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훈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지금 세계는 스마트 기기의 시대다. 전자산업의 발달로 인해 자동차, 비행기, 배 그리고 각종 건축물에 스마트한 전자장비가 설치되어 현대사회를 대부분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카나다의 드넓은 땅의 농사까지 첨단기법 즉 스마트 기기는 물론 인공지능까지 이용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인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전자기기는 스마트 폰이다. 최근 스마트 폰의 세계적인 시장에서 한국 제품, 즉 삼성과 LG가 선두권에 있다는 사실은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갖게하는 일이다.
특히 스마트 폰의 등장은 개인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이제는 스마트 폰이 내 손에 없으면 허전할 정도가 아니라 내 주머니속에 있는 지갑을 잃어버린 것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에는 각종 정보, 사진, 메일, 지인들 동향 등등 …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오가는 소통의 바다와 같다. 뿐만 아니라 해마다 Up Date되는 전화기 역시 새로운 기능의 추가로 이를 배우고 따라잡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나처럼 트럭을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스마트 폰의 여러가지 기능을 잘 사용해야 일할 수 있다. 나의 트럭커 생활은 벌써 햇수로 17년이 되었다. 트럭커들에게는 운행 중 기록해야하는 운행일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지난 해까지는 종이 로그북에 매일 매일 기록을 해야 했다. 즉 하루 11시간의 운전과 3시간의 휴식 시간이 규정이다. 그러나 운행일지를 나중에 기록할 때는 규정대로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 15~16시간을 달리기도 했고 심지어 기록되었던 노트를 찢어버리고 새로 다시 써가며 운전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스마트 폰의 등장은 더 이상 과거 처럼 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트럭속에 장치된 기기가 자동으로 스마트 폰과 연계되어 움직이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운행기록을 회사와 미국과 카나다의 정부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더 이상 적당히 고쳐가며 했던 기록은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스마트 폰의 등장은 트럭운전에까지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물론 좋은 점도 있다. 규정대로 운전을 한다면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운전자들의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불편한 점은 시간내에 원하는 지점까지 가려고 할 경우 11시간 운행 규정을 지키려고 촉박한 시간과 다투어가며 달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Truck Stop까지 이르지 못해 고속도로 길가에 트럭을 세우고 밤을 지낸 적이 있었다. 어쩌면 전혀 인간적인 모습이 아니라 기계의 노예가 되어 일하는 기분이 든다. 점점 세상이 각박해지고 빈틈이 없는 기계화나 전산화 시대로 변해가는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세상이 편해지는 만큼 인간적이고 아나로그 시대의 일은 옛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과거에는 국경통과 때 두꺼운 서류를 갖고 국경근처의 세관 부로커의 허가로 국경을 넘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미리 준비된 통과 허가를 바코드로 해결하며, 국경통과 때도 세관원들과 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과거와 같은 일들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또한 년 말 크리스마스 카드까지 전화기를 통해 오가고 있어 더 이상 편지조차 오가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오래 전 처음 운전을 할 때에는 Tape로, 그후 CD로, 그리고 USB로 노래를 들었으나 이제는 스마트 폰으로 영상과 함께 노래를 듣게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온갖 세상 돌아가는 소식들을 볼 수 있으며, 특히 You Tube를 통해 새로운 소식들을 매일 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오랜 운전으로 인해 지루함에 지쳐 우울했던 적도 있었고 한국 노래를 들으며 외로움에 울컥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다. 그러나 스마트 폰의 등장은 운전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것으로 생각된다. You Tube를 열어 보고싶은 각종 공연은 물론 유명가수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의 운동경기들도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소식들은 여러 개인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그 먼 택사스를 다녀오는 길이 조금도 외로워 하거나 지루해 할 틈 조차 없이 운전을 하게 되었다.
참, 세상이 이렇게 많이 그리고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그래도 내 나이 일흔에 젊은이들 처럼은 아니지만 스마트 폰을 트럭 운전대 곁에 두고 트럭을 운전하며 새로운 혜택을 누리는 것은 카나다에서 현재 내가 살아가는 트럭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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