈가나.
늘샘 임윤빈
고려장 2019.04.24 (수)
짐승들은 무덤이 없다고 하는데 아마도 너무 은밀한 곳으로 찾아 가 생을 마감했기 때문일것이다. 아프리카에서 귀한 상아가 무수히 쌓여 있어 찾는다는 코끼리들의 자연 무덤이 바로그와 같은 영지이고, 먼 옛날에는 사람들도 그랬다고 한다.    록키산맥에서 무려 30여 년 동안 흘러내려와 장관을 이루며 쏟아져 내리는 세계최고의나이애가라 폭포에서 50리쯤 떨어진 나이아가라 산맥 위에는 Fonthill 이란 소쿠리같은 지형의 아늑한 계곡이 있어...
이은세
 유달리도 꽃을 좋아하시던 어머니. 나는 꽃이 만발하는 봄이 오면 자주 어머니를 생각하며 깊은 희열과 회상에 잠긴다. 또한 오래 전군 장병을 위한  인기 TV프로였던 우정의 무대에서 젊은 장병들이 소리 높여 외쳤던 어머니가 떠오르며 어머니의 모습이 내 가슴속에서 그리움을 진하게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점점 더 보고 싶어지는 어머니를 글로써 이렇게나마 외쳐보고 싶다. 나의 어린 시절 어머니날에 시장을 둘러보며 사서 선물로...
이종구
빨랫줄 2019.04.15 (월)
이 처마 저 처마가혹시나 질까 봐얼굴이 빨개지도록힘껏 서로 당기고 있을 때나는나비가 꽃인 줄 알고 내려앉던 분홍 영희 옷어깨가 처질 만큼 무거운 아빠 외투거기에 지난 밤에 영수가 누런 그림 그린 요까지모두 팔 높이 받쳐 들고고개 들어 볼 수 없이 찬란한 햇빛 아래끙끙거리며 땀방울을 날렸다신기하게도 해가 서쪽으로 걸어갈수록팔은 가벼워져 콧노래가 나오고내 마음도 뽀송뽀송하루가 보람 있었다마당도 없이 사는요즈음 보람이네...
송무석
천천히 그리고, 다시- 나의 수필 쓰기강은소 / 캐나다 한국문협 자문위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익숙한 이름이다.사진작가였던 그가 평생을 찾아다니며 잡으려고 했던 것은 삶의 ‘결정적 순간이다.그러나 “삶에는 어떤 결정적 순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순간이다는 것을 그는 죽기 얼마 전에 깨달았다고 한다.삶의 모든 순간이 가치 있다해도 그냥 보내 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상...
강은소
망향望鄕 2019.04.15 (월)
눈 그치면 겨울 가고봄 난다믈-디면 봄도 가고여름 덮겠지숨 넘어가는 중천 해가 자울대면여름 가고가을 든다가을 짙들다 버거우면겨울 트겠지
안현욱
인연 2019.04.08 (월)
언제부터인지 원하지도 기다리지도 안았지만 슬그머니 옆에 와서 내 인생에 한발 디밀고 길동무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도 때가되면 소리 없이 소멸하고 스치듯 왔다가 사라져가는 자연과 우주의 삼라만상과 더불어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그중에서 우연처럼 만나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는 만남도 있지만 기억하기조차 힘든 그런 인연들도 많은 것 같다. 시작은 좋은 인연처럼 보이지만 끝에는 서로 상처만 주고 마는...
김베로니카
봄날에 2019.04.08 (월)
               산수유               산 허리에 초롱 밝히면               길 잃으려 나는               길 나선다                              길 가다 문득               외로움이 밀려 오면               하얀 머리 풀어 헤쳐 ...
류월숙
창고에서 가장 큰 가방을 꺼냈다. 앞뒤로 볼록한 가방의 모양새가 내 마음을 부풀게 했다.사실 나를 더 설레게 하는 것은 남편을 떼어놓고 간다는 거였다. 내 옷, 내 신, 내 모자, 내화장품 등, 내 소지품만으로 여행 가방을 꾸리는 것으로도 스트레스가 반은 풀리는 것같았다. 그가 오랜 승선생활을 끝내고 내 곁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모든 게 감격스러웠다. 칫솔통에 그의 칫솔이 꽂혀 있는 것, 그의 속옷이 빨랫줄에 널려 있는 것, 외출에서...
