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소쩍새 유난히 울어
은하 강이 아프던 그 날 밤
아버지는
급히 저 강을 건너가셨다
열 살 난 딸에겐
얼굴조차 남겨 놓지 않으신 채
보셨을까
묵은 짚 더미 울 속에 숨어
그 강둑에 나앉을 때면
소쩍새는 울어대고
강물이 불어나던 걸
아셨을까
던진 돌멩이 징검다리 되지 못하고
당신 얼굴 가져오다
마주치기도 전
하얀 물 쏟아 지워 버린걸
들으셨을까
밤에만 흐르던 강
이편에서 외치던
목젖 터진 딸의 소리
별은 부서져 강이 되어 흐른다면
나를 깨뜨려 젖지 않게 건너야지
몇 번을 건너려 했던가
단번에 알아보시겠지
오늘 밤도 소쩍새 울고
은하의 강 내게로 내린다
잔잔한 그분의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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