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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로벌 전문직의 필수코스-인턴십

이 욱 wook54@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08-15 10:32

글로벌 전문직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정식 채용이 결정되기 전에 반드시 바로 그 일을 최소한 몇 개월 이상 해보아야 한다. 의사, 변호사, 국제투자은행가, 경영컨설턴트 그리고 그 이외의 대부분의 전문직이 그렇다. 기업체의 입장에서 신규 직원을 채용하려고 할 때에 서류심사만으로는 누가 최적임자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 소요되는 기회비용이 크고, 한번 채용한 직원을 해고하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기업체입장에서도 가능하면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되는 직원에게만 취업 오퍼를 주려고 한다. 지원자를 데리고 현장에서 직접 일을 시켜보는 인턴십 기간 동안에 그 지원자가 회사에서 원하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인지 아닌지를 가려낼 수 있으므로 인턴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 년 전에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한 제자와 며칠 전에 전화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지금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에 올라가기 전 여름 방학 동안 서울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방학의 인턴십은 IT 벤처회사에서 하고 있는데, 내년(3학년) 여름방학의 인턴십은 뉴욕이나 홍콩 또는 싱가포르의 국제투자은행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요즘의 세계경제가 다시 ‘더블딥’을 우려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이 학생은 이미 몇 군데 대표적인 국제투자은행과 내년 인턴십 이야기가 긍정적으로 오가는 중이었다. 내년 여름방학에 인턴십을 하는 기관에서 취업 오퍼를 받으면 졸업 후에 그곳에서 근무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회 간부를 포함한 교내 과외활동을 열심히 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스스로 마련했던 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부모님의 경제적인 여건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다른 학생들보다 어른스럽게 행동했으며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했었다. 대학에 입학할 때에도 대학교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미국과 캐나다의 중고등학생들은 학교 방과 후나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고, 부모들도 이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계 부모들은 자녀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일을 해 보겠다고 하면, “용돈은 내가 줄 테니 일을 할 시간에 학교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한다.

영어권국가의 평균적인 학생들은 중학교(Grade 8)에 들어가면 동네 전단지나 신문을 배달하는 일을 하기 시작해서 학년이 올라가면서 패스트 푸드점의 직원, 동네의 마트의 점원 등 여러 가지의 일을 경험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에는 전문상점에서 일을 하다가 대학 재학 중에는 Assistant manager등 책임자 급으로 승진을 하기도 한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 생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일자리를 찾는다. 이렇게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들은 공부 할 시간이 부족해서, 성적이 불량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주당 15시간 이하의 파트타임 일을 하는 학생들은 일을 전혀 하지 않고 공부만 하는 학생들에 비하여 성적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낫다고 한다.

자녀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하여 미래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면, 공부를 할 때에도 주의가 분산되지 않아 집중하게 되고, 추진력도 가지게 된다. 학생이 학업과 일을 함께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공부와 일을 동시에 잘 하게 되어서 ‘시간관리능력’이 향상된다. 이 ‘시간관리능력’은 현대직장인이 반드시 터득하고 실천해야 하는 기본 능력이다. 또한 일을 하게 되면 미래에 대비한 직업관련 기술을 습득 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학교 캠퍼스 내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일터에서 선배들과 자연스럽게 만난다면, 세대간의 인간관계 유지 능력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팀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사회계층에서 온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계층간의 갈등도 이해하게 된다.

미국의 명문대학 입학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일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합격자 선발과정에서 대학교의 입학사정관들은 여러 정황을 가지고 학생의 성품과 지적 성숙도, 학업능력 그리고 근면성 등을 점검하게 된다. 그 중에서 지원자의 일(또는 인턴십) 경력은 그 학생의 성숙도를 알게 되는 중요한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 상위권의 학교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오랜 기간 꾸준히 일을 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면, 명문 대학 입시에서도 매우 유리할 뿐만 아니라, 향후 대학 생활에서나 졸업 후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할 경우에도 다른 신청자보다 월등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중고등학생 자녀들이 처음부터 거창한 일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긴 안목을 가지고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맡은 일을 하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녀가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도록 지도하자. 무슨 일을 하든지 그 경험을 통해서 학교나 가정에서는 얻을 수 없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작은 일을 바탕으로 해서 점차 중요하고 전문적인 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부모들은 자녀에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원장의 '글로벌 인재로 성공하려면'
이욱 다이너스티 컨설팅 원장

칼럼니스트: 이욱 다이너스티 컨설팅 원장 | Tel: 604-736-5006

email: wook54@gmail.com

  •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저서: "유학은 유학이다"
  • 오클랜드 다이너스티 컨설팅 원장(10년)
  • 現 밴쿠버 다이너스티 컨설팅(Lee & Lee Consulting Inc.)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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