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에 가려거든
진달래 작은 씨를 들고 가시라
산 굽이굽이 봄그림을 그릴 것이니
그 산에 가려거든
단풍나무 씨를 들고 가시라
하늘이 노을을 내리어 가늘 산을 그릴 것이니
그 산에 가려거든
솔씨 한 톨 들고 가시라
벼랑끝 절경으로 키울 것이니
그 산에 가려거든
머루 알을 모아들고 가시라
산도 그 뜻을 기리어 흐뭇해 하리니
그 산에 가려거든
소쩍새와 함께 하시라
그 울음 해를 더해 새로우리니
그 산에 가려거든
빈 마음으로 가시라
하늘 맑은 산경으로 그윽하리니
빈 산에 다가서도
빈 산이 아님을
말하지 아니해도 알게 되리니
<▲ 사진= 늘산 박병준 >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유병옥 시인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