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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코딱지 파내는 아이들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10-10 16:04

 한때 영어 선생님으로 일했고 유아 교사 경력 9년에 프리스쿨 연령의 아이와 두 살 많은 형을 키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아이들에게 더 집중해야 할 때라며 잠시 직장 일을 접었습니다. 그이는 자기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아이들이 왜 코를 파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답니다. 두 아들이 시도 때도 없이, 집에서나 바깥에서나, 누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무아지경이 되도록 파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았던 거지요.

 

야단 맞으면 더 심해지는 버릇이 되기도

 프리스쿨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 일을 밥 먹듯 합니다.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방법으로...

 너무 심하게 해서 코피를 줄줄 흘리는 아이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면 절대 그 기회 놓칠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코 파면 저렇게 피날 수도 있다며 예를 실지로 보여주면서 주의를 줍니다. 코가 불편할 땐 티슈를 이용해서 풀거나 닦아내는 방법도 병행해서 알려 줍니다. 물론 코피 난 아이가 창피해 하지 않게 배려해야지요. 아이들이 그럴 땐 잠시 붉은 피 색깔에 충격 받은 듯합니다.

 그래도 심심할 때, 콧속이 좀 불편할 때, 돌아서서 파고 구석에 숨어서 파고.. 그리고 난 다음 그 손가락 맛나게 쪼~옥 쪽 빠는 엽기까지 연출합니다. 간이 딱 맞는 게 먹을 만한가 봅니다. 손가락 끝에 왕건이 하나 달고 자랑스럽게 들고 보여주는 아이, ~윽 옆 친구 옷에다 비벼버리는 아이. 그들 모양새만큼이나 다재다능한 모습들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하는 행동들 중에 눈 깜박이기, 손톱 물어뜯기, 입술 빨기, 성기 쪼물딱 거리기, 바닥에 엎드려 성기 비비기 등등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싶은 행동 등등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 하나 정도는 하고 지나 가기 마련입니다. (무의식적으로 반복) 현상으로 고착되어 의사에게 가야 할 정도로 심각해지기도 하고 가볍게 지나가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긴장될 때, 정서적 충격이 완화되지 못할 때, 심심할 때에 우연히 그렇게 했더니 마음이 안정되기도 하고 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하면 반복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쩌다 부모에게나 주위 사람에게 그런 행동이 발견되어 주의를 받거나 야단을 맞으면 점점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보통 야단치거나 하지 말라고 제지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모르고 하고 있던 행동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중단하기가 더 어렵게 됩니다.

 

잘 하는 건 자랑하고 소문도 많이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들 잘 관찰하고 있다가 아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슬쩍 좋아하고 재미난 장난감을 건네주어 자연스럽게 그 행동이 멈추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오래 계속된다 싶으면 적절한 시점에 그 행동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설명을 아이 수준에 맞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관련된 동화책을 읽는 것도 효과가 좋습니다. 야단 치는 게 아니라 가르쳐 주는 겁니다.

 신체 각 부위의 청결이나 위생과 관련된 재미있는 동화책을 찾아 엄마와 함께 보고 같이 이야기해보는 겁니다. 그림이나 사진 자료가 크고 재미나게 된 책들이 효과적입니다.

 설명이 길면 그냥 쉽게 간결하게 줄여서 해주면 됩니다. 아이들에게는 성기가 다른 신체 부위 이상의 의미가 아닙니다. 부모들의 반응에 따라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하는 것, 혹은 중요한 것 등등의 의미가 부여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줄어들면 스스로 참고 조절할 수 있는 힘 있다는 걸 인정해주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랑해 줍니다. 아빠, 할머니, 이모, 고모, 삼촌에게 이젠 누구누구 손톱도 안 물어요. 대견하지요? 하고 마구마구 소문을 내는 겁니다.

 

 코 안 파고 자라는 아이 없듯 모든 것이 그저 자연스럽게 성장해 가는 과정이려니 하고 엄마가 편하게 생각하면서 적절한 대처해주면 아이도 그냥 그렇게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을 키우시면서 궁금한 점 등이 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칼럼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개별적으로 도와 드리고자 합니다.

이재경 (키즈빌리지 원장, 604-931-8138, kidsvillage@shaw.ca)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 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 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 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 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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