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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한인문협/수필] 아사바스카 빙하

이순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1-31 13:49

캐나다의 로키산맥 관광을 가면 아사바스카 빙하를 꼭 들린다. 엄청나게 큰 특수 바퀴를 달고 높다란 버스에 여섯 계단을 올라가 앉으면 버스는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으로 얼음 위를 올라간다.


1976년도에 갔을 때는 곱게 얼어붙은 너무도 깨끗한 빙하가 눈부시게 새하얀 은세계를 이루고 있었다. 그 후 등산으로 두 번. 이래저래 여섯 번을 갔는데 최근에 갔을 때는 빙하가 녹아 개울 같이 흘러내렸고 그 두꺼운 빙하가 뚝 갈라져 틈이 나 있었다.

  이 빙하는 해발 2300m에 있는데 로키산맥의 콜롬비아 빙원 (Columbia Ice Field) 에 있는 여섯 개 빙하 가운데 하나로 길이가 6km, 폭 1km, 두께는 365m에 이른다. 지난 100년 간 길이가 1.5km 줄어들었다는데 그 수명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미지수라 한다.

빙하가 줄어들면서 프레리강과 미스타야 강 등 로키산맥에서 발원한 강의 수량(水量)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재 이 강들은 겨울에 내린 눈이 쌓여 빙하를 형성하지 못한 채 일찍 녹으면서 봄철 수량이 많이 늘고 있어 빙하 호수가 위험수위로 가고 있다.

  일찍 빙하가 녹는 바람에 강물이 불어나야할 여름에는 오히려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 환경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경우 봄에는 홍수 여름엔 가뭄 같은 재난이 오고 인근의 수력발전 댐이 쓸모가 없어지면서 전력 부족현상이 올 것이라고 우려하였다.

  세계의 여러 빙하가 같은 처지에 놓여 있어 지구온난화 상승으로 빙하는 녹아내리고 빙하호수는 수량이 불어난다고 한다. 네팔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 산악개발센터에 따르면 네팔과 부탄, 파키스탄, 중국(티베트)등 히말라야 산맥을 공유하는 국가의 200여개 빙하호수가 이 같은 붕괴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한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히말라야와 알프스산맥,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파미르고원지대 등 전 세계 고산지대의 빙하와 만년설이 극지방의 빙하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녹아내린다고 하니 현재의 기온 상승 추세라면 금세기 말 이들 빙하의 40-80%가 사라져 24억 명의 인류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유엔환경계획(UNEP)은 전망한다.

  네팔 히말라야 산맥의 해발4846m 고지에 위치한 룸딩 호수는 좀 채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호수의 한쪽이 히말라야 정상에서 흘러내려온 빙하와 연결 되어 있기에 빙하가 급격히 녹으면서 호수물이 불어 위험 상태라 한다. 호수 위쪽에 있는 룸딩 빙하가 1960년부터 매년 33m씩 줄면서 빙하 녹은 물이 호수를 채우기 때문이다.

해발 5000m가까운 높이에서 엄청난 양의 호수물이 계곡으로 쏟아질 경우 인근 마을은 물론 그 주위는 완전 물바다로 변하게 된다. 지금 세계의 연구진은 어떻게 이 천변지이(千變地異) 를 막을 수 있을까 연구 중이다.

천재지변(天災地變)을 인력으로 감당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연구진은 대처할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며 찾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의 주범은 곧 우리, 인간이다. 좀 더 편한 것만 찾는 문명의 이기에 자연은 서서히 멍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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