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외할머니와 아랫목에 둘러앉아
목단 자수가 놓인 이불을 펼쳐놓고
실타래 감으면
벌 나비가 날아 올 듯 했다
외할머니는 어린 내게
네 생애는 환한 달빛과 같아서
고단한 여정에도 시련 없이 향기를 피운다면
엉켰던 실타래처럼 잘 풀릴 거라 했다
우리네 삶도 따가운 바늘에 찔리며
목단 자수를 놓듯 붉은 피의 꽃 수를 놓을 수 있어야
나비가 되어 자유로운 날개를 단다
외할머니와 둥글게 실타래를 감으며
듣던 꽃 이야기는 잊히지 않는
아랫목의 구수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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