정성화
감기 2019.04.08 (월)
밤이 되니 기침이 더 심해진다낮 동안 집어넣기에만 급급했던 것들오장육부가 다 받아들이기엔 역겨운 것이다역겨워 자꾸만 토해내는 것이다독한 가래가 이끼처럼 목구멍에 달라붙어 숨쉬기가 매끄럽지 못하다힘껏 헛기침을 두어 번 해보지만껄끄러운 속내의 불순물은가라앉은 흙탕물속에서 눈가림만 할 뿐이다밤이 깊어지면서 열까지 오른다충혈된 눈으로 번진 욕망의 핏줄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씨름하듯혼절하듯 그렇게 밤의 대전을 치르고...
이화실
봄의 촉감 2019.04.04 (목)
(1) 수양버들누가 가야금을 뜯고 있다.맑은 진양조(調) 가락이 흐른다. 섬섬옥수가 그리움의 농현(弄絃)으로 떨고 있나 보다.숨죽인 고요 속에 번져 나간 가락은 가지마다 움이 터서 파릇파릇 피어나고 있다.누군가 촛불을 켜고 있다.마음 한 가운데 촛불은 바람도 없이 파르르 떨고 있다. 뼈와 살을 태워서 한 줄기 빛이길바라고 있다.깊은 밤중에 한 땀 씩 수(繡)를 놓고 있다. 바늘귀로 임의 얼굴을 보며, 오색실로 사랑을물들이면 별이 기울고 바람이...
정목일
봄길 2019.04.04 (목)
백석 천주교 묘지 길가한송이 제비꽃으로 피어난 어머니사무치게 그리워오월 꽃잎 싱싱한 아이들이 부르는 어머니 호칭에가슴은 난류로 흐르다가 때로는 곤두박질 한랭전선잃어버린 삼십 년참으로 길었던 광야의 시간거칠고 험한 강물에한 마리 연어로 거슬러 헤엄쳐 온회한의 길들을다시 접어 둘둘 말아 올리면언젠가 그 길가에  또 다른 제비꽃 한 송이 피어나고고갯마루에 올라서서 한 줄기 바람 닦아 내리면멀리 보이는 새로운...
신금재
어머니의 냄새 2019.04.04 (목)
나에게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을까?위로 오빠와 언니 그리고 내 밑으로 줄줄이 동생이 넷이 있었던 나에게 엄마는 없고 어머니만 있었다. 말 배울 때부터 엄마라는 단어를 몰랐다. 어머니, 엄니 는 있었지만 엄마는 없었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쯤인가, 어머니가 후회스럽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너무 엄하게 아이들을 길렀더니 엄마 소리도 못 한다고. 그 후 우리 형제들은 오빠와 나를 빼고는 모두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라 불렀는데 나는 엄니란...
김춘희
Father's heart 2019.04.04 (목)
아버지의 마음김현승바쁜 사람들도굳센 사람들도바람과 같던 사람들도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어린것들을 위하여난로에 불을 피우고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바깥은 요란해도아버지는 어린것들에게는 울타리가 된다.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친다.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가장...
로터스 정
아무도 모르는 일 2019.04.04 (목)
똑바로 살자. 솔직하게 살자. 늘 감사하며 행복 느끼자. 이것은 내 삶의 철학이다.  세상은 장단이 있는 법. 오만한 지식분자, 큰 부자도 무식자 가난뱅이에게 손 벌릴 때가있고, 지혜와 경험을 무장한 사람들에게 도움 받을 수 있다. 누구든 우월한척 뻐기다가는누군가가 내지른 주먹에 한방 먹는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만족할 줄 알면 행복한데, 때로 느슨하게 살고 남과 비교하며 과한욕심을 부린다.  아버지 친구 중 서울대...
박성희
모순도 모순 나름 2019.04.04 (목)
번지수 잘못 찾은 편지가 반송되듯때아닌 엄동설한 절기도 모르는 듯꽃눈을 맞고 걸으니 눈사람이 되가는듯 치열한 삶의전쟁 추위도 추위 나름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도 사람 나름그들과 이웃해사는 모순도 모순 나름 설핏 기우는 달이 처연한 모습으로던지는 메세지에 깨어난 모습으로연둣빛 화두를 찾는 멋스러운 모습으로
우림 이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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