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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 위기를 기회로

조미영 KCWN회장 event.kcwn@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9-12 10:36

Aban의 출근길, 스카이레인에 앉아 앞에 있는 사람들을 무심히 쳐다본다. 잘씻지 않아 기름이 반질거리는 머리를 하고 수줍게 앉아있는 20대 동양여자, 보고 싶지도 않은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셔츠를 입고 당당히 앉아있는 백인아주머니, 지하철이 자기집인양 큰소리로 통화중인 남미아저씨, 이 더운 날씨에 히잡(모슬렘이 쓰는 스카프) 을 두르고 보는 사람조차 덥게 만드는 여자, 그 옆에 거의 두사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터번 두른 아저씨…참으로 다양한 인종을 바라보면서 최근 자신을 분개하게 만든 회사일을 생각하느라 Aban은 짜중이 나기 시작한다.

14세에 레바논으로부터 이민 온 Aban일년전 대학 졸업하고 보수도 좋고 이름있는 직장에 취직되었다. 이제 직장생활 일년차  모든것에 꽤 만족하는데 직장 동료들이 싫다.  특정 나라로부터 이민온 몇명의 직장 동료들이 퇴근시간을 몇시간씨 미뤄가면서 일을 마쳐내고 직장 보스는 그런일이 당연하다는 듯 테일러에게도 무리한 작업을 요구하며 은근히 압박을 주기 시작 한다.

점심시간이 되면 특정민족의 음식냄새가 런치룸을 장악해 버리고 상사에게 자기나라 음식공세까지 펼치며 노예처럼 절절 매는 저 민족들이 참으로 못마땅하다. 테일러는 생긴것도 행동도 본인과 다른 그들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되고 그들과의 관계가 이미 짜증나고 귀찮다.  그들이 웃으며 다가와도 그들 대하는 테일러의 불편한 태도는 이젠 더이상 감출 수가 없다.

Aban의 세계에 “우리”와 “저사람들” 이 분리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로부터 분리된 저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이해하고싶지 않은 존재들로 한동안 남게될것이다.  과연 Aban이 직장생활을 좀 더 즐겁게, 식사시간에 짜중나지 않고 동료들과 편안하게 즐기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1971년 세계최초로 다문화정책을 국시로 표방한 캐나다는 여러차례 적극적으로 다문화주의법 제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언어나 인종, 종교적 다양성을 보존하는가운데 모든 시민의 정치, 경제,사회문화적 삶의 영역에서의 평등 추구를 통해 보다 통합적인 사회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거시적인 정책의 손이 닿지 않는 많은 분야에 수많은 제 2 제3의 Aban들이 있는것이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특히 단일민족으로 오랫동안 생활해온한인 개인과 사회도 피할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다문화 환경에서 타민족, 타문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얼마나 열려 있으며 수많은 “다른점”에서 오는 불편함을 어떻게 하면 오히려 문화의 다양성에서 오는 장점으로 누릴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질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비영리Social Service 분야에서 일하는 90 명의 한인 워커들의 모임인 Korean Community Workers 는 시대적으로 이러한 다문화 사회에 관한 주제의 깊이있는 대화와 교육의 필요가 중요함에 의견을 모으고 오는 9월 28일 1시에 뉴웨스트민스터의 더글라스컬리지에서 다문화교육전문가의 강연과 실무진의 경험 청중들로부터의 질의/응답, 그리고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한다. 다문화 사회에서 갈등을 겪고 있으신분, 다문화 환경에서의 적응, 역량을 키우고 싶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행사 좌석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빠른 등록 부탁드립니다.
이메일: event.kcwn@gmail.com
전화 : (604) 401-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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