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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캐나다의 종교지형

문영석 yssmoon@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26-04-24 09:26

문영석 교수의 캐나다 바로 알기

최근 유튜브를 보는데 우연히 “만개의 대형 교회들이 문을 닫은 후–4천만 기독교인들은 어디로?”(After 10,000 Megachurches Shut Down―Where Did 40 Million Christians Go?)”라는 제목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시청했다. 통계에 따르면 약 4천만 명의 미국인이 지난 25년 사이 교회를 떠났고 이 숫자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종교적 ‘출애굽’으로 일컬어진다. 실제로 최근에 나온 미국의 기독교인 비율 변화 (Pew Research)를 보면 이런 하락이 과장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1960년대 후반까지 미국이나 캐나다의 기독교인 비율은 90~95%였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62%, 캐나다는 42%로, 2021년 인구조사 당시 53%에서 크게 하락해 기독교인의 비중이 역사상 처음으로 과반수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추락은 일종의 종교적 게토를 형성하고 있는 한인 신자들에게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우선 캐나다에서 최대 교단을 자랑하던 가톨릭 신자 수도 필자가 도착했던 1981년은 전 인구의 45%를 점했지만, 현재 29.9%로 떨어졌다. 지난 45년간 남미와 필리핀 등 가톨릭 국가들에서 이민 온 신자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었는데도 이 숫자는 너무나 가파른 추락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퀘벡에서 가톨릭과의 결별이 뚜렷했다. ‘Bill 21’ 논쟁을 계기로 많은 주민이 가톨릭이 아닌 세속적 퀘벡인이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인 결과이다. 가톨릭만 아니라 개신교의 최대 교단이었던 연합교회 상황도 처참하다. 1981년 3백75만8015(15.6%)명 이었는데 2025년 21만4185(3.34%)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통계 숫자를 1945년대와 비교하면 90% 이상의 신자들이 떠나가 버린 것이다.


건국의 순간부터 캐나다의 정체성과 정치, 도덕적 권위를 지탱했던 기독교의 기반은 이제 가파르게 사라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종교를 교회가 아닌 디지털 파편 속에서 접하며,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인구모형은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새로운 공동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고픈 욕망이 있다.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표현하고자 하기 때문에 종교적 경험도 어떤 양식으로든 표현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런 종교적 표현들은 대단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주변 사람이나 집단들을 흔들어 놓고 압도하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이 가장 귀하다고 믿는 종교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소중한 확신을 타자와 공유하고자 하는데 이것은 인간 본성의 일부이다. 


그러나 종교의 공동체성과 집단적 이기주의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종교가 가지는 가공할 결집력만큼이나 다른 종교와 마찰할 수 있는 분쟁의 요소도 커지기 때문이다. 인간들 사이에서 신 안에 서로가 연관되어 있다고 믿는 것보다 더 강한 연대감은 없을 것이며, 심지어는 가장 가까운 혈연관계도 종교의 이름으로 종종 파괴됨을 보아왔다.


우리가 자신의 안목이나 생각이 불완전하고 어떤 한계성을 가지고 있음을 자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진리의 더 넓고 깊은 면을 개방적 자세로 추구해 나갈 때,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독선과 독단에서 좀 더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 


통신수단과 교통의 발달로 인해 지구촌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더 어떤 종교도 고립주의나 배타주의의 고수만으로는 견딜 수 없게 되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요구되는 사고의 유연성과 개방성은 철저한 자기비판 능력과 아울러 감정적 거짓, 모든 종류의 발뺌과 은폐를 간파하는 지성적 세련이 필요하며 타인들과의 변증법적 대화를 통해 영적인 성숙을 이룰 수 있는 시민적 자질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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