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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툴로 브릿지에서 생긴 일

김유훈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9-24 10:33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내가 카나다에 온지 벌서 25년, 처음 정착한 곳이 써리였는 데  외국치고는 좀 시골 분위기가 있었다.  뿐만아니라 교통이 매우 불편한 곳이다. 시내로 나가려면 좁은 패툴로 브릿지를 이용해서 가는 길과 No.1고속 도로를 이용해야한다. 더우기 나는 유학생으로 밴쿠버 서쪽 끝에  있는 Regent college를  다니는 데 너무 힘들어 부득이 이사까지 하였다. 그 후 내가 다시 써리에  정착한지 20년, 처음에 낯설고 외국같던 이곳은 이제 우리 동네로서 사는데는 시내로 갈 때 빼고  별로 불편함이 없다. 대형 몰이 두 곳 , 수영장도 여러 곳이며 도서실과 컴뮤니티 센터  등등에 가는 데 10분 이내로 갈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그리고 남쪽72번가  양지바른 언덕에는 나와 아내가 언젠가 묻혀야 할 곳이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는 외국이란 개념이 거이 없고 사는 데 편리한 우리 동네란 생각이 앞선다.

허나 시내로 가려면 언제나 거쳐야 할 곳이 바로 패툴로 브릿지이다.  지금도 이 다리를 건너노라면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오래된 사건이지만 내가 차를 새로 구입한 지 두주일 만에 그곳에서 대형 사고를 당하였다. 나는 딸애와 함께 그곳을 운전 중  차량 여러대가 갑짜기 내 차선으로 뛰어들어  네 대의 차량이 함께 부딪치고 말았다. 그 때 다리 위에 경찰차량이 네 다섯대. 소방차량이 세대 등등 달려와서 사고 차량들을  수습하였고  내차를 옆으로 들이받은 차는 소방관들이 장비들을 이용하여 승객을 꺼내었다.

문제는 그 후 ICBC의 편지로 부터 시작 되었다. 그 편지에 의하면 내가 사건의 책임이 100%라는 것이다. 그 때 나는 너무 억울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리고 백방으로 사건을 수습하려 뛰어 다녔다. 특히 신문에 실린 유명한 서양 변호사 세분 모두에게 상담을 하였지만 그들 모두 한결같이 ICBC상대로 싸워 이길 수 없다 하였다. 그래도 나는 너무 억울하여 홀로 ICBC를 상대로 동의 할 수 없다고 어필하였다. 분명히 내 잘못이 아니라 하였지만 그 당시 근처의 증인들 모두 나의 잘못이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나는 그말에 끝까지 승복할 수 없다고 하여 결국 세 명의 ICBC사고 전문가들과 패널을 하기로 하였다. 그 때 나는 내 편 증인으로 최수진씨를 지명하여 함께 패널에 참석하였다.

드디어 세명의 전문가들과  나와 최수진씨 그리고 나의 담당자가 함께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그들이 갖고온 사진들을 보니 아주 결정적인 사진 즉  옆에서 내차를 받아 문짝이 찌그러져  소방관들이 기계로 문을 짜르는 사진이 증발된 것을 내가 발견하였다. 나는 그 때 그들에게 증발된 사진을 갖고 오라 하였다. 그러자 한명이 갖고온 결정적인 사진을 갖고 왔다. 나는 그 사진을 가르키며 왜 옆차가 문이 안 열릴 정도로 되었는 지를 나에게 설명해 주면 너희들의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세명의 전문가들이 나에게 잠깐 밖에 나가 있으라 하더니 잠시 후 나를 불렀다. 그리고 “O.K. 너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우리들이 결정하였다.”  그 때 나는 오랜 스트래스끝에서 해방되어 너무 기뻣다.

그 때 내가 느낀 점은 분명히 내 잘못이 없다면 끝까지 어필하여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면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내 경우는 증인들이 모두 백인이고 세명의 운전자들 모두 같은 백인들이여서 내가 힘든 싸움을 하게 된 경우였다. 그리고 아주 아쉬웠던 일은 만나는 변호사들마다 “ICBC를 상대로 이길 수 없어 미안하다” 라고 한 일이다. 글세 억울한 사건을 맡아  도와주는 일이 변호사 일이라 생각하는 데 현실은 전혀 다른 것 같다.

나는 지금도 패툴로 브릿지위를 달릴 때면 오래전의 사건이 떠오른다. 처음에는 너무 억울해서 여기 저기 따라다녔던 일들, 그리고 ICBC를 상대로 홀로 어필 했던 일들, 결국 패널에서 180도 뒤집은 그 판결 생각만해도 저절로 흐믓한 마음에 멀리 보이는 흰눈 덮흰  산들이 더욱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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