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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시리즈[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0-02-03 00:00

"내 아이는 얼마나 안전한가… 어떻게 도울 것인가?"

2005년도 캐나다 통계발표에서 캐나다 아동•청소년의 21% 정도가 아동, 청소년 기간동안 한번쯤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니 내 자녀도 예외일 수 없음을 말할 나위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 자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일까요? 심리적, 정신적 고통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은 따로 있는 것인지, 그 위험요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자녀들을 그러한 고통으로부터 보호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 개인의 성격, 심지어는 우리의 신체적 발달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개인의 차이가 타고 나면서부터의 유전, 즉 선천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는 주장(Nature)과, 이와는 반대로 ‘인간은 태어날때 백지장같은 상태로 태어나며, 개인간의 차이는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Nurture)이 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예측하듯 인간의 모든 것이 오직 타고난 것에 의해 결정되지도 않고, 또한 환경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도 않습니다. 타고난 본성도 중요하고, 한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또한 그만큼 중요합니다. 타고난 본성과 한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이 두가지 요인이 ‘나는 누구인가’하는 한 개인을 형성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이런 말을 들으셨을 것입니다. ‘한 부모에게서 태어 났는데, 어쩌면 저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  여러명의 자녀가 있는 경우, 각 자녀가 각자 다른 성격을 형성하는 이유는 타고난 유전적 기질이 같고, 같은 부모라고 하는 자란 환경이 같다하더라고, 자녀마다 부모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다르게 반응하고 상호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고 자란 각각의 자녀가 모두 독특한 자신만의 스타일과 성격을 가지게 되는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한편,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두사람의 인생행로에 차이가 나는 것, 반대로 인생의 비슷한 행로를 가고 있는 두 사람이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경우도, 마찬가지로 유전과 환경이 상호작용하여 현재 ‘내가 누구인가’를 결정한다는 것을 잘 말해줍니다.

유전과 환경이라는 요인은 우리 자녀의 정신건강에서도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유전적 기질을 가지고 있고, 같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우리 자녀들에게 각각 다른 심리적, 정신적 건강의 정도가 나타내는 것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 중 우리 자녀 각각이 받아 들이는 심리적, 정신적 건강의 위험요인과 예방요인, 그리고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각자의 반응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유전적, 기질적으로는 열악하게 태어났어도, 환경적으로 이를 보완해주고 예방해준다면 심리적, 정신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일것이고, 반대로 아무리 유전적, 기질적으로 안정되게 타고 났다하더라고,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다면 심리적, 정신적 건강을 보장할수 없습니다.

따라서 타고난 유전적 기질과 본성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어쩔수 없는 요인이지만, 우리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환경적 요인과,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우리 자녀들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을 이해한다면 우리 자녀들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고 증진시키는데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입니다.

위험요인과 예방요인
연구에 의하면, 위험요인중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녀가 자란 가족환경이라고 합니다. 가족내 문제행동에 대한 가족내력이 있거나, 너무 권위적이거나 방임적인 부모의 부적절한 자녀 교육방식, 가족내에 갈등의 정도가 심한 경우, 가족내 지나친 애착관계 형성, 형제간에 반사회적인 행동 등이 바로 우리 자녀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뽑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러한 긍정적이지 못한 가족환경에서 불구하고, 이를 잘 극복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한 이들을 주변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심리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게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수 있는 오뚜기 같은 힘(Resilience)’입니다. 많은 연구결과, 여러가지 예방요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예방요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고난 불리한 유전적 기질과 부정적인 환경이라는 위험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항하여 다시 일어나고, 자신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적응해 낸 긍정적인 태도와 실천이 우리 아동과 청소년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날 힘을 우리의 자녀들이 키울수 있을까요? 학습에 대한 능력이나 사회성, 그리고 자신과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 등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연구되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예방요인은 바로 ‘무조건 믿고 지지해주는 최소한 단 한 사람의 어른(mentor)’라고 합니다.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 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녀들과 넘어졌을 때 좌절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자녀들과의 차이를 연구한 결과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무조건적으로 믿고 지지해주는 최소한 한 사람’이 였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늘 그들을 앞장서서 장애물을 치워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살면서 넘어질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진정으로 진정으로 이들을 돕는 길은, 넘어지지 않도록 장애물을 미리미리 치워주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용기를 주는 오뚜기와 같은 힘의 원천인 무조건적인 믿음과 지지의 ‘한 사람’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그들을 끝까지, 그리고 무조건 믿고 지켜보아줄 단 한 사람의 어른’이 그들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한 걸음을 내닫기 위해 수없이 넘어지는 아기처럼, 넘어질수 밖에 없는 우리자녀들이지만, 아기가 다시 일어나 한발짝을 다시 내딛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은 바로 그 아기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우리 어른들, 우리 부모 자신인 것입니다.

우리 자녀를 심리적,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의 건강을 더욱 증진시킬수 있는 길!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에 말하고 듣고 하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또한 늘상 먹는 음식을 비롯해서 문화가 낯설다는 것은 한참 신체적 심리적으로 변화와 성장기에 있는 우리자녀에서는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열악한 환경이야말로 우리 자녀들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을 위협하는 어쩌면 가장 큰 위험요인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사랑과 믿음의 마음으로 끝까지 지켜보아 주는 한, 그리고 무한한 지지와 격려로 함께 하는 한, 그들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며, 바로 그것이 그들이 건강한 마음과 정신으로 아프지 않고 다시 시작해볼 가장 큰 힘입니다.
 
위험요인도 예방요인도 될 수 있는 부모라는 자리와 어른이라는 자리… 오늘 우리 함께, 우리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힘의 원천이 되어 봅시다. 우리 자녀들을 심리적, 정신적 건강의 적신호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최선을 길일 것입니다.

(다음주 칼럼 – 정상 vs. 비정상? – “우리 자녀는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 10:20-12:00), 미니 우울증 워크셥 (무료) 과 노인정신건강 
 워크셥이 상담센터에서 각각 진행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김미라, Ph.D., M.A. RCC (임상심리 전문 카운셀러)
밴쿠버 아름다운 상담센터 소장
트리니티웨스턴 대학교 한국어 상담프로그램 Program Director
(전화: 604-583-6568 (604-626-5943 or 604-722-3577))



밴쿠버 아름다운 상담센터
밴쿠버 아름다운 상담센터 ‘마음’칼럼
  칼럼니스트: ‘마음’칼럼
  • BC주 임상카운셀러 협회의 등록회원을 중심으로 김미라 소장을 비롯한 10명의 심리상담 전문 카운셀러로 이루어진 한인 최초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문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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