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가정이란 가족으로 이루어진 작은 사회이다.
가정은 선장인 아버지와 항해사인 어머니 그리고 선원인 아이들과 함께 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과도 같다. 그 선원 중 누구 하나 자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하지 않거나 다른 생각을 할 때 그 배는 암초에 부딪히고 풍랑을 만났을 때 파선되고 만다.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부부이다. 성격이나 환경, 취미 등 모든 것이 다른 남녀가 대부분 처음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나 살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해 온갖 것을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실망하기 시작하여 싫증을 느끼게 된다. 이 권태기를 서로가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는 가정은 흔들리게 된다.
행복한 가정이란 부부의 헌신적인 사랑과 협조 아래서 만이 가능하다.
가정은 어디론가 가기 위하여 잠시 만나는 서울역이나 버스터미널 같은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솥밥을 먹으며 피곤한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지금까지 자기 삶의 방식을 반성하여 더 새롭고 참신하게 그리고 더 유효하고 창의적인 차원으로 승화시키고 변용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곳이어야 한다.
인간은 사랑의 안식처를 잃을 때 불행해지고 사랑의 안식처를 찾을 때 행복해 진다. 생명이 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하게 살 권리와 욕구가 있다.
한 집안이 번영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하여 남편이 갖추어야할 덕목을 제시해본다.
•가장으로써의 확고한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사랑은 책임이다.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신관리와 감정관리를 잘 해야 된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의 감정관리이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기 전에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남에게 칭찬을 받으면 누구나 흐뭇한 만족감과 커다란 기쁨을 느끼고 강한 자신감을 갖는다.
•자녀를 편애하지 않아야 한다. 자식의 편애는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쪽이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자녀는 그늘의 화초처럼 생기가 없고 곧게 자라기가 힘들다.
다음은 아내 쪽에서 노력해야 할 점을 필자 나름대로 열거해 보겠다.
이십 세 이상의 주부들 구십만 명이 그 나라를 좌우한다고 한다. 한 가정의 주부 역할은 말할 것도 없다.
•투철한 주부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大)스님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말씀하셨듯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내가 남편은 될 수 없다. 영국의 대처 수상도 가족을 위해 시장에 가서 쇼핑을 하고 식탁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주부였다.
•가족들의 건강을 (식생활 면에서) 책임져야 한다. 사랑이란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싶은 심정 바로 그것이 아닐까. 어느 문인은 나이가 들수록 음식은 어머니의 향수로 먹는다고 하였다.
•자녀들에게 살아있는 인생의 교훈이 되자. 자녀들은 부모의 삶을 모방한다. 작년에 고국 방문을 하였을 때 한 친구가 모친 상(喪)을 치른 뒤 ‘어머니의 삶은 신앙 바로 그것 이었어.’하며 이북에서 빈손으로 피난 내려와 육남매를 키워내신 어머니를 존경하며 애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특히 자식들의 정신적 풍요는 어머니의 교육에 책임이 있다.
•가족들이 서로 대화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원래 대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더욱 말을 억제하고 사는 이민 생활에서 실어증에 걸린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와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따뜻한 대화가 단절되고 부부간에 깊은 대화가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대화를 나눌 상대방이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대화는 내 이야기를 네가 듣고 네 이야기를 내가 듣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식 간에 언어가 통해야 한다. 부모가 영어에 익숙하거나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 모국어를 가르쳐서 대화의 벽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특히 부모가 자녀와 대화 중 주의할 점을 한 신경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말한다. 기분 나쁜 감정을 표현했다고 해서 주의를 주거나 야단을 처서는 아니 된다. 잘못된 행동은 타이르되 감정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보고 나서 "정말 기분 나빴겠구나"하고 말해주면 좋다. 자기의 기분을 이해해주었기 때문에 아이가 부모를 존경할 수 있게 되었고 감정을 표현하는 훈련이 잘된 것이다. 자녀가 감정을 억누르면 비뚜로 자란다.
•여가에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듣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시청각만 있는 TV 문화는 아이들을 꿈이 없는 세대로 만든다.
청소년 시절에는 위인전을 많이 읽게 하자. 역경을 이기고 난관을 돌파하면서 인생의 큰일을 성취한 인물의 전기를 보면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자라야 한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적어도 다른 사람을 짓밟고 자기가 일어서려는 어리석은 오류는 범하지 않는다.
음악은 인간을 인간답게 승화시키고 외롭고 슬플 때 돌아갈 수 있는 고향 같은 것이다.
어느 가정이고 문제는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정신적 불구다. 고통과 고민은 인간이 성장하는데 보탬을 준다. 우리는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지혜 또한 있어야 한다.
바쁘고 힘든 이민생활이지만 부부가 항상 노력해야할 일은 무엇보다도 자녀들에게 신앙을 심어주는 일이다. 회개와 감사의 기도가 끊이지 않는 가정에 사랑과 헌신이 있고 행복한 가정이 된다.
인간은 내가 행복해야만 주위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행복은 고리와도 같아서 서로서로 아름답게 연결된다.
우리 모두 행복한 가정을 위해 자기 몸에 못을 박는 아픔과 고통이 있더라도 참고 견디는 인내와 가족을 위하여 자기를 완전히 잊고 자기를 죽일 수 있는 헌신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가족을 향해 내 성(城)을 뒤로하고 그들을 위해 걸어갈 수 있는 사랑으로 안식처인 행복한 가정을 정성스럽게 가꾸자.
