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기고] 사람이 지닐 수 있는 모든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이의 기적

밴쿠버 밀알 선교단 vanmilal01@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11-04 15:51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누구나 쉽게 부르고 듣는 흔한 애국가인데 이번엔 달랐다. 듣는 이의 가슴이 뭉클해졌고, 애국가를 부른 주인공에게 환호성과 갈채가 쏟아졌다. 2013년 1월 29일 열린 '세계 지적장애인들의 축제'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박모세(22)씨 이야기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중복장애 1급을 극복하고 기적처럼 희망을 노래하는 인간 승리의 아이콘이 된 그 박모세 씨가 밴쿠버밀알선교단(단장 이상현 목사)의 초청으로 밴쿠버에 온다. 11월 9일과 10일, 저녁 7시에 개최되는 제12회 밀알의밤에 메인 게스트로서 희망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뇌 대부분을 잃은 청년, 박모세 씨는 사람이 지닐 수 있는 모든 장애를 지녔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1992년 태어나자마자 뒤쪽 머리뼈(후두부 두개골)이 없어 뇌가 밖으로 흘러나오는 뇌류(腦瘤)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선 이미 생존 확률이 0%라며 유산을 하라고 권유했었다. 하지만, 의사의 유산 권유에도 불구하고 모세의 어머니 조영애(49)씨는 하나님이 준 생명을 포기할 수 없었다.

태어난 지 사흘 만에 모세는 대뇌 70%, 소뇌 90%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뇌 대부분을 잘라냈기 때문에 보고, 말하고, 듣고 걷는 것이 불가능하고, 장애가 너무 심해 살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 후, 5세가 될 때까지 모세는 모두 6번의 큰 수술을 받았다. 뇌가 10%밖에 남지 않은 모세의 반응을 보기 위해 어머니는 "일부러 모세가 있는 방문을 세게 닫고 발로 차보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노래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자신은 끊임없이 찬송을 불러 모세의 귀에 찬양이 떠나지 않게 했다. 엄마의 의지는 기적을 불러왔다.

'엄마'도 제대로 못 부르던 아이가 다섯 살 때 말문이 갑자기 터져 주기도문을 줄줄 외웠다. 누나에게 가르쳐준 구구단을 먼저 외워 누나는 구구단을 모세에게 배웠다. 듣고 기억했던 소리를 모두 따라 했다. 뭐든지 따라 하기에 모세는 앵무새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다. 희한한 일은 뭐든 다 따라 하면서도 나쁜 소리는 전혀 따라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세 엄마 조영애 씨는 모세에게 일어난 기적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는다.

일곱 살 때부터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후, 모세는 노래로 세상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2001년 삼육재활학교 초등과정 시절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수원시 장애인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에는 경북 경산시에서 열린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 개막식에서도 애국가를 불렀다. 2012년엔 R.I 세계대회 주제곡을 불렀으며, 반기문 UN총장과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미국 12개 주에서 두 달 동안 순회공연도 했다.

모세가 지금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듣고 외워서 하는 노래뿐이다. 제대로 걷는 게 힘들고, 오른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고 왼쪽도 희미하게 사물을 짐작하는 정도다. 뇌수를 흐르게 하기 위해 머리에는 지금도 관이 박혀 있다. 거기에 연결된 튜브는 왼쪽 귀 뒤편을 통해 목을 지나고, 위까지 내려간다.

그렇지만, “희망을 노래하는 기적의 청년” 모세는 각종 신문과 잡지, 뉴스를 비롯하여, MBC 휴먼다큐, KBS아침마당, SBS 스타킹 등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노래하고 많은 감동을 선사하여 화제의 인물로 올라 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자살방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백석예술대 수시1차에 합격하여 내년에는 대학생이 된다.

스타킹에 같이 출연했던 지휘자 서희태 씨로부터 “음악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기적과 같은 일을 보고 있다”는 극찬을 받은 모세의 노래는 맑고 성량이 풍부하여 하늘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모세의 노래는

