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거룩한 별명(The Holy Nickname)

권순옥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10-11 17:03

권순옥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별명은 그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다른 의미로는 별호(別號)이기도하다. 우리가 사는 캐나다와 인접한 미국에서도 각주마다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알래스카주는 The Last Frontier State, 캘리포니아주는 Golden State, Canada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The Pacific Province 등 …
 
지난 50년대 후반에 한창 유행했던 Pen pal (편지 친구)로 외국 친구를 사귈 때 상대방에서 먼저 자기의 별명을 소개하고 나서 꼭 나의 별명을 묻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 나에게도 별명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소풍을 하러 가서 학년별 대표로 노래를 부르는 순서가 있었다. 그때 나는 1학년 대표로 “나 여기 선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러 가장 어린 학생에게 주는 최고의 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나의 별명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 여기”로 불린 적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 이민 와서는 나의 별명을 더 불러 주는 사람도 없었고 또 특별히 사용할 기회도 없었다. 그런데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웹사이트의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데 어떤 때는 꼭 별명을 요구하는 때도 있어서 이국땅에서나마 가끔 그 옛날에 가지고 있던 나의 별명을 사용하기도 한다.
 
성경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별명을 여러 곳에서 대하게 된다. 그 별명들은 대게의 경우 사람들이 하나님께 붙여준 별명들이다. 그 첫 번째의 경우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별명을 “여호와이레”라고 불렀다. 이는 “준비하시는 하나님”이란 뜻으로 내일을 준비하시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시는 크나큰 선물인 것이다. 또한 모세가 명명한 “여호와 닛시”라는 것도 있는데 그것은 “여호와는 나의 깃발”이란 뜻이다. 아말렉족 대군과 싸울 때 모세의 팔이 깃발처럼 높이 들리면 이스라엘이 승리하였기 때문에 모세는 제단을 쌓고 “여호와 닛시”라고 불렀다.
그리고 성경에는 또 한 가지는 기도온이 명명한 “여호와 살롬”이다. 이것은 “여호와는 평화 시다”라고 번역할 수 있다. 하나님이 함께하실 때 모든 일이 선하고 행복하게 매듭지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의 사건들은 보면 하나님은 미래의 시간 속을 언제나 먼저 가신다는 귀한 교훈이 담겨있음을 보게 된다. 시간이란 참으로 많은 의미가 있는듯하다. 시간은 기다리는 자에게는 너무 느리다. 그러나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너무 빠르다. 시간은 슬퍼하는 자에게는 너무나 길다. 그러나 즐겁지 않은 자에게는 너무나 지루하다. 하지만 주님과 함께 하는 자에게 있어서의 시간은 순간순간이 너무나도 귀중한 보석과도 같은 것이다. 여기에서 공통점은 아브라함이나, 모세나 기드온은 하나님에 대한 별명을 부를 때는 꼭 제단을 쌓으며 불렀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 하나님의 별명을 지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여호와는 나의 사랑”은 어떨까?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죄악 투성이인 나를 오늘 이 순간도 하나님은 그렇게 기뻐하시며 사랑하신다. “여호와는 나의 사랑” 이것은 내가 명명한 하나님에 대한 거룩한 별명(The Holy Nickname”이다. 그래서 내가 이 땅에 사는 동안 잊지 않고 불러야 할 하나님의 별명은 “여호와는 나의 사랑” 이기에 이 아침에도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그 거룩한 별명을 가슴 설레는 환한 웃음과 함께 나의 입술에 담아 본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서울 나들이 2024.01.08 (월)
