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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5-06-19 09:27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오월 초 한국에서는 폴 매카트니가 콘서트를 하고 갔다고 한다. 존 레논의 스키플(1950년대에 유행했던 재즈와 포크음악이 혼합된 형태의 음악)밴드를 바탕으로 1960년도 영국 북서부의 항구 도시 리버풀에서 결성된 비틀즈는 록 시대에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그룹으로 각광을 받았다. 폴 매카트니는 비틀즈의 한 멤버로 여러 명곡들을 직접 작곡한 Singer Song Writer이며, 그들의 노래 중 이십여 곡이 빌보드차트 1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중에 순리를 따르라는 메세지를 담은 가사와 잔잔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Let it Be]는 1970년에 발표된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에 수록된 곡이며, 이 노래는 발표되자 마자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며 히트를 했고, 4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Let it Be]는 폴 메카트니에게 어머니와 같은 노래로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존 레논(John Lennon)이 오노 요코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틀즈 활동을 등한시 하게 되고,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은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존 레논 위주로 진행되는 비틀즈 음악에 흥미를 잃고 솔로 앨범 활동에 주력 할 때, 링고 스타(Ringo Starr)는 멤버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따돌린다며 불만이 가득할 즈음, 그러니까 1968년 비틀즈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폴은 어떻게 해서든지 비틀즈 팀을 유지하기만 하면 음악적으로는 완벽하다고 믿었던 터라 그 위기상황을 몹시도 괴로워하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 어머니는 폴에게 “그저 흘러가는 데로 몸을 맡기면 저절로 해결 된단다. 너는 그저 그대로 두고 모든걸 받아 들이기만 하면 돼.”라고 말을 했는데 깨어보니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메세지를 가지고 작곡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 노력으로 [Let it Be]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 사년 전부터 책을 읽을 때 눈이 피곤하고 잘 보이지 않아 십여 년을 다닌 안과 전문의를 찾아갔는데 별 혜택을 얻지 못하고 결국 다른 전문의에게 보내졌다. 안경이 도움을 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백내장 때문이었다. 두 달을 기다려 보고,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자기가 직접 수술 할 수 있다록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는 내 전문의를 믿고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터라 그냥 마음만 급했다. 주위에 백내장 수술한 사람들의 정보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고 많은 정보를 얻기도 했다. 그 중에는 성공한 사례도 있었고, 실패한 이야기도 있었다.

거의 이 년을 마음 조리며 기다린 끝에 두 의사에게서 망막수술과 백내장 수술을 했다. 첫 경험이어서 엄청난 두려움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되었다. 주의사항과 눈의 상황에 대해 설명서에 몇 가지 의문이 있었으나 편안한 마음으로 주의사항을 지키며 수술 후 관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몹시 지루하기도 하고, 옆으로 누워서만 자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수술한 그 다음날 골프를 치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세상이 환해지고 잘 보이는 것에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한 쪽 눈이 회복되는 동안 언젠가는 다른 쪽 눈도 수술하게 될 텐데 그 동안에 미루어 둔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갑자기 수술을 취소한 환자가 있어서 혹시 먼저 하기를 원하면 해주겠다는 연락이 병원으로부터 왔다. 첫번째 수술을 오래 기다린 터라 이왕이면 기회가 왔을 때 빨리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번 수술에도 백내장 수술까지 했으니 그리 알고 있으라는 의사의 말에 조금 이상하다 생각 했지만 한번의 수술로 모든 게 끝이 났다니 감사한 일이었다. 이번 수술은 진력이 날 정도로 길었던 것 같다. 그 다음날 패치를 때러 갔을 때, 보조의사에게 수술에 대해 질문을 했다. 그런데 별다른 말도 없이 “한 달이면 잘 보일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내 어깨를 주먹으로 가볍게 치더니, 남편에게는 “어떻게 아내의 눈을 이 꼴로 만들어 놓았냐!”면서 나가 버렸다. 난 놀란 가슴에 혹시나 해서 화장실로 줄달음쳐 가 거울을 바라 보고서야 상황을 이해했다. 마치 주먹으로 얻어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든 것 같은 눈을 보니 가슴이 철렁했다.

고생은 그때 예고 된 것일까? 한 달이 넘도록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주차도 힘들어서 넓은 공간이나 차량이 드문 곳에 파킹을 해야만 했고, 장거리 운전도 못하게 되니 남들에게 신세를 져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가까운 거리를 겨우 오갈 뿐 운전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이 “눈은 어때요?“라고 질문을 할 때면 참 난처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 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감사 합니다. 좋아 졌습니다.“라고 하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수술을 한 후 거의 이년 동안이나 운동을 하지 못했고, 둘도 없는 착한 딸은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줬을 뿐 아니라, 데리고 다니면서 쇼핑을 하는 중에도 맛있는 음식들을 권하는 바람에 몸무게가 불어나니 아픈 사람 같지가 않고 오히려 더 건장해 보였다. 보는 사람마다 “신수가 좋아 졌어요. 살이 많이 쪘어요.” 하던 말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러는 중에도 눈의 회복은 더뎌서 이 검사 저 검사 하느라 바쁘게 병원을 들락거리게 되었다. 너무 힘이 들기도 하고, 한쪽 눈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잊기 위해 일부러 더 바쁘게 시간을 보낸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의사의 태도였다. 수술 전이나 후에 눈의 상태나 회복되는 과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었다면 신뢰감도 생길 뿐만 아니라, 어떤 결과를 예측하면서 기다리는 동안에 마음의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질문을 해도 시원한 대답 없이 나가버리는 의사를 바라볼 때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허탈한 마음으로 다음 약속을 기다려야만 되니 상당한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었다.

두번째 수술 날짜가 잡혔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몇 분 안 걸린다던 수술은 꽤 오랜 시간지체가 되었다. 다음날 수술한 눈의 팻치을 떼자 눈에 염증이 생기고 안압은 40을 휠씬 넘어갔다. 그때부터 불안감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설상가상으로 염증 때문에 사용한 항생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응급실에 두 번이나 실려가게 되는 변고를 치르다 보니, 이제 믿음의 한계는 마치노선을 넘어가고 있었다.

눈의 상태는 수술 전보다 조금 낳아졌을 뿐 아직까지는 잘 보이는 것 같지도 않았고, 여전히 염증으로 인해 부어 있으니 주사를 맞아야 했다. 일주일후 안압을 체크를 해야 한단다. 체크 결과 정상이라는 말만 들어도 벌써 다 회복된 기부이다. 서너주후에 스캔을 하고 의사를 만나게 된다. . 딸은 “어떤 명의라도 실수는 있기 마련이라”며 의사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번 다른 쪽 눈은 별 탈없이 수술이 잘 되었으니 감사한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신적, 심리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러다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나를 휘감아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고 내 믿음을 정리해 봤다.

어느 주일날 목사님은 “누구나 인생의 철로역정에서 피할 수 없는 고난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야말로 진정한 믿음을 잉태하는 기회”라고 했다. 내일은 오늘 보다 복된 날이 될 것을 믿으며, 주님이 나를 안아 주시는 그 포근함에 [Let it Be, Let it Be ....]를 콧노래를 불러본다.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있은 그대로 받아 들이라고)

When I find myself in time of trouble (내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Mother Mary comes to me (어머니 메리는 내게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있는 그대로 받아 드리라고…)

And in my hour of darkness (그리고 나의 어두운 시간 속에서)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어머니는 내 앞에 환하게 서 계시면서)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지혜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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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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