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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서 왔수다·LA에서 왔습니다”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12-12 11:00

한국에서는 북에서 온 여성들이 LA에서 온 한 여성에 대해 분을 끓이고 있다.  LA출신 재미동포라 불리우는 신은미씨가'북한방문기'로 전국을 돌며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고, 이에대해  북한을 탈출해 남쪽으로 온 북한 여성들이  신은미씨에 대해 “살아봤냐?”라며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신은미 토크 콘서트장에서 한 고등학생이 사제 폭발물을 던지면서 부상자가  발생하고  한국은 또 '종북좌빨'과'보수꼴통'의  논쟁이 가열됐다.

LA에서 간 신은미는 누구?  대구출신으로서, LA에서 성악가, 교수를 했다고도 한다.  외할아버지가 제헌국회  3선 박순석 의원이라고 한다.  LA에서는 신은미씨보다 남편이 더 잘 알려져 있다.   '정선생 SAT 학원'.  LA의 주요신문에서  흰색 와이셔츠에 환한 웃음과 함께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학원강사겸 운영자, 정태일씨가 그의 남편이다.  

SAT 학원을 여러곳에서 운영하며 영어강의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LA의 부촌  저택에서 살고 있다.  신은미씨가  한국에서 북한방문기로 뜬 후, 친북성향 언론사 기자가  정태일, 신은미씨 집을 취재차 방문했다가  깜작 놀랄 정도로  좋은 집이다.   정태일씨는'북한의 영화나 음악을 너무나 좋아한다'고 한다.  신은미씨는 이 정태일씨와 재혼을 한 후 북한을 자주 다니게 됐다.  정태일, 신은미 부부가  북한을 방문해 북한군인들과 팔짱을 끼고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은 한국 보수단체들의 심기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신은미씨의 북한방문기는'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책으로 발간돼  큰 화제가 됐다.

'재미동포' -  조금 구태스럽게 들리고,  미주한인으로 불리우는 것이 시대에 맞는 것 같다. 이 미주한인들,  독수리 (미국) 여권을 가진 미국시민권자의 특권(?)  중의 하나가 북한을 손쉽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차 다녀오기도 하고,  구제사업 혹은 북한에선 불법이지만 선교사업을 위해서도 방문하는 미주한인들도 있다.  은밀하게 움직이는 친북단체들이나 인사들도 있고,  북한동포들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신기한 일은 북한을 방문하고 온 사람들은 대부분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동정일 수도 있고, 어떤 사명감같은 분위기도 있다.

필자의 친구기자도 몇년전 북한을 방문하고 와서는 “북한도 사람사는 곳”이라며 강연회를 다니며 북한의 긍정적 모습,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는 점을 열강했다.  그는 북한당국의 아무런 안내도 없이 때로는 기자근성을 발휘해  북한 일반인들의 일상생활을 몰래 취재했는데 “뜨뜻한 피가 흐르고,  보통 인간들처럼  사랑과 인정이 있는 한국인”의 모습들이었다고 강조하고 다녔다.   그도 역시 이곳 보수단체들로부터  경계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신은미씨도  평범하고 보수적 기독교인인  자신이 북한을 다녀온 후 변화되며  민족애, 동포애가 생겨났음을 기자회견에서 말한바  있다.  

최근 LA의 한 교회에서,  북한 여군 하사출신으로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북한의'참상'을  고발하는 탈북여인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먹을 것이 없어 벽지를 뜯어 그 풀을 먹다가 굶어 죽어간 식구들,  동생을 업고 압록강을 넘어 탈북,…그녀의 얘기를 들으면 북한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다.  

누구말이 맞는 것인가?  '북에서 왔수다'의  탈북자들의  증언? 아니면'LA에서 왔어요'의 신은미 아줌마의  북한방문기?  북한 탈출여성들은 신은미씨가  북한 정권의 선전도구로 이용당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왜곡했다며  일대일로 나와'끝장토론'을  벌이자고  다그친다.

탈북자들의 입장이 옳은가 아니면 신은미씨의 입장이 옳은가?  둘이 다 옳을수도 있고,  둘이 다 틀릴 수도 있겠다.  신은미씨의 책'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추천됐고,  한국언론노조로부터 통일언론상 특별상도 받았다.  신은미씨의 방문기나  탈북자의  참상고발이나 다 북한의 일면을 드러냈을 것이다.

한국인들의 정서는 자신과 다르면 틀린 것으로 간주한다.  일반 국민들이  서로 다른 주창자들의 밥그릇 싸움에 끼어들어 그토록 흥분할 필요가 있을까(이들 기사들에 오른 댓글들의 욕을 보면 한국이 무서워진다).

신은미씨와  함께  전국 강연 투어를 하는 황산씨는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출신으로서 인터넷방송을 하는 친북계 여성이다.  김정일사망시에는 인터넷 TV에 검은 상복을 입고 등장해 한국의  뉴스앵커들이 왜 검은색 상복을 입지 않았느냐고 나무라는 방송을 했다.  이여성은 만삭의 몸으로 평양에 가서 애를 낳기도 했다. '재미동포 아줌마'신은미씨가  이 여성과  팀이 됐다.  

그리고  황산과 함께 한 이'종북 콘서트'는  결국 사제폭탄 투척 사태를 맞았고,  신은미씨에게는 출국정지 요청이 신청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탈북단체들은 신은미씨가 이들 단체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신은미씨를 고발했다.  활빈당이라는 보수단체도 신씨를 고발했다.  
신은미씨는자신은  북한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것,  남편은 학교를 세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꿈이 이루어지기에 한국땅은 아직 잔인하다.
625 한국전쟁은 끝났지만 총성없는 민족상잔은  계속되고 있다.
LA통신 2014년 12월 13일 김인종 LiveLA21@gmail.com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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