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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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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8-08-08 14:28

김베로니카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듯 목 놓아 울어대는 새소리가 잠을 깨운다. 아직 새벽인 듯 어둠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이다. 무슨 사연이있어서 저리 울어 대는지 안쓰러우면서 짜증이 난다. 깊은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간인데 잠을 깨운 녀석들이 밉기도 하다.

우리는 잠에서 깨면 소리와 일상을 시작한다. 고요 속에서 창문을 열면 밀려드는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차 소리 사람들 얘기소리 새소리 등 잡다한 여러 소리가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다.

소리란 물체의 진동에 의해 사람이나 동물의 귀에 전달되어 청각작용을 일으키는 공기의 파동이다. 사람이 발성 기관을 통해서 내는 음, 밖에서 두 사람이 소곤거리는 얘기가 문틈으로 나지막하게 들려온다든지 음악 또는 판소리나 잡가 등에서 곡조를 나타내는 소리도 있다. 사람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이상한 소리 소문이나 새나 짐승 곤충의 울음소리, 귀뚜라미가 울면 가을이 오는구나 하면서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고 어미 소를 그리워하는 송아지의 울음소리에 고향에 계신 부모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소리의 대표적인 것은 역시 사람이 내는 소리다. 아기들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하는 옹 아리, 엄마, 아빠를 부르는 소리,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달콤한 속삭임, 해녀들이 내뿜는 숨 비 소리, 구성지게 넘어가는 판소리 한마당에서 인생의 한 을 느끼기도 한다.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가요 한 곡이 주는 느낌이 때로는 인생의 끝자락에 선 듯 서늘함에 마음 저리기도하고 가을 산사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 새벽에 울리는 법고소리와 더불어 스님의 염불소리 또한 듣기 좋은 소리이다 . 쓸쓸한 겨울바다에서 커피한잔 손에 들고 넋 놓고 앉아 있을 때 철석 이는 파도소리는 나의 깊은 내면의 슬픔을 토해내기도 하고 또 다른 행복을 담아 오기도 한다.

고요한 숲속에서 들려오는 싱그러운 바람소리와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는 속세의 묵은 때를 씻어주는 듯 모든 걸 잊게 해준다. 아름다운 새소리와 더불어 비 오는 날 은은히 들려오는 기적 소리는 두고 온 고향이 그리워 눈물 짖게도 한다. 후두둑 떨어지는 가을비 소리에 내다본 거리에 가로등만 혼자 비를 맞고 외로움에 떨고 있는 풍경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도 하지만 가을이란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귀중한 감정이다.

소리라고 다 아름답고 듣기 좋은 건 아니다. 지나치면 소음이 되고 스트레스가 된다.
층간소음도 있고 공사장의 기계소리, 질주하는 자동차 소리 싸우는 소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소음이 있다.

몇 년 전 새로 이사 간 집 바로 앞에서 큰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여러 가지 기계가 내는 소리는 상상이 안될 만큼 참기가 힘들었다.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와도 그치지 않는 소리에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 이르렀다. 늦게 까지 하는 공사에 이곳이 선진국인 캐나다 인가 싶어 시청에 문의도 해봤지만 여름철엔 8시까지 공사가 불법이 아니라고 했다. 기계소리와 함께 들리는 음악소리 또한 큰 소음이었다. 짧은 시일 안에 끝날 공사가 아니어서 결국은 이사를 했지만 공사장 근처를 지나면 그 옆에 사는 사람들의 고충이 이해되면서 그 인내심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소음과는 인연이 있는지 새 동네는 바다가 가까워 새소리 특히 갈매기, 까마귀 소리가 또 나를 괴롭힌다. 하루 종일 울어대는 갈매기소리는 들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시끄럽다. 그들의 언어를 모르니 무슨 사정으로 그리도 심하게 우는지 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 해결도 못 해주니 참으로 애가 탄다. 달래 주고도 싶고 안 되면 제발 그만 울라고 야단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다. 아마도 알을 품고 있거나 아니면 배가 고파서 일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들은 올 여름도 목이 터져라 울어 대며 긴 시간 내 인내심을 시험할 것 같다.

며칠 더위가 계속 되더니 열어 논 창문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한줄기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린다.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빗소리가 외로운 밤의 친구가 되어준다. 밖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이 밤 난 흠뻑 비에 젖고 싶다. 비에 젖은 내 영혼은 어떤 소릴 내면서 어딜 향해서 달려가는지 무척이나 궁금한 밤이다. 오늘 밤은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내일을 위한 나만의 여행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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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을 선택해서 도착한 이후, 열 여덟 해 동안을 한 교회의 성가대 테너 파트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오케스트라와같이 하모니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체에 있어서는 멤버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서로없어서는 안된다는 신뢰감이 거기에 있고, 칭찬이거나 혹평이거나 ‘내’가 아니요 ‘우리’가 함께받는다는 것은 피천득 선생이 그의 수필 ‘플루트 플레이어’에서얘기한 것처럼 오히려 마음 든든한 일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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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 이 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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