밴쿠버밀알선교단이 주최하는 제12회 밀알의밤에서 들을 수 있다. 밀알의밤에서 모세의 기적 이야기를 나눌 엄마 조영애 씨는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이렇게 말했다. “연약한 모습이지만 희망을 노래할 때에 그 메세지가 온전히 전달되어 밴쿠버에서도 많은 열매가 맺어지길 기도합니다. 모세를 통해서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제12회 밀알의밤 안내 (free admission, love offering)
11월 9일(토) 7:00pm, 그레이스교회당 (9770 King George Hwy, Surrey)
11월 10일(일) 7:00pm, 밴쿠버순복음교회당 (3905 Norland Ave, Burnaby)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빵빵 군번의 수난 2023.02.24 (금)
      사람이 늙어 가면서 살림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그래서 오랫동안 모아 놓은 서류함을 정리하던 중 파일 틈에 끼어 잘 보이지 않아 휴지통으로 버려질 뻔했던 까만 수첩을 발견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방의 의무를 필 했음을 증명해 주는 "예비군인 수첩" 이다. 60년 전 한국을 떠날 때 여권과 함께 꼭 소지해야만 했던 귀중한 물건이다. 하마터면 영원히 잃어버릴 뻔 했던 이 수첩을 대하니 그 때 내가 만난 인연의 얼굴들이 영상처럼...
심정석
진실로신은 존재하시는가땅이 꺼지고하늘이 무너질 제,아무 죄 없는 생명이 묻히고평생 쌓아온 생존의 기물이 무너질 제진실로,신은 어디에 계셨단 말인가건물 잔해에 묻혀 있다간신히 살아난 어린 소년,검은 가방 속 저금통을 찾아달라 한다저금통 찾아 그 돈으로 집을 사야 한단다소년의 상실감이 창이 되어 가슴을 찌른다시멘트 덩어리, 굽은 철근을 뒤집는 손길에불끈 힘이 솟는다듣는 이, 보는 이의 가슴 속에희망이 노을처럼 번진다신은사람의...
김해영
나는 클래식 문외한이다. 평생 즐겨 들은 클래식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과 비발디의 사계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로 들려주고 어느 계절이냐고 묻는다면 ? ….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합창 교향곡은 구분하지만, 베토벤의 곡과 모차르트의 곡은 가르지 못하는 귀를 가졌다. 이렇게 듣는 귀가 없는 사람을 “막귀”라고 한다. “클알못”은 ‘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클래식 듣기에 입문한...
김보배아이
어젯밤엔 싸늘한 별 속을 장님처럼 더듬거렸고 오늘 밤은 텅 빈 굴 속에 석순처럼 서 있습니다 내일 밤은 모릅니다 쫀득한 세상이불 속두 다리 뻗고 코나 골고 있을지 딱딱한 궤짝 속 팔다리 꽁꽁 묶인 채 솜뭉치 악물고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백철현
  캐나다에서 살며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는 운전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학교, 운동, 종교 그 모든 활동은 집에서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대중교통도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다양한 수단이나 노선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한다. 특히 운동을 하는 둘째는 다른 도시로 여기저기 원정 경기를 가기 때문에 꽤 장거리를 운전할 때가 잦은 편이다.먼 거리를 운전하다 보면 졸리거나 지루한 시간이...
윤의정
잠 못 드는 이유 2023.02.21 (화)
살 껍질 비집고수천 마리 두더지가 소풍을 한다열 손가락 써래질로 밤은 꺾이고들쑤신 탑세기*에 벌건 꽈리 꽃 피었다아프면 퍽퍽 울고나 말지삶 속에 얼기 설기 열 꽃 물집타인과 나 사이 시소를 타고허공만 빠꼼대는 물고기하늘로 오르려만 말고두 발 땅에 있을 때 사뿐 내리면 될 걸허공에 한숨 물고 삿대질 만 하고 있나상념 헤집고 두더지시소 타고 온 밤을 하작인다* 탑세기 : 솜먼지의 충남 방언
한부연
따로 또 같이 2023.02.13 (월)
 오늘은 집에 손님이 오는 날이다. 저녁 준비로 동동대는 내 옆에서 남편은 어느 때보다 협조적인 자세로 하명을 기다리고 있다. 청소기를 돌리고 거실 유리창을 닦고 바베큐 그릴도 달구고… . 바쁜 가운데 손발이 맞는 손님맞이는 수월하게 마무리가 되어 간다. 오늘 손님은 같은 해 밴쿠버에 정착해 한동네에 살던 유고인 프레드락과 수잔나 부부이다. 연배가 비슷한 우리는 긴 세월 서로의 집을 오가며 일상의 애환을 나누고 살아온 귀한...
조정
겨울 앓이 2023.02.13 (월)
겨울은 망각의 푸른 바다를 건너 약속의 봄을 찾아가는 빈 가슴 나그네 긴 회한의 터널 그 너머찬 바람, 서리 다 이겨낸지친 들판에 서서 만나야 할 그 사람                                      찾아야 할 그 사랑잃을 수 없는 시간 속으로배냇그리움에 멀미가 난다 다가올  새봄은 또다시 찾아오는 아픔이겠지나를  죄어오는 망연(忘戀)의 넋일 수 있어 가는...
김석봉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