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동네 수퍼 생선코너에 들렀다
죽은 이의 침실로 염치없는 접근
근접 촬영한 무대 위에
내 자아상은 왜 저렇게 차가울까
두어 마리 비닐에 넣으려다
동태 이빨에 손이 찔렸다
아앗~
섣부른 암행의 뒤 끝은
피폭자처럼 전염된 종양 하나
사지로 뻗는 심판의 연결고리와
죽음의 사인이 무관치 않다
뇌사 판정을 죽었다고 우긴 죄
부릅뜬 동그라미, 눈깔로 깔본 죄
얼어 있던 시간을 뾰족하게 날 세워
최신의 습기를 빨아들이고
한 방울의 실종 정도로
손가락이 동그랗게 죽었다
춥다는 것만으로도 좁아진
관계의 접두어 앞에
선명히 수혈시킨 십자군 전쟁
사방 유리벽 마다 유물로 전시했다
물의 두꺼운 질량을 뚫고
바다를 가르던 내 때는
털린 감각들의 도주 앞에
유선형으로 파도를 가르고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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