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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8-11-29 16:59

하태린/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침채沈菜가 
오랜 세월 숙성되는 동안
딤채, 김치로 변했지
동침은 동침冬沈, 
그래 동침이 
한겨울에 무끼리 동침同寢하여
드러낸 잠자리
깨어난 그 얼굴, 민 얼굴로
쳐다보니 흰 얼굴 
그 매무새
소박하고 다정한
그래 동침이 
 
추운 겨울 긴 잠
서걱거리는 살얼음 속에서
깨어나니 환한 봄
마침내 피는
웃음꽃 피는
동침이 그래
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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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세 마리 2024.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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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2024.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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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자
밤의 날개 2024.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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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춘
송년엽서 2024.03.04 (월)
1년의 폭은 365미터비껴 간 10년, 또 10년 우리 까마득히 멀어져보이지도 들리지도 눈을 감아요깊숙이 자목련 한 그루씩 심어요 먼 날자색 빛 노을 물드는 저녁 바다 이편에서바다 저편에서 목련 꽃비만후두둑 후두둑
백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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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헤븐 김
김밥 한 줄 2024.03.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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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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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세월 따라 흐른다천천히 지나도 지나고 보니그 세월은 순간이었다인생은 머물지 않지만지나간 시간과 함께한소중했던 순간힘 겨워했던 시간모두 추억의 공간에 곱게 새겨져내 인생의 그림자가 되었다 많이 아쉽기도 했던 기억들함께 했던 즐거움의 흔적들같이 했던 시간 속의 기쁨들때론 야속하기도 한 아픔의 그 세월여러분을 만나서 여러분과 함께해서참 멋지고 행복한 좋은 시간이었다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2024년 또 다른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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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의 고뇌 2024.02.26 (월)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는다진통 끝에 나의 자궁에서 나온 글이 걸음마를 배운다안아달라고 칭얼댄다나에게 말을 걸어온다그 글에 옷을 입혀 세상 밖으로 보내본다지나가는 이들이 내 글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다잘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고 뒷얘기로 쑥덕거린다한 대 때리고 도망간다내 글이 운다내 마음이 차였다자랑스럽게 내보낸 나의 글은 그 흔한 목걸이 하나 없이누군가 길거리에 내던져 버린 옷을 걸쳐 입고 있었다그 글은 시체처럼 길거리...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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