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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과 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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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8-02-05 09:59

정재욱/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아이쿠, 이를 어쩌나. 다 날려 버렸네."

나도 모르게 한숨 섞인 소리가 나왔다. 핸드폰을 바꾸면서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했는데, 카카오톡*에 저장되어 있던 대화방과 자료 파일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껏 사람들과 편리하게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연기처럼 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미리 백업으로 저장해 두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내가 일부러 한 게 아닌데 대화방에서 홀연히 빠져나간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카톡 메시지가 올라오고, 이를 확인해야 하는 성가심도 사라졌다. 하지만, 일일이 내가 속한 단체 대화방에 다시 초대를 해 달라고 해야 하는 게 여간 귀찮고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언제부터인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각종 모임이나 단체에선 '카카오톡' 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공지사항을 알린다. 이젠 아주 없어서는 안 될 편리한 도구가 되었다. 예전 같으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 할 것을 단체 대화방에 메시지를 한번 올리는 것으로 다 해결된다. 사람들도 자기에게 메시지가 뜨면 바로 거기에 응답을 하고 의견을 보탠다. 때론 문서나 이미지, 아이콘으로 자기가 원하는 정보와 감정까지 실어 전한다. 편리한 점도 많이 있지만, 사람들은 점점 조급해하고, 참을성을 잃어간다. 조금만 답장이 늦게 와도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하지 못한다. 메시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몇 번이나 확인을 한다. 상대방이 확인 했는지 알 수 있는 숫자 표시에만 집중하고, 몇 번이나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한다. 내가 알게 모르게 중독이 되어 있다는 걸 깨닫는다. 여러모로 편하고 좋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때론 옛날 아날로그 세대의 향수를 돌이켜 보게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직접 손으로 편지를 쓰라고 하면 의아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펜으로 종이에 꾹꾹 눌러서 편지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한 자 한 자 써내려 가는 것이 아주 색다른 경험이다. 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편지지에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보냈다. 손 편지를 다 쓴 후에 접어서 편지봉투에 넣고, 받는 사람 주소와 우편번호를 적어 마지막엔 우표를 침으로 발라 부친다. 다 쓴 편지는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빨간 우체통에 넣으며 답장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매일 우편 배달부 아저씨가 오는 시간이면 문 앞까지 가서 내게 온 편지가 있나 확인하곤 했다. 답장이 오지 않은 날이면 실망스럽지만 편지를 받는 날이면 언제나 설레고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다. 벅찬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다급하게 봉투를 뜯는다. 보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간다. 직접 손으로 쓴 글을 읽으면 행간마다 정이 더 느껴지고 따스한 마음이 전해진다. 답장이 오기까지 며칠 동안의 시간도 그리움과 설렘, 기분 좋은 기다림이다. 가끔 예전에 받았던 손 편지를 꺼내보면 그 때의 추억들이 그대로 되살아 난다. 그 사람만의 독특한 글씨체는 함께 했던 순간들을 더 생각나게 한다. 마치 내가 그 시절로 되돌아 간 것처럼 고스란히 나 만의 세계를 만든다.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그 시간으로 달려간다. 조금 있으면 마음 한 구석이 벅차 오르며 따스하게 달아 오른다. 그 시절, 그 때가 그립고, 자꾸만 생각난다. 빠르고 편리하게만 달려온 디지털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불편하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낭만이 있었던 그 시절의 아날로그 감성이 가슴엔 남아있다.

다시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동모드를 꺼 두었던 핸드폰에서 카톡메시지가 왔다는 알람소리가 '카톡, 카톡, 카톡~' 하고 마구 울려댄다. 잠시 핸드폰을 꺼두고, 누군가에게 손 편지를 써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일어났다.


* 주) 카카오톡 (Kakao Talk)은 글로벌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로 현재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프리웨어로 제공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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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인
은하의 강 2018.07.16 (월)
                     소쩍새 유난히 울어          은하 강이 아프던 그 날 밤          아버지는          급히 저 강을 건너가셨다          열 살 난 딸에겐           얼굴조차 남겨 놓지 않으신 채          보셨을까          묵은 짚 더미 울 속에 숨어          그 강둑에 나앉을...
한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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