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앞치마는 늘 눈물에 젖어있다
낮에 화사한 웃음을 짓다가도
밤이면 끝내 울음을 놓고 마는 그네
무엇이 그네를 통곡의 벽에 가두는 걸까
예순여덟 해면
상처도 아물고 아픔도 흐릿해지련만
그네의 슬픔은
해가 갈수록 더욱 또렷해진다, 문신처럼
유월 스무닷새 이른 새벽
지축을 울리는 군홧발과 자욱한 포성이
그네의 봄과 여름을 앗아간 이후
그네는 암울한 가을과 겨울에 묻혀있다
그네의 눈물, 뉘 닦아주랴
축축하게 젖은 앞치마, 보송보송 마를 날 있으려나
오늘도 철조망 앞에서
서성이는 유월이의 모지라진 머리채에
핏빛 노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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