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최종수정 : 2017-05-06 13:23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희망봉의원명은 The Cape of  Good Hope이다.
 
내가 처음으로 남아공 입국할때는 공항부터 흑백인 출입구가 분리되있어서 어느쪽으로 갈지를 망설이고 있는데 공항 제복을 입은 백인이오드니 일본이냐고 물어서 한국이라고하니 백인쪽 입국심사대로 안내를 해준다. 그외 모든 아시아인들은 모두 흑인으로 간주되어서 흑인쪽 심사대로 통과를 해야만한다.여행할때마다 늘 그랬듯이 일본 덕을 본것이다.남의 차 귀퉁이를 얻어타고 파티에 가는듯 찝찜하다.
희망봉이 있는 나라에 문간부터 절망이 깃든 나라구나하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름다운케이프타운에서바다를끼고출발하면한병원이보이는데이곳이
세계 최초로심장이식을성공시켜서
전 인류를열광시켰던버너드박사가근무했던곳이라는 설명이따른다.
이렇듯 혼신을 바쳐서 인류에게 공헌한 사람도 있다.
간디가 영국 변호사 시함에 합격한후 의기양양하게 올라탄 블르 트레인에서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달리는 열차에서 내동댕이쳐졋던 나라에서 이런 또 의기양양한 백인이 탄생해서 인류에 공헌을 했다니 괴상한 나라다.

가는길의경치와집모양들의아름다움은유럽을능가할것같이 세계최고다.
이탈리아의카말피해안도로던가?
아님밴쿠버에서휘슬러가는" See to Sky" 와견줄만큼아름답다.

그러나희망봉을가는길이기에희망이한층더 배가되어서더아름다운 느낌을
주는지도 모른다.

가다가한예쁜마을에서주유를하게되서정차하는데마치스위스몽블랑아래마을처럼한줌의화사한 소꼽마을이다.
와이프가이런곳에서도한번살고싶다해서차를완전히정차시키고
주변을걸어서돌아보니없는게없다.

단지그약방에감초인중국식당이없다.
자장면집을차려? 둘러보니아프리카에사는백인들이왜그리도금발에 더 하얀한지?
 네델란드계가 많아서 그런 것같다.
아무리재봐도배추는커녕김치는나올때도없고그보다는 더 외로워서못살것같다.

에어콘나오는좋은승용차를타고달리는희망봉인데도,
마치내가" 바스코다가마"인양 거친파도와싸우는듯한 기분이흉내내진다.

아바의댄싱퀸노래가끝날무렵마침내희망봉에다다르니차에서내리고가파지른언덕을올라가는별도의전용버스를타고또올라간다.

희망은분명높은곳에있는것이니까......

양쪽의바다가맞부딧치는곳에서심호흡을하고굽어보면,지구의끝임을
느낄수있다.
인도양과대서양이바로내발끝아래서만났다헤어졌다출렁이는데 다른 바다보다 훨씬장엄한 느낌에 약간 두려움이 솟는다.
저수평선 끝까지간다면지구가둥글다는것을증명하기전의옛사람들이 논쟁하던바다끝낭떠러지가있을듯하다.

그러나 희망봉에는아무것도없고영국런던이라고청동으로새겨진커다란등대탑만이높이있을뿐이다.

기대가크면실망도덩달아따라오는법.

그곳에가면온갖나의소원과그동안의꿈이이뤄질것같은희망으로잔뜩부풀어서왔건만냉엄한현실은오히려쌀쌀한찬바람과함께희망은커녕
출렁이는파도의망망함이영낙없는내험한인생의앞길 출렁임이다.

희망봉에서또느꼈다.
희망봉에온다고바램이이뤄지는것도아니고모든세상의사물들과상관없이모든것을스스로해내야한다는다짐을......

내려오는길의아름다운드라이브코스는허무한마음을또충분히위로해주고도남는다.
완전히평지로내려오면바닷가에해물식당이있는데큰랍스터한마리씩통채로나온다.
어찌나싱싱하고맛이있는지비로서희망봉에오길잘했다는세속적인
기쁨으로아까의제법진지했던상념들은금새개똥철학으로잊혀진다.

그러나지금, 나날히시간이지나면서그맛있는랍스터의맛도아니요,
아름다운드라이브코스의절경도아니요,
당시모든것을걸고지구의끝을찿아보겠다고목숨을건항해에나섯던 그들의용기와도전을생각한다.

