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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귀기 힘들어하는 아이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8-08 00:00

사춘기 초기인 4-5학년부터 10학년 정도까지의 시기 동안 아이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친구관계에서도 큰 변화를 경험한다. 이 시기에 친구와 어울리는 것이 부자연스럽고 힘든 아이들이 적지 않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부모로서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사춘기 무렵의 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은 단짝친구를, 남자아이들은 한 그룹으로 몰려다니면서 스포츠나 게임 등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소속감을 과시한다. 아이들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그런 소속감을 통해 자신이 괜챦은 사람이라고 확인한다. 자기 그룹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무시하는 것 같은 행동을 자주 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미성숙한 관계능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친구가 별로 없는 아이들은 자유시간에 누구랑 놀아야 할지 고민스럽다.  아이들과 잘 못 어울리는 아이들은 또래친구들보다 지적으로 사회적으로 발달이 조금 쳐지는 경우가 많다. 여러가지 놀이 기술이나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끄는 기술에서 혹은 영어나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쳐진다.   

또래에서 소외되는 경험이 반복되면 자존감이 저하되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게 되며, 심하면 우울증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고통 준 아이들에게 역으로 공격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즉, 이런 부정적 경험이 쌓여갈수록 아이들은 점점 더 다른 아이들에게 덜 매력적인 상대로 바뀌어 간다.  아이가 이런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느껴질 때는 여러가지 통로를 통해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점심시간에는 무얼하고 지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좋다. 상황파악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우리 아이 말만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아이는 항상 자기 입장에서 해석한 것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상대 아이의 부모와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 우리 아이를 힘들게 하는 상대아이를 어른이 직접 대면하거나 전화로 ‘사이좋게 지내라’ 든지 ‘너 왜 우리 애 한테 그렇게 하니?’ 라는 식의 말을 해서는 안된다. 캐나다문화에서는 낯선 어른이 그 부모의 허락없이 직접 상대 아이를 접촉하는 것은 금기시된다.

부모가 상대 아이의 마음을 돌려 우리 아이와 잘 놀게 만드는 일도 거의 불가능하다. 친구관계라는 것은 자연스러워야지, 누가 누구랑 놀아주는 일이라는 것은 일시적일 뿐 별 효과가 없다. 결국은 친구를 사귀는 아이의 역량을 키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아이의 역량을 키우나? 몇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친구에게 인기가 없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의 행동을 자기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 해석과 이에 따르는 반응행동이 이 아이로 하여금 친구를 더 멀어지게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고쳐주는 것이다.

친구들이 우루루 농구하러 간다. 아이는 ‘애들이 나만 빼고 자기들끼리 가네, 나는 초대받지 못했어’ 라는 생각을 한다. 그 상황에서 당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야, 나도 같이가, 끼워줘’ 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서 한두번 그룹에서 빠지면서 아웃사이더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구체적으로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가르쳐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둘째, 아이의 친구관계 때문에 부모가 불안해져서는 안된다. 불안해진 부모는 아이에게 매일 ‘오늘은 누구랑 놀았어? ‘ 라면서 아이를 재촉하게 된다. 부모의 이런 행동은 아이의 친구관계를 더 부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

세째,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거나 환경을 조성해준다. 친구 전화번호나 이메일을 확보하고, 친구와 약속을 만들고 놀 계획을 짜는 일도 버거운 아이들이 있다. 한두번 정도는 부모가 도와주는 것도 좋다.

생일파티나 오픈하우스 명목으로 친구 서너명을 집으로 불러 놀게하거나,  스카우트(Scout), 카뎃(Cadet), 특별활동, 교회활동 등 어른의 감독이 있는 형태의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아이로 하여금 또래와의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한다.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제한되어 있다. 좀 더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도울 부분은 도우며 아이의 성숙을 기다리고 격려해주는 것만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에게 우울이나 공격성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면 심리상담 등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필자 조은숙
석세스에서 가족상담가로 일하고 있다. 가족학 박사,  BC주 Registered Clinical Counsellor, Univ. of Wisconsin정신과 연구원 역임


석세스에서는 비밀이 보장되는 전문적인 심리상담서비스를 제공하며, 저소득층에게는 저렴한 상담비가 적용됩니다 (상담신청 604-468-6100).  청소년 진로탐색 그룹에 관심있는 세컨더리 및 대학생 그리고 부모님들을 초대합니다 (9월8일  6:30pm , 코퀴틀람 포이리에 도서관, 초대손님: 황승일 변호사)  학부모자조그룹의 가을학기 첫모임은9월15일 12:30pm에 있습니다. 문의 및 등록전화 (604-468-6100) 위 프로그램은 United Way, 한인신용조합과 한아름마트의 지원으로 운영됩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칼럼니스트:조은숙
  • 석세스의 가족지원 및 심리상담프로그램 담당자
  • 김은주/써니윤
  • 영유아발달 프로그램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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