   충청도 시골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가끔씩 서울 나들이를 한다. 서울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부모님을 뵙고 또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모처럼 가는 길이니 으레 올망 졸망 보따리를 거느리고 가야 하기 때문에 싸움터에 나가는 비장한 각오로 서울 행 직행 버스에 오른다.  며칠 전부터 들기름 참기름을 짜고 콩이며 팥이며 골고루 챙겨 들다 보면 보따리는 서 너 개가 넘게 마련이다. 그러나 서울 마장동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까워 오면...
반숙자
굼뜬 어둠을 밀고 알버타 대 평원에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의 위대한 빛甲辰年 큰 희망으로 새 아침을 달군다매듭 달 지는 해에 아쉬움 실려 보낸오늘은 엄동설한 눈 속에 서기로운섬광이 꽃으로 피어 희망을 섞고 있다세상의 기준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마라자연에 봉헌하는 서정과 순수만이고단한 삶의 이력에 발자취로 남는 것주님, 평소 소원한 이웃과 가족들에게옹졸했던 마음 모아 용서를 청하오니새해엔 달 뜬 마음을 다스리게 하소서모진 설한의...
이상목
God, where are you? 2024.01.02 (화)
어느 추운 겨울날 새벽 4시 30분쯤. 출근길에 bus shelter를 지나는데, 어떤 사람이 시멘트 바닥에 웅크리고 누워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homeless guy인 것 같았다. 살펴보니 흐트러진 갈색 머리의 젊은이가 누워있는데 그는 얇은 천으로 된 검정 상의와 파란색 하의 그리고 흰색 양말만 신고 있었다. 그의 허리와 발목은 속살이 다 드러나 있었고 신발도 신지 않았다. 그 순간 그의 몸이 요동치는 바람에 나는 움찔하며 놀라고 말았다. 그는 상체를 비틀다가...
愚步 김토마스
며칠 뒤 한국으로 떠난다는 김시인을 만났다.왜 떠나려 하느냐는 말에 그는 말했다.“여기는 더 이상 외로워서 못 살겠어요.”그의 입에서 ‘외롭다’는 말을 들어보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그는 늘 외로워 보이는 사람이었지만 정작 외롭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여름 한 철에는 정원 가꾸는 일을 노는 날도 없이 하다가 낙엽이 지는 가을이 오면 어디론가 훌훌 날아가곤 하였다. 궁금해서 연락을 하면 ‘여기는 티베트입니다. 네팔입니다.’ 하다가...
한힘 심현섭
평생 현역 2024.01.02 (화)
  주변의 지인들이 하나둘 내 곁을 떠난다.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라앉는 기분이지만 천운을 어찌하겠는가! 친하게 연락을 주고받던 대학 선배님이 최근에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한 달여 전에도 카톡 통신을 주고받았는데, 그때 코비드 감염으로 몸이 몹시 아프다고 했지만 이렇게 급히 떠나실 줄은 생각 못 했다. 사인은 코비드 보다 갑작스러운 췌장암 진단에 의한 충격에 혈전으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하니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
김진양
낙엽이 되어 2024.01.02 (화)
낙엽이 되어길을 떠나기로 했다내려앉은 하늘머리에 무겁게 이고혼자 걸어가는 길세상은 고요한데길 위에 놓인 시간은 늘천둥 번개가 몰아친다떠나기로 작정할 때어렴풋이 그려진 그림처럼뭇 발길에 밟히고이리저리 걷어 차이고자꾸 끌려 다닌다낙엽이 되어길을 떠난다는 것은한 몸 오롯이 던지고 던져형체도 없고 마음도 없는나를 마저 버리는 일낙엽이 되어길을 떠나기로 했다
강은소
달걀 2023.12.27 (수)
달걀에는 생명이 있었다어미 닭이 품으면 어김없이삐악삐악하며 뛰노는노란 병아리가 나왔다 닭은 이제 알을 품을 자유도 권리도 없다그저 달걀을 낳아야 할 뿐이고모이를 준 대가로 주인은달걀을 모조리 빼앗는다 품어도 품어도 병아리가 나오지 않는 알을닭은 하루에 두 번 온 힘을 쏟아 빚어낸다닭은 자기가 낳은 그 많은 알이어디서 무엇이 되는지 모른다 새 둥지까지 기어올라 새알을 훔치는 뱀사뿐사뿐 다가가 새를 덮치는 고양이도...
송무석
10월 단상(斷想) 2023.12.27 (수)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특히 햇살 좋은 날 더없이 맑은 가을 하늘 아래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인가 이 노래들을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중의 하나가 40여 년 전 내가 한국을 떠나올 무렵 한창 인기몰이하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매년 10월이면 모든 방송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라서 한국에서는 ‘잊혀진 계절’을 먼저 떠올릴 정도로 유명한 곡이다. 이용은, 이 노래로 MBC 10대 가수...
권순욱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