(1994년 봄)
가정은 선장인 아버지와 항해사인 어머니 그리고 선원인 아이들과 함께 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과도 같다. 그 선원 중 누구 하나 자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하지 않거나 다른 생각을 할 때 그 배는 암초에 부딪히고 풍랑을 만났을 때 파선되고 만다.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부부이다. 성격이나 환경, 취미 등 모든 것이 다른 남녀가 대부분 처음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나 살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해 온갖 것을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실망하기 시작하여 싫증을 느끼게 된다. 이 권태기를 서로가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는 가정은 흔들리게 된다.
행복한 가정이란 부부의 헌신적인 사랑과 협조 아래서 만이 가능하다.
가정은 어디론가 가기 위하여 잠시 만나는 서울역이나 버스터미널 같은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솥밥을 먹으며 피곤한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지금까지 자기 삶의 방식을 반성하여 더 새롭고 참신하게 그리고 더 유효하고 창의적인 차원으로 승화시키고 변용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곳이어야 한다.
인간은 사랑의 안식처를 잃을 때 불행해지고 사랑의 안식처를 찾을 때 행복해 진다. 생명이 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하게 살 권리와 욕구가 있다.
한 집안이 번영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하여 남편이 갖추어야할 덕목을 제시해본다.
•가장으로써의 확고한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사랑은 책임이다.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신관리와 감정관리를 잘 해야 된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의 감정관리이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기 전에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남에게 칭찬을 받으면 누구나 흐뭇한 만족감과 커다란 기쁨을 느끼고 강한 자신감을 갖는다.
•자녀를 편애하지 않아야 한다. 자식의 편애는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쪽이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자녀는 그늘의 화초처럼 생기가 없고 곧게 자라기가 힘들다.
다음은 아내 쪽에서 노력해야 할 점을 필자 나름대로 열거해 보겠다.
이십 세 이상의 주부들 구십만 명이 그 나라를 좌우한다고 한다. 한 가정의 주부 역할은 말할 것도 없다.
•투철한 주부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大)스님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말씀하셨듯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내가 남편은 될 수 없다. 영국의 대처 수상도 가족을 위해 시장에 가서 쇼핑을 하고 식탁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주부였다.
•가족들의 건강을 (식생활 면에서) 책임져야 한다. 사랑이란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싶은 심정 바로 그것이 아닐까. 어느 문인은 나이가 들수록 음식은 어머니의 향수로 먹는다고 하였다.
•자녀들에게 살아있는 인생의 교훈이 되자. 자녀들은 부모의 삶을 모방한다. 작년에 고국 방문을 하였을 때 한 친구가 모친 상(喪)을 치른 뒤 ‘어머니의 삶은 신앙 바로 그것 이었어.’하며 이북에서 빈손으로 피난 내려와 육남매를 키워내신 어머니를 존경하며 애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특히 자식들의 정신적 풍요는 어머니의 교육에 책임이 있다.
•가족들이 서로 대화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원래 대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더욱 말을 억제하고 사는 이민 생활에서 실어증에 걸린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와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따뜻한 대화가 단절되고 부부간에 깊은 대화가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대화를 나눌 상대방이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대화는 내 이야기를 네가 듣고 네 이야기를 내가 듣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식 간에 언어가 통해야 한다. 부모가 영어에 익숙하거나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 모국어를 가르쳐서 대화의 벽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특히 부모가 자녀와 대화 중 주의할 점을 한 신경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말한다. 기분 나쁜 감정을 표현했다고 해서 주의를 주거나 야단을 처서는 아니 된다. 잘못된 행동은 타이르되 감정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보고 나서 "정말 기분 나빴겠구나"하고 말해주면 좋다. 자기의 기분을 이해해주었기 때문에 아이가 부모를 존경할 수 있게 되었고 감정을 표현하는 훈련이 잘된 것이다. 자녀가 감정을 억누르면 비뚜로 자란다.
•여가에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듣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시청각만 있는 TV 문화는 아이들을 꿈이 없는 세대로 만든다.
청소년 시절에는 위인전을 많이 읽게 하자. 역경을 이기고 난관을 돌파하면서 인생의 큰일을 성취한 인물의 전기를 보면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자라야 한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적어도 다른 사람을 짓밟고 자기가 일어서려는 어리석은 오류는 범하지 않는다.
음악은 인간을 인간답게 승화시키고 외롭고 슬플 때 돌아갈 수 있는 고향 같은 것이다.
어느 가정이고 문제는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정신적 불구다. 고통과 고민은 인간이 성장하는데 보탬을 준다. 우리는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지혜 또한 있어야 한다.
바쁘고 힘든 이민생활이지만 부부가 항상 노력해야할 일은 무엇보다도 자녀들에게 신앙을 심어주는 일이다. 회개와 감사의 기도가 끊이지 않는 가정에 사랑과 헌신이 있고 행복한 가정이 된다.
인간은 내가 행복해야만 주위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행복은 고리와도 같아서 서로서로 아름답게 연결된다.
우리 모두 행복한 가정을 위해 자기 몸에 못을 박는 아픔과 고통이 있더라도 참고 견디는 인내와 가족을 위하여 자기를 완전히 잊고 자기를 죽일 수 있는 헌신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가족을 향해 내 성(城)을 뒤로하고 그들을 위해 걸어갈 수 있는 사랑으로 안식처인 행복한 가정을 정성스럽게 가꾸자.
(1994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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