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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한인문협/시] 슬픔이 기쁨에게

늘물 남윤성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5-16 15:20

세월호 영령들과 남은 자를 위하여
이 봄 ,자목련 백목련 꽃들의 그 허드러졌던 찬가는 다 어디로 갔는가?

간 밤 ,저 거칠고 드센 비바람에 휩쓸려 그 아릿답던 꽃떨기들

차디찬 물결 속 어디로 다 매몰 되어 갔는가?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미리 이 문자 띄워 보내요.  엄마 사랑 해요."

이게 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마지막 편지 얘요.

 

누가 이 못 다 핀 꽃떨기들 , 저 차디찬 물 속으로 내 몰았나요?

하늘도 땅도 바다도 온통 슬픔과 통한으로 가득 차 넘칩니다.

오~  하늘이시여,  그러나 절망 가운데서 띄운 마지막 사랑의 편지가

노오란 민들레 꽃씨에 실려, 저 하늘 끝 영원한 나라에 가 닿게 하소서.

저 먼 나라로 소망의 돛을 달고 저 불멸의 피안에 가 닿게 하소서.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묘비명, "오 장미! 이 순수의 모순 이여!"를 상기 하면서,

테레사 수녀의 묘비명,  "인생이란, 낯 선 여인숙에서의 하루와 같도다."를 되뇌어 보면서

혹은 어느 시인의 묘비명, "아름다운 이 세상 끝나는 날 , 나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 하리라"는

시구(詩句)를 음미 하면서

 

"엄마 ,사랑해요!!!" 이 절망 속에서 띄운 마지막 편지가

슬픔이 기쁨에게 띄우는 첫 편지가 되게 하소서.   저주와 미움에게 띄우는

용서와 화해의 첫 편지가 되게 하소서.  또한

절망과 탄식이 용기와 평안에게 띄우는 첫 문자가 되게 하소서.

 

슬픔도 눈물도 이별도 없는 저 영원한 나라에서

우리 다시 기쁨의 생명으로 다시 만날 때까지.

하늘이시여, 그 가이 없는 자비와 사랑으로

저녀와 가족을 잃은 통한의 아픔들을 위로하소서.

 

우리 모든 남은자들 ,사랑의 힘으로 , 새 소망과 불퇴전의 용기로 일어 설 수 있도록

그 크고 넓고 가이 없는 사랑의 품에 품으시고

참된 평안과 위로와 경복의 새날 누리게 하소서.

 

그리하여 날로 날로 기쁨과 평안과 사랑의 편지들이

온 누리의 모든 슬픔들 다 덮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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