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오은/ 캐나다 한국문협
봄이 드는 골목길
오래된 찻집 하나
도란도란 이야기
담 안에 고여 있다
인생을 우려내 찻잔에 담아
식어가는 기억들을
꽃잎처럼 띄워 놓고
풀잎 같은 입술로
추억을 넘기는 사람들
*파로트가 즐겨 그리던
*콩티언덕 그 언저리에서
한때의 그리움을
아슴아슴한 기억으로
되살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 강 언덕에 서성이면
꽃 노래 흐르던 봄날도
도도한 청춘의 소용돌이도
삭연索然한 바람까지도
다시 안을 수 있을까
세월을 우려낸 차 맛에서
싸한 박하 향이 난다
창가의 하늘을 한 모금 띄워
솔바람 향기로 봄을 맞는다
* 윌리엄 파로트(William Parrott) : 19세기 영국의 화가,
색채와 광선을 살려 예리하게 표현한 자연주의 화가이며
후에 프랑스 유화油畵에도 많은 영향을 끼침.
* 콩티언덕 : 화가들이 많이 찾는다는 세느 강변의 아름다운 언덕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박오은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