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3. 전공 선택은 신중하게

이 욱 wook54@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07-12 12:19

내가 지도한 한 학생의 이야기다. 중학교 3학년 때 명문 대학을 목표로 미국으로 유학을 간 이 학생은  현지 학교에서 줄곧 좋은 성적을 얻어 결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우등생으로 졸업했다. 원래부터 한국에서 중학교 학생회장을 하는 등 리더십을 보였으며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던 학생이었다.

그런데 미국 유학을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유학생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같이 처음에는 현지 학생들과의 영어실력수준의 큰 차이를 단시간에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가장 좋아하고 성적이 뛰어났던 분야가 국어, 영어, 사회 등의 문과 과목이었는데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영어로 바뀌어지니 자신의 우월성을 보여줄 수 없었다.

동시에 명문대학의 진학을 위해서는 내신 성적을 높이고자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과목인 영어와 역사, 지리 등의 과목과는 거리를 두고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수학과 과학 계통의 과목을 주로 선택하였다.

이 학생은 정서적으로는 문학, 역사, 철학과목에 흥미를 가진 전형적인 문과학생이었으나 열심히 노력해서 이과과목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미국 학생들에 비하여 상대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던 이과과목을 주로 공부하다 보니 대학에 입학해서는 자연스럽게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대학 입학 후에도 전공 분야에서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그 아이비리그 대학을 우등생으로 졸업하고  유명한 IT회사에 졸업 전에 이미 취직 오퍼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학생은 졸업한 후에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자신을 되돌아 볼 기회가 생겼고 주변의 동료들과 자신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저에게는 회사에서 하는 일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과제물을 처리하고 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함께 근무하는 동료 직원들은 아침에 얼굴들이 부스스한 상태로 출근해서 사무실의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하면 완전히 생동감이 넘치는 얼굴로 바뀌더군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젊은이가 알게 된 것은 다른 직원들은 현재 회사업무를 취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즐기고 있는데 자신은 아직도 대학교시절의 어려운 과제물을 처리하는 것처럼 일을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자기처럼 숙제 하듯이 일을 하는 사람이 도저히 쫓아갈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이 친구는 그 후 몇 년간 근무를 하던 그 회사를 자진 사퇴하고 경영대학원을 거쳐서 전공분야를 바꾸어 지금은 경영컨설팅회사에서 즐겁게 근무하고 있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은  전공 과목을 결정하는 일이 자신의 앞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문제인지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부모님들의 관심도 “자녀를 어느 대학에 진학시키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진로문제에는 소홀한 편이다.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를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등학교 때 이과계열의 과목 뿐만 아니라 인문계 과목도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 자신의 실존을 발견하고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를 갖추고 난 후에 대학의 전공과목을 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만 그 전공이 미래의 평생 직업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문계 과목이란 영어 문학과 세계사, 경제학, 심리학, 철학(IB디플로마 코스의 TOK가 이에 해당됨) 등 이다. 대학에서도 대학 1~2학년 중에 인문계 과목을 접할 기회가 있다. 만일 고등학교 때 인문학에 대한 기초를 준비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대학에서 제공하는 인문학 과정을 적극적으로 수강하기를 권하고 싶다.

 만약 고등학교 때 이런 준비를 하지 못하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 전공을 바꾸게 되면 복잡한 편입학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늦게라도 불편한 편입과정을 거쳐 자신의 전공을 제대로 찾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다.
별 생각 없이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적당하게 취업을 한 학생들은 자신이 잘하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번 칼럼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사회∙경제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 자신이 대학에서 전공한 분야에서는 더 이상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원장의 '글로벌 인재로 성공하려면'
이욱 다이너스티 컨설팅 원장

칼럼니스트: 이욱 다이너스티 컨설팅 원장 | Tel: 604-736-5006

email: wook54@gmail.com

  •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저서: "유학은 유학이다"
  • 오클랜드 다이너스티 컨설팅 원장(10년)
  • 現 밴쿠버 다이너스티 컨설팅(Lee & Lee Consulting Inc.)원장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