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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미래(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10-16 00:00

미국과 영국에서 몇 번의 시험방송 끝에 정식으로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한 것은 영국의 BBC였습니다. 방송을 매일 했다고 하는데 그 때가 1936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텔레비전 방송의 역사는 이제 막 70년을 넘어선 셈입니다.

그 70년 동안 텔레비전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1930년대 텔레비전이 시작되자 마자 유럽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한 반면에 미국은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유럽의 텔레비전은 특히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서 크게 각광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미국에 처음으로 텔레비젼이 선보이게 되고, 40년대에 들어서 당시 라디오방송국을 하던 회사들이 텔레비전에 진출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되는데 그 라디오 방송들이 바로 미국의 3대 네트워크인 ABC,CBS,NBC입니다.

텔레비전의 가장 극적인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칼라텔레비전의 등장일 것입니다. 1954년 미국에서, 그리고 1967년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독립적인 컬러텔레비전 방송 시스템을 개발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개발한 컬러텔레비전 시스템을 NTSC, 영국이 개발한 시스템을 PAL, 프랑스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SECAM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의 경우 칼라텔레비전은 6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70년대가 되면서 50%가 넘는 가정에서 칼라텔레비전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텔레비전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케네디가 죽고, 사람이 달에서 걸어 다니고, 월남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이 모든 사건들을 지구 상의 모든 사람들이  안방에 앉아서 같이 보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텔레비전이 나타난 것입니다. 크게는 세상을 바꾸고 작게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바꾼 것이 바로 텔레비젼입니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치 텔레비전 중독증에 걸린 듯 시간만 나면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녁을 먹고 보기 시작한(혹은 저녁을 먹으면서 보기 시작한)텔레비전을 그야말로 애국가가 나올 때까지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막강하던 텔레비전을 궁지로 몰아넣은 새로운 선수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을 그야말로 블랙홀 같은 존재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인터넷에 들어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인터넷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방송도 이미 그저 인터넷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은 점점 줄고 그 만큼 인터넷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고 그 속도는 무척 빠릅니다. 텔레비전은 방송국에서 시간을 정하지만 인터넷은 보는 사람이 시간을 정합니다. 텔레비전은 열린 공간이지만 인터넷을 닫힌 공간입니다. 다시 말해 텔레비전은 같이 보는 것이 보통이지만 인터넷을 혼자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텔레비전이 인간관계에 특히나 가족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개인을 고립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왔지만 지금 인터넷과 비교해보면 그 정도는 약과입니다. 인터넷을 철저히 혼자만의 공간이자 혼자만의 세계입니다. 아무하고도 같이 할 필요가 없고 같이 할 수도 없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인터넷이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앞으로 인터넷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인터넷이 몰고 오는 변화는 아마도 텔레비전이 가져온 충격에 버금가는, 아니 그 보다 훨씬 커다란 변화를 우리 생활이 가져올 것입니다. 이미 그렇지 않느냐고요, 아마 조금 더 있으면 훨씬 더 엄청난 변화가 올 것입니다.



사는 일, 그리고 방송 혹은 영화
글쓴이 배인수는 1959년 서울생으로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육방송 피디(PD)협회장을 역임했다.
2001년 미국 Chapman University Film School MFA 과정을 마쳤고
서울예술대학 겸임교수를 지냈다
  칼럼니스트: 배인수 | Tel:604-430-2992 | Email: bainso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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