리허설도없이꼭한번살고마는삶에우리는그의백만분의일이라도
그용기와배짱을원하는나의목표에던지고있는가?
허무한 지구의 끄트머리에서 한없이 왜소해진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희망봉은절망과희망을동시에던져주던잊혀지지않는봉우리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풍경 속 평온 2024.04.15 (월)
햇빛 가리개 구름은머리에 하이얀 솜털을뒤집어 쓴 산봉우리를살포시 허공을 헤엄친다하늘의 풍경을 그대로 담은바다의 모습은 그지없이 평온하다바다와 산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지만그냥 묵묵부답으로 본연의 자태를 취할뿐아무런 댓가를바라지 않는다하늘과 산과 바다를멀리서 지켜보는저 학동은 그지없이유유자적한데저 멀리서 뜬금없이먹구름 하나가비를 몰고오네 
구대호
영원한 이민 2024.04.15 (월)
  “권장로님, 아버지께서 오늘 아침 천국으로 아민을 떠나셨기에 환송 예배를 드립니다.” 친구 딸아이의 멧시지 였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주권 가운데 나의 사랑하는 친구 문장로가 지난주 4월 1일 새벽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주님이 계시는 천국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그와 나는 오랫동안 신앙의 친구요 교회의 동료로 함께 해 왔다. 그는 과묵하면서도 유머가 많아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말이 별로...
권순욱
밟아라 2024.04.15 (월)
 서울에 사는 영적 동반자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영화 <사일런스>를 꼭 보라며 청주 상영관까지 알려줍니다. 그때부터 제 머릿속은 영화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전에 그 영화의 원전인 『침묵』이라는 소설을 감명 깊게 읽고 가끔씩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더니 충북 내 영화관이 똑같이 종영하는 날, 가까스로 진천에 가서 영화를 보았습니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엔도 슈사쿠의 소설...
반숙자
셀카 증명 시대 2024.04.15 (월)
세상은 변했어기우뚱 거리다 기울어 지다 엎어졌어마음을 나타내려 해도 이제는환적의 경유지를 밝혀야 하고무게의 중량을 홀수선에 남겨야 하는"마음 속으로" 는 사라지고"보시다시피"로 증명 해야 하는 세상마음을 찍을 수 없는 셀카에 의존하는증명사진 유행의 시대, 증명사진 요구의 시대여보시게나자네들과 나 사이에는이심전심의 토양에서우정 이라는 길을 돋우고 다지며믿음을 넓히고 오해를 메우는, 마침내무엇이든 실어 나르는 큰 길모여...
조규남
1.23세. 대학을 마치고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들어간 나의 첫 직장은 강북구 미아동 소재 S여중이었다. 첫 출근 날 아직 군대도 미필인 시절, 솜털이 뽀얀 홍안의 청년이 여중생의 수업을 들어간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리셨는지 교감선생님은 나를 따로 불러 세워 다짐을 하신다.“민 선생, 오늘 수업을 들어가게 되면 무조건 민 선생은 딸이 하나 있는 애 아빠라고 자기 소개를 하시고, 학생들이 딸 이름을 혹시 묻거든 ‘들레’라고 하세요.”라며...
민완기
삼겹살 2024.04.08 (월)
아들이 군대 간다고 둥지를 떠나고문 선생은 중첩된 설움을 곰 삭이며외롭다는 말 대신삼겹살 한 절음 불판에 그슬렸다사방에 튀는 기름 파편을 손등이 접수하며그렇게, 모르는 듯 타들어가고 있다 나무젓가락 사이 낑긴 고기가숨이 붙어 더 살아갈 날을 깨우고 있다참기름장에 발라 입에 넣고떠난 가족을 씹어 그렇게 삼켜 버렸다외로움은 콧날에 상큼하다는 말겨자 한입 넣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혼미한 푸념을 담배 연기처럼 뱉어버리고앉았던...
김경래
팔자를 생각하다 2024.04.08 (월)
 가져가야 할 짐들을 거실 가득히 늘어놓은 채, 남편은 가방에짐을 챙겨 넣고 있다. 그가 짐 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가 다시 떠난다는 게 실감 난다. 가방의 지퍼가 고장 났는지 닫히지 않는다고 남편이 말한다. 그를 붙잡고 싶은 내 마음이 염력을부린 듯하다.남편은 파도 치는 바다로 고생하러 가면서도 아내의 눈치를 본다. 뭘 사다 주면 좋겠느냐고 자꾸 묻는다. 대답 대신 고개를 흔드는데 눈물이 또 주책을 부린다. 냉장고 문을 열고...
정성화
봄밤 2024.04.08 (월)
부활절 날 밤겸손히 무릎을 꿇고사람의 발보다개미의 발을 씻긴다연탄재가 버려진달빛 아래저 골목길개미가 걸어간 길이사람이 걸어간 길보다더 아름답다
정호승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