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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의 경쟁 상대는 주식이 아니다

권보라 kwonbr@hanaf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26-07-30 09:26

권과장의 생활 속 금융 클리닉

고등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우던 40 남성에게 친구가 금연을 권하며 우정어린 조언을

하였습니다.

 

, 너는 그동안 담뱃값만 모았어도 외제 대는 뽑았겠다.”

 

그러자 친구가 웃으며 되물었습니다.

 

그럼 담배 피우는 외제 차는 지금 어디 있는데?”

 

우스운 이야기지만 묘하게 허를 찌릅니다. 누군가에게는 담뱃값으로 나갈 돈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테이크아웃 커피값이 되고, 배달 음식이 되고, 게임 아이템이 됩니다. 돈이 나가는 모습만 달라졌을 , 결국 소비로 흘러가는 것은 똑같습니다. 돈은 아낀다고 저절로 모이지 않습니다. 다른 곳으로 새기 전에 따로 떼어놓아야 비로소 모이기 시작합니다.

 

은행에서 적금이나 GIC 권하면 젊은 고객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금리가 너무 낮잖아요. 차라리 주식을 하죠.”

충분히 이해되는 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주식이나 ETF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있으니까요.

 

그런데 얼마 은행 GIC 너무 시시하다 대학생 조카의 뱅킹 앱을 기회가 있었는데 인턴십을 하며 1 넘게 받은 급여가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체킹 계좌에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아니, ETF라도 사지 않았어?”

 

어디에 투자할지 계속 알아보고 있었어.”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미루는 동안, 결과적으로는 낮은 금리의 계좌에 돈을 그대로 두고 있었던 셈입니다.

 

물론 모든 여유자금을 적금이나 GIC 넣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장기적인 자산 증식을 위해서는 주식과 ETF 같은 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투자와 적금은 경쟁하는 상품이 아니라 서로 역할이 다른,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1 재산세를 내야 하거나, 자동차 계약금을 준비해야 하거나, 가족여행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보겠습니다. 돈을 주식에 투자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 , 필요한 바로 시점에 주식을 팔아 계획했던 금액을 마련할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이 좋다면 예상보다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시장이 하락해 있다면 손실을 감수하고 팔거나 다른 곳에서 급히 돈을 마련해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적금과 GIC 가입하는 순간 금리와 만기가 정해집니다. 언제까지 얼마를 저축하면 만기에 얼마를 받게 되는지 미리 있습니다. 그래서 적금은 단순히 이자를 받는 상품이 아니라, 미래의 계획을 예약하는 금융상품입니다. 1 재산세, 2 자동차 구입비, 여행 경비처럼 사용 시점이 정해진 돈이라면 예측 가능성 자체가 가치가 됩니다.

 

현실에서는적금 대신 주식을 하겠다 돈이 실제로 투자되는 경우보다,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는 사이 체킹 계좌에 머물거나 생활비와 섞여 조금씩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흡연자의 굳은 담뱃값이 시간이 지나 자동차 대로 바뀌지 않는 것처럼, 적금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돈이 저절로 투자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돈은 목적이 없으면 소비를 향해 흘러갑니다.

 

그래서 적금의 진짜 경쟁 상대는 주식이 아닙니다. ‘조금 알아본 투자해야지라며 미루는 시간과, 계획 없이 흘러가는 소비, 그것이 적금의 진짜 경쟁 상대입니다.

주식은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라면 적금은 미래의 계획을 지키는 상품입니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필요한 , 필요한 돈이 준비되어 있다는 확실함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입니다.

 

어쩌면 적금의 진짜 이자는 계획대로 살아갈 있다는 안도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 권보라 과장 / 캐나다 하나은행 코퀴틀람 지점 / kwonbr@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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