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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슨 칼리지 칼럼 12] 암기는 ‘정확한 영어’를 구현하는 지름길

손병설 원장 merinal@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0-09-13 14:58

종화와 은지가 지난 16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 학생들을 이야기 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난 봄 이들과 “몇몇 학생들이 실제적인 영어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을까? 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무엇일까?”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 토론 중 밴쿠버에서 영어 연수를 하는 동안 영어 듣기와 말하기를 중점적으로 훈련하기로 했다. 이들에게 리스닝과 함께 기본 문형을 900개 선택을 하고 그것을 외워서 스피킹 시간에는 훈련을 하기로 했다. 리스닝은 수업시간에 충실하고 단어 테스트와 받아쓰기(dictation) 연습을 하기로 철저히 하기로 했다. 


첫날 15문장은 “What do you want? I want a cup of coffee.”등 그렇게 어려운 시작은 아니었고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서로 모여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서로를 격려하며 웃음 섞인 대화를 나누며 피터 클래스(학생들은 이 반을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는 시작되었다. 


한 달이 지난 후, 누적되는 문장의 수효와 완벽하게 외워야 한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아니 부담이 아니라 이건 암기와의 처절한 싸움이었다. 그러나 이런 환경 속에서도 서로 격려하며 웃음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젊음과 패기, 그리고 밝은 내일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내 또 하나의 생활의 기쁨이었다. 


하루에 15문장씩을 외우면 주 5일 계산을 하여도 주에 75문장 1개월에 300문장 등 모두 900문장을 외우는데 3개월이 꼬박 걸린다. 공부 욕심이 많으신 우리 어머니들께서도 참여 하셨다. 제한된 시간 중에 최선을 다 하시던 어머니들에게 찬사를 드린다. 이렇게 3개월이 지난 후 첫번째 900문장을 외운 학생이 탄생했다. 일본인 학생 토시가 파월 리버로 가기 전 날까지 외우기를 모두 마치고 그 동안 외운 900문장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된 2문장을 가지고 전체 문장을 완성하는 시험에 통과하였다. 무작위로 선택된 5개의 문장 외우기 시험을 완벽하게 통과하는 일본인 학생 토시를 보며 나 자신도 크게 놀랐다. 


은지는 지난 수요일에 900문장을 마치고 마지막 점검에 통과를 하였다. 나는 새로이 이 클래스에 참여 하고있는 학생들에게 은지의 결과를 보여주고 싶어 학생들을 모이게 하여 그 앞에서 무작위로 선택된 문장을 외우게 했다. 할 수 있을까 반신 반의 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골라 뽑은 문장을 주고 외우게 했을 때 거침없이 외우는 것을 보고 참여한 학생들이 깜짝 놀라며 그 아이가 영어를 잘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감탄하였다. 그러면서 새로운 학생들이 다시 다짐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외우는 과정을 경험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방법이 좋은 점은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머리로 문장을 만들어서 말을 하려면 이 말이 틀렸는지 맞았는지 늘 불안한 생각이었는데 정확한 문형을 외워서 응용하여 사용하다 보니 그런 불안감이 없어져서 말하는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또 긴 문장들은 아니지만 아주 예의 바른 표현이므로 상대방으로부터 인정 받는다는 느낌의 자신감을 가졌다고 한다. 또 900문장을 다 외워 냈다는 자신감, 나도 모르게 정확한 표현의 말이 툭 튀어 나왔을 때 기뻤다면서 나에게 어린 아이들처럼 자랑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이웃을 방문 하였을 때 “What do you want?”라는 물음에 “I want a cup of coffee.”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와 항상 커피만 대접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말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위의 학생들과 같이 작은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조금은 외국어로부터 부담을 덜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뉴스를 받아 쓰고 문장을 외우며 부담스런 훈련의 길에 서기를 즐겨 하는 학생들이 자랑스럽다.


 



'랍슨칼리지' 손원장의 교육칼럼
랍슨칼리지 손병설 원장

칼럼니스트: 손병설 원장 | Tel: 604-687-3259

주소: 541 Seymour Street, Vancouver, B.C. Canada V6B 3H6

  • 현 밴쿠버 다운타운 랍슨컬리지 운영
  • 충북대 약대 졸업
  • 경기도 의왕시 약국 운영
  • 1995년 캐나다 이주
  • 1996년 현 랍슨컬리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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