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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아줌마 예찬

김유훈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5-15 10:14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밴쿠버는 쾌적한 자연 환경,  안락한 주거,   그리고 여러가지로 조사한 생활 조건들의 평가로 세계에서 가장 상위권에 있는 곳이다.

 카나다 정부는 이민 신청자들의 재산, 학력,경력,  나이 그리고 언어등등을 점수로 환산하여 이민을 허락하는 정책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민을 온 많은 분들은 어느정도 본국에서 성공한 계층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상당수의  이민자들은 한국에서 잘나갔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내들의 일부는 고국에서 손에 물을 별로 묻히지 않은 분들임을 한눈에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정착의 과정을 몸소 겪으면서 남편들의 지위는 대부분 하향이동이 되고 아내들의 자세는 더 이상 그 모습이 아니게 변해가고 있다. 이민은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전쟁터와 같은 현실 속에서 정장과 제복이 아닌 작업복과 작업화로 바꾸어 귀한 외화를 벌어야만 하는 우리 이민자들이다.  

내가 특히 한인 마트나 식당에  가게 되면 수 많은 종업원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어색한 웃음으로 손님들을 대하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용감한 우리들의 아줌마!” 하며 외치고 싶었다. 왜냐하면 과거 한국에서 잘 나가던 남편의 한 계급 위의 부인들이 이제는 그 계급장 떼고  예쁜 메니큐어 바른 두손으로 식후 커피잔을 우아하게  들던 그  손은 이 외국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험한 일도 마다않고 부지런히 물건들을 나르는 모습,  피부는 물론 몸매조차 돌볼 겨를 없이 일하며 가정을 지키는 전사들이 되어 생의 최전선에서 수 많은 고객들에게 친절과 봉사로 일하는 대한의 아줌마들… 그들이 있는한 우리들의 2세는 반드시 성공하여 부모들의 희생을 잊지 않으리라 믿는다. 실제 이곳에서 자라난  우리의 2세들은 주류 사회에서 큰 일을 하고 있다. 심지어 국회의원도 있다.

오늘도 우리들의 아줌마들은 닭공장에서 냉동닭을 얼어가는 손으로 손질하고 있으며, 생선공장에서는 생선을 다듬고, 그러서리에서는 밤이 늦도록 피곤한 두 눈을 비벼가며 일하고 ,음식점에서는 손님들의 음식을 만들고 그 그릇들을 설거지하며, 세탁소에서는 유해 먼지와 함께 살아가고 있고, 미용실에서는 가위를 잡고 손님들의 온갖 비유를 맞추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줌마들,  삶의 전쟁터에서 우리들 아줌마 부대는 계급장도 이름도 없는 무명용사가 되어 무기도 별로 없이 맨손과 맨몸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산화하듯이 이민의 땅에서 일하고 있다.

 나 역시 유학 시절부터 아내가 생활전선에 뛰어 들어 고생을 많이 하였다. 20년 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짤린 후 작은 가게를  홀로 운영하는라 지금도 주 6일 내내   일하는 아내를 보면 늘 고맙고 미안  마음이다. 지금 현장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의 가족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 모든 아줌마들  남편들로 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    지금 모두가 어려운 시대에 이렇게 땀과 눈물을 감추고 일하는 우리들의 아줌마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한 껏 보내고 싶다. 누구보다도 우리들의 아줌마들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이며 이민사회의 기둥이다.    그리고  유익종이 부른 노래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지만 못하지만 그대를 사랑하오~ ...” 로 시작하는 “사랑 하는 그대에게”를  꼭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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