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철현 / 밴쿠버 문인협회
2018년 1월 31일
재의 수요일
재를 덮어쓴다는 건
죄를 덮어쓴다는 거다
죄를 덮어쓴다는 건
사랑을 완성한다는 거다
먼저 보냈었다
사랑했던 그들
차마
재를 덮어썼었다
눈물로
기도로
오래 참음으로
재를 덮어썼었다
해 저문 첨탑 꼭대기
깃발 없는 깃대처럼
눈먼 사랑이 처연하다
들꽃 무리 둔턱에
재두루미 한 마리
석양빛에 긴 목덜미
눈이 부시다
거룩하다
엄마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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