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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내고 성질부리는 아이(Tantrums)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6-29 16:40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26)

 교실에 오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릅니다. 화가 나거나 무언가 하려는데 잘 안될 때 아이들의 반응들은 가지가지입니다.

 팔짱을 딱 끼고 고개를 옆으로 구십 도로 꺾으며 흥! 하고 몸으로 말하는 아이...

 교실 구석에 가서 씩씩거리며 머리 박고 있는 아이, 소리 없이 온 얼굴을 다 구겨가며 그야말로 눈물을 짜내고 있는 아이, 무언가를 집어 던지며 악을 쓰며 고래고래 우는 아이, 그것도 성에 안차면 바닥에 누워서 온 몸을 마구 뒤틀며 금방이라도 까무러칠 것처럼 울어제끼는 아이......

 

 무슨 일이든 자기 원하는 대로 안되면 무조건 드러눕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냥 드러눕는 게 아니라 아~앙 하고 귀가 따갑도록 울면서...

 손 씻는 시간에 줄 서야 할 때 줄 서기 싫으면, 함께 앉아 동화 듣는 시간에 자기 앉고 싶은 자리 못 앉으면... 집에 가는 시간에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가 데리러 오면... 안전벨트 매기 싫으면... 교실 앞 주차장에서 동네가 떠나갈 듯 성질부리며 울어댑니다. 그러면 엄마는 슬슬 기면서 달래기 시작합니다. 온갖 좋아하는 건 다 들이대면서 꼬십니다. 그렇게 한참을 실랑이 하다가 맥도날드 가는 걸로 해결을 보고야 차가 떠납니다.

 

 이 아이는 결혼한지 9년 만에 얻은 너무도 너무도 귀한(?) 아이였습니다.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모두 이 아가씨라면 벌벌 길 정도로 꼬박 죽습니다.

 프리스쿨에 왔는데 현실이 녹녹하지가 않습니다. 뭐든지 자기 하고 싶은 데로 해온 이 영리하고 기 센 아가씨가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싫어도 해야 할 것이 있고 그렇다고 집에서처럼 성질 부린다고 하고 싶은 데로 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성질부리고 악을 써 봤자 집에서처럼 아무도 자기에게 슬슬 기지 않습니다.

 '울어도 괜찮다고... 그런데 친구들 공부에 방해가 되니 여기서 울어라.' 하고는 선생님은 아무 관심을 안 보입니다. 한참 혼자 울다 보면 저쪽에선 친구들이 동화 들으며 킬킬거리고 노래 부르며 신나게 재미 있습니다. 우는 것보다 저기 친구들과 함께 노래 부르는 게 훨씬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얼굴을 쓰~윽 닦고 앉아 있지요. 금방 가기는 좀 그렇습니다.

 그때서야 선생님이 다가 오셔서 관심을 보입니다. 이젠 괜찮으냐고... 꼬옥 안아 주시면서 학교의 규칙에 대해 한번 더 알려 주십니다. 다 알고 있지요...  그냥 시도해 보는 거지요. 어떻게 반응하나. 집에서처럼 먹히나 안 먹히나... 성질 안 부리고 잘 지낼 때, 규칙에 잘 따를 때 선생님이 더 관심을 보입니다. 칭찬도 해주고.

 

 성질 부리며 난리 치는 아이는 일단 주변에 위험한 물건이 있나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관심을 덜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공공 장소에서 (Mall 같은 곳) 성질부리면 얼른 안아다가 조금 한적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울게 두고 다 끝날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리셔야 합니다.

 달래고 어르고 원하는 것 사주면 그 아이는 그 성질 부리는 것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 도구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점점 더 그 빈도나 강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이 꼬마 아가씨는 비디오로 자기 성질부리는 꼴(?)을 찍어서 보여 주었더니 눈을 가리고 손 사래를 치며 안 볼라고 하더라고요.

 

 자기 감정을 조절하는 것도 근육을 훈련하듯 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 훈련이 되기까지 적절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원하는걸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된다는 걸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말로 표현하기, 기다리기, 참기, 적절히 절충하기. 그렇게 했을 때 충분히 긍정적인 반응 하는걸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성질 부리고 떼 쓰는 걸로는 절대로 원하는걸 얻을 수 없으리라는 것도 꼭 알려 주셔야 합니다.

 

 성질 부릴 때 가능한 적게 관심 가질 것, 그리고 그것으로 자신이 원하는걸 얻게 하지 말 것. 이 두 가지 명심하시고 가능한 감정을 이해해 주는 말을 해주시면 좋습니다. '이게 꼭 갖고 싶구나.' '이건 하기가 싫구나.' '이것 하고 싶구나...' 등등. 마음을 알아 주는 것과 허락하는 것이 별개라는 걸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위의 영리하고 기가 센 아가씨는 프리스쿨을 모범생으로 졸업했습니다. 온 가족과 학교가 힘들게 노력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시면서 궁금한 점 등이 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칼럼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개별적으로 도와 드리고자 합니다.

이재경 (키즈빌리지 원장, 604-931-8138, kidsvillage@shaw.ca)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 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 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 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 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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