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희망과 절망 사이

김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02-13 15:18

김해영 / 한인문인협회밴쿠버지부 회원
아무리 거친 바람도 바람결  틈새가 있다
아무리 드높은 파도라 해도 물결 새 쉴 참이 있다
아무리 척박한  삶이라 할지라도  설마 웃음 방긋 지을 일 없으랴
 
거친 바람 부는 사이 고요
드높은 파도 몰아치는 틈새  평온
척박한 삶의 궤적에서 반짝이는 기쁨의 조약돌을 줍는 사람은
희망과 절망 사이
그 좁은 간극에서도 행복을 유물처럼 발굴하리니
 
겨울 종탑에 갇혀
그 존재마저도 잊혀져 가는 그대의
녹슨 종을
힘차게 울리시게나
 
저만치서 봄이 살랑거리고 오지 않는가.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우엉을 먹으며 2023.10.04 (수)
  남편이 선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을 때다. 배에서 가족 생각이 날 때 나를 어떤 모습으로 떠올리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노릇노릇하게 익은 삼겹살을 가위로 숭덩숭덩 자르던 모습’이라고 했다. 실망스러우면서 민망했다. 그만큼 내가 삼겹살을 자주 구워 먹었다는 얘기다.입맛도 연어처럼 제가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는 걸까. 근래 들어 어릴 때 먹었던 음식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저녁별이 하나 둘 돋아나는 초저녁에 평상에...
정성화
양파 2023.10.04 (수)
한 마리 새가 되려 고성에 앉았는가한 마리 나비 되려 천상에 올랐는가반복된 구심 원 마다 저 완만한 곡률 껍질도 내어주고 육신도 내어주고차분한 아름다움 정점에 서기까지문 여니 완벽한 비례 눈물조차 덤이다 억겁의 마음속에 치켜든 비늘줄기흰 속살 베어 물면 불타는 성이 된다어쩌면 햇살이 세운 성일지도 모른다
이상목
달빛 호수 2023.09.25 (월)
가을밤호수는 조용히 흐르고달빛 건너온 물결 속에는잠시 머문  작은 별빛그리움 하나살포시 부는 바람은내 님의  숨결인양밤 하늘 저 별빛은내 님의 눈빛인양달빛 호수 위로은파(銀波)는 흔들리고바람소리 물결소리내 맘을 적시우나님 실은 조각배는언제쯤 오시려나기다려도 기다려도그리움만 흐르네
늘샘 임윤빈
칠월 초에 접어드니 서서히 무더위가 다가오고 있다. 특히 더위를 몹시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아내는 여름만 되면 걱정이다. 밖으로 나가면 바람이 시원하니 집 근방의 디어레이크 세볼트 센터 정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저녁 무렵이라 아예 맛있는 하와이안 피자를 작은 것으로 한 판 사서 들고 갔다.아스라이 멀리 호수물이 보이는 언덕바지 위에 있는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물가의 수련들이 매년 늘어나는 것 같다. 오후 늦게 저녁에는 꽃잎을 접고...
심현섭
구월 2023.09.25 (월)
구월은 뜨거운 땡볕이 물러가고 하늘이 창을 열고 얼굴을 내 보이는 계절…….  하늘은 맑은 표정을 보이고 비로소 마음을 연다. 어느새 선선 해진 바람도 들국화나 코스모스꽃향기를 실어 오고, 열린 하늘을 향해 피리를 불면 가장 멀리까지 퍼져 나갈 듯싶다.  구월은 그리움의 심연에 조약돌이 풍덩 날아들어 잔잔히 물이랑을 이루며 마음 언저리에밀려오는 듯하다. 맑은 하늘을 보고, 햇볕을 편안하게 맞아들이며 가을의 속삭임에 귀 기울일...
정목일
머리를 톡 쳐 기절 시키고돌려 깎기로 한 바퀴 드러나는 속살 눈이 부시다바람과 태양으로 부풀어 오르고  한기가 스며야 생동하는 환희주름살 하나 없이 달큰한 향만 담아한입 베어 물면 이내 사랑에 빠진다 오늘이 지나면 스러질 어제의 추억내일이면 다시 살아날 오늘의 향기뜨겁고도 도도한 그의 찰 진 삶이다 이 몸은 맨 살의 단단함으로 영글기 위해점에서 시작되는 얼룩 같은 시간일지라도현현顯現한 삶을 얼마만큼 참아냈을까단...
박오은
노송 반닫이 2023.09.18 (월)
머언 사대부 여인의 혼불우리 집 거실 콘솔우쭐대는 서양식 가구 사이홀로 소박한 예스러움뼛속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나비경첩문양 백동장식화려한 얼굴로 복(福)과 수(壽)를날마다 염원한다복되거라건강하여라물고기 문양 무쇠 열쇠로바닷속 동굴 그녀의 가슴을 열면수초처럼 가득 자리한 한문물결치며 쏟아져 내린다먼 길 달려온 그녀의 시간은 누우런 한지로 얼룩져 있고숱한 시간 가슴아린 사랑이야기 귀퉁이 한문이 흐릿하다철컥 열리는...
김계옥
어떤 만남 2023.09.18 (월)
  지난 7월 말, 나는 비씨주 내륙 Cranbrook에 있는 Home Depot에 물건을 배달하러 갔다.그러나 한 여름 무더운 날씨에 이곳저곳에는 산불들이 나무들을 태우고 있는 광경을안타까운 마음으로 보며 운전을 하였다. NO.3번 도로는 관광코스로도 손색이 없는도로이다. 높은 산세에 울창하게 퍼져있는 나무들은 마치 푸르른 자연을 화폭 위에그려놓은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깨끗하고 맑은 강과 호수들이 곳곳에 있고, 그 강이미국의 오레곤주 포틀랜드까지...
김유훈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