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최종수정 : 2015-03-14 13:09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다. 그렇다고 겨울 맛을 잊은 건 아니였다. 이른 출근길 뺨을 스치는 찬 기운이 죽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런 겨울의 끝물에 만나는 봄은 움츠려들었던 몸과 마음을 무장해제 시켰다.  머리만 닿으면 눈이 절로 감긴다.

 우리동네가 이상하게 변해 있다. 운전수가 없는 차가 공중으로 다닌다. 닥터 B한테서 전화가 왔다. 머리꼴이 완성 됐고 수술날짜가 확정됐다고 한다. 이젠 머리만 바꾸면 난 20대로 돌아간다. 모든 장기는 이미 건강한 20대의 성인남성 수준으로 교체가 이뤄졌다. 그리고 피부와 근육도 재생됐다. 한마디로 오장육부가 새것으로 모두 리빌딩된셈이다. 

이게 이년전 일이다. 이 기간동안 난 약간의 혼란을 겪었다. 몸은 청춘인데 생각은 노인이었다. 70대 노인이 무거운 이삿짐을 옮기는 장면을 보고 놀란 이웃도 있다. 머리교체작업은 좀 시간이 걸렸다. 내 생각을 그대로 간직한 젊은 머리를 만드는작업은 말대로 쉬운게아니였다. 줄기세포기술이 현실에 적용된 지는 오래 전 일이지만 머리를 재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수많은과학자들이 끊임없이 도전했지만 번번히 실패를 했다. 닥터 B가 소속된 미국의 H 뇌연구소가 작년 가을쯤마침내 성공했다. 그 첫번째 임상실험 대상자가 바로 나다. 그동안 동물 임상은 몇차례성공 했다. 우선 쥐를 대상으로 50상 실험 결과 90프로의 성공률을 보였고 인간과 비슷한 원숭이를 대상으로한 실험에서도 만족한 결과를 얻었다.

그 실험결과에 따리 정부에서도 인간 임상실험을 승인했다. H 연구소는 첫실험의 중요성을 감안해 세계각국에서  지원자를 신청받았다. 우선 실험대상군중에서 지원자들의 시급성과 실험의 성공을 감안해 선발했다. 불치성병으로 여생이 얼마남지 않은 사람들을 우선 추리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실험의 위험을 이겨낼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평가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 최종 5명이 선발됐고 그 가운데 일번 임상실험자로 내가 뽑힌것이다.

이들은 올 한해 동안 순차적으로 임상에 들어가게 된다. 이실험이 성공하게 된다면 인류사에 획기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불로장생의 인간이 탄생한다는 뜻이다. 이건 복제인간이 아니라  인간도 기계처럼 수명이 다한 부속을 새것으로 얼마든지 교체함으로써 영원히 살수 있는 길이 열리는것이다.

 이건 조물주의 뜻을 거슬리는게 아니라 과학이모든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니, 영생이니, 불멸, 극락이라는걸 증명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래엔 종교의 궁극의 가치가  이런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이 봄에 꾸는 꿈으로 표현된 것 같다. <끝>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나는 클래식 문외한이다. 평생 즐겨 들은 클래식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과 비발디의 사계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로 들려주고 어느 계절이냐고 묻는다면 ? ….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합창 교향곡은 구분하지만, 베토벤의 곡과 모차르트의 곡은 가르지 못하는 귀를 가졌다. 이렇게 듣는 귀가 없는 사람을 “막귀”라고 한다. “클알못”은 ‘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클래식 듣기에 입문한...
김보배아이
어젯밤엔 싸늘한 별 속을 장님처럼 더듬거렸고 오늘 밤은 텅 빈 굴 속에 석순처럼 서 있습니다 내일 밤은 모릅니다 쫀득한 세상이불 속두 다리 뻗고 코나 골고 있을지 딱딱한 궤짝 속 팔다리 꽁꽁 묶인 채 솜뭉치 악물고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백철현
   거대한 돈의 위력을 등에 업고 세상의 부조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우리 삶의 고유한 영역까지 파고들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기나 한 건지 의문을 품게 한다. 그런데도 마이클 샌델 교수는 그의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서 여전히 우리의 삶과 사회 속에는 돈으로 가치를 측정하고 거래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며 그것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옳은 말이지만 사랑도 우정도 돈이 있어야 표현할 수...
권은경
세상에 내린 눈물 2023.02.27 (월)
눈물은 슬픔이요 사랑이라눈물은 감사요 용서라눈물은 빛이요 생명이라눈물은 가슴이요 바다라세상 욕심 하늘을 찔러거짓 속임 빗발쳐울분과 분노의 고열로불신과 절망이 목을 죄검은 세력 헤집는 세상어둠은 슬픔에 얼룩져눈물의 강가를 출렁이더라이제 금저 만치용서의 바다에 내려사랑의 바람 타고감사의 노를 저어생명의 눈물로 헹궈시든 세상을 건져 내가슴의 바다에 눈부셔 가리라
백혜순
빵빵 군번의 수난 2023.02.24 (금)
      사람이 늙어 가면서 살림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그래서 오랫동안 모아 놓은 서류함을 정리하던 중 파일 틈에 끼어 잘 보이지 않아 휴지통으로 버려질 뻔했던 까만 수첩을 발견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방의 의무를 필 했음을 증명해 주는 "예비군인 수첩" 이다. 60년 전 한국을 떠날 때 여권과 함께 꼭 소지해야만 했던 귀중한 물건이다. 하마터면 영원히 잃어버릴 뻔 했던 이 수첩을 대하니 그 때 내가 만난 인연의 얼굴들이 영상처럼...
심정석
진실로신은 존재하시는가땅이 꺼지고하늘이 무너질 제,아무 죄 없는 생명이 묻히고평생 쌓아온 생존의 기물이 무너질 제진실로,신은 어디에 계셨단 말인가건물 잔해에 묻혀 있다간신히 살아난 어린 소년,검은 가방 속 저금통을 찾아달라 한다저금통 찾아 그 돈으로 집을 사야 한단다소년의 상실감이 창이 되어 가슴을 찌른다시멘트 덩어리, 굽은 철근을 뒤집는 손길에불끈 힘이 솟는다듣는 이, 보는 이의 가슴 속에희망이 노을처럼 번진다신은사람의...
김해영
나는 클래식 문외한이다. 평생 즐겨 들은 클래식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과 비발디의 사계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로 들려주고 어느 계절이냐고 묻는다면 ? ….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합창 교향곡은 구분하지만, 베토벤의 곡과 모차르트의 곡은 가르지 못하는 귀를 가졌다. 이렇게 듣는 귀가 없는 사람을 “막귀”라고 한다. “클알못”은 ‘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클래식 듣기에 입문한...
김보배아이
어젯밤엔 싸늘한 별 속을 장님처럼 더듬거렸고 오늘 밤은 텅 빈 굴 속에 석순처럼 서 있습니다 내일 밤은 모릅니다 쫀득한 세상이불 속두 다리 뻗고 코나 골고 있을지 딱딱한 궤짝 속 팔다리 꽁꽁 묶인 채 솜뭉치 악물고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백철현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