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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시리즈[3(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0-03-18 00:00

정상 vs. 비정상? "우리 자녀는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2)

12년 전 이곳 상담심리학 대학원에서 정신병리학이라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만학에, 영어수업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첫수업이였기 때문에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하고 두렵기까지 했었는지 모릅니다.


수업 전날에는 정말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첫 수업, 정신병리수업시간에 헝거리출신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였던 교수님의 말씀은 카운셀러가 되고 난 후 아직도 제 머리를 떠나지 않고, 가장 인상깊고 의미있는 말씀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신병리학! 이번수업의 목표는 바로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이번수업의 목표는 바로 ‘적당히 두려워할 상황에 두려워하고, 적당히 불안하고 초조할때 초조해할 수 있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입니다. 적당히 두렵고, 불안하고, 초조한 상황에서 그 이상으로 두렵고,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어도 비정상이고, 한편 적당히 두렵고, 불안하고 초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혀 그렇치 않아도 그건 비정상인 것입니다. 적당히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초조할 수 있는 ‘정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번 시간을 통해 배워봅시다.

정상과 비정상... 뭔가 문제가 있는것 같은데 그 것이 극히 정상적인 발달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아이들과 다른 비정상적인 과정을 우리아이만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는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걱정스럽게 생각하고 고민하시게 되는 질문입니다.


우리 아이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은 다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우리 아이만 말을 아직 못하거나 더듬을 때, 다른 아이들은 다 걷기 시작하는데 아직 우리아이는 걸음을 떼지도 못하고 있을 때, 부모는 걱정스러운 마음과 우리 아이에게 뭔가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의 마음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초조하게 아이가 달라지길 바라는 기다리는 마음은 세대가 변하더라도 한결 같은 우리 부모님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으로부터 받게 되는 스트레스와 학업이라는 두가지 요소로 인해 신체적인 것뿐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인 면에 있어서도 부모님들의 걱정은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더욱이 타국이라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환경 속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받게 될 스트레스는 과히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스트레스 속에서 우리아이가 보이는 행동이 정상일까요, 비정상적인 것일까요?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중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안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적당한 정도의 스트레스에 적당한 정도로 반응을 하느냐, 지나치게 하느냐, 아니면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느냐를 가늠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그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반대로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소위 우리가 이야기하는 비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가 ‘적당한 정도의 정상적인 반응을 하는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을까요.  첫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자체보다 자녀가 어떻게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한 느끼고 있으며. 어떤 요인들이 자녀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에 대한 이해입니다. 같은 정도의 스트레스라도 개개인마다 반응하는 정도나 방식이 다양하고, 자녀의 나이와성별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발달상에 자녀의 나이에 맞지 않는 미숙한 혹은 지나치게 성숙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지, 그리고 남자아이의 경우 공격적인 표현이 행동적으로 표출되는 반면, 여자아이의 경우 매우 소극적이고 감정적이며 관계적인 공격형태로 나타난다 것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녀에게서 뭔가 걱정스러운 면이 관찰된다면, 그것에 대해 자녀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그러한 반응이 행동으로 표출된다면 그 것에 대해 관찰하고 어떤 행동을 얼마나 반복적으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 표출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록을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부모님이 자녀의 행동을 시간을 두고 관찰하고 기록하게 되는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입장에서 미리 어떤 판단을 하기에 앞서 아주 구체적으로 자녀의 행동을 기술(describe)하는 것입니다. 기술할 때는 부모님의 개인적인 감정이나 편견, 판단이 포함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미리 판단을 해놓고 행동을 보게 되면 선택적으로 그러한 행동만 눈에 띄게 되고, 그래서 당연히 자녀의 행동이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아주 구체적이며 객관적으로 자녀의 행동에 촛점을 맞춘 ‘행동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부모나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문제가 있다고 보고된 행동 중에 가장 많이 보고된 것은 ‘행복해보이지 않음’, ‘슬퍼 보임’, ‘집중을 하지 못함’, ‘지나치게 집중해주기를 바람’, ‘학교에서의 불순종’,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함’, ‘공격적이고 신경질적임’, ‘학교성적’ 등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자녀가 반복적으로 보이고, 일상생활(집, 학교, 친구와의 관계 등)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전문가로부터의 보다 섬세한 관찰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판단은 부모님의 편견없는 관심, 객관적인 관찰과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자녀에 대한 부모님의 폭넓은 이해가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 3월부터 매주 1회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아동발달심리와 청소년 발달심리에 대한 워크숍 시리즈가 상담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관심있는 부모님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며, 워크숍 일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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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아름다운 상담센터 ‘마음’칼럼
  칼럼니스트: ‘마음’칼럼
  • BC주 임상카운셀러 협회의 등록회원을 중심으로 김미라 소장을 비롯한 10명의 심리상담 전문 카운셀러로 이루어진 한인 최초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문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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