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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를 바탕으로 둔 연주자 #8-2: Grant Green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7-03 00:00

이번 주 역시 블루스를 바탕으로 둔 연주자 Green Green을 소개한다. 지난 주에 소개했듯이 그는 Wes Montgomery, Kenny Burrell, Jim Hall, Joe Pass, 그리고 Jimmy Raney등과 함께 최고의 재즈기타리스트로 손꼽힌다. 알토 색소폰 거장 Lou Donaldson을 비롯 John Coltrane, Sonny Clark 그리고 Joe Henderson등과 함께 했고 재즈권위지 Downbeat으로 부터 많은 상을 수상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지난 주는 그의 프로필을 다뤘고 이번 주는 그의 연주스타일을 살펴보자.

Grant Green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블루스’이다. 물론 그는 철저히 블루스를 바탕으로 연주하는 대표적인 연주자중 한명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어렵고 복잡한 재즈화성을 바탕으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블루스스케일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듯 그는 연주한다. 많은 그의 음반을 들어봤지만 블루스의 뼈대를 벗어난 그의 연주를 들어본 기억이 그다지 많지 않다. 늘 이야기하듯 또 물 흐르듯 연주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 다른 그의 특징은 즉흥성이다. 재즈라는 것이 블루스와 즉흥성에 큰 기반을 둔 음악이지만 그 즉흥의 범위에는 연주자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또 다른 거장 Jim Hall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다소 미리 준비된 듯 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만들어놓고 연주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머리속에 스케치를 만들어 놓은 느낌이 많이 묻어난다. 하지만 Grant Green의 연주는 즉흥성이 매우 뛰어나다. 미리 준비한 느낌이 전혀 묻어나지 않고 그 순간 순간 순발력에 의해 연주한 느낌이 아주 농후하다.

물론 이런 풍부한 즉흥성에 어두운 부분이 있다. 미리 스케치를 그리지 않고 시작한 연주라 깨끗하고 깔끔한 연주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지저분하고 산만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필자 역시 재즈를 처음 듣고 배울때 이런 Grant Green의 연주가 다소 거칠고 산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재즈를 알면 알수록 이런 즉흥적인 연주가 미리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후 하는 연주보다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제즈에 익숙해지면 미리 스케치를 그린 연주는 단숨에 알 수 있고 그런 연주는  따분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의 연주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대게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연주는 다소 어둡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Grant Green연주 역시 이론적으로 해석하면 어둡다고 말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서양인들은 Grant Green의 연주가 어둡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하지만 서양사람들이 좋아하는 면밀한 분석과 이론적 해석을 배제하고 (필자는 솔직히 이런 서양인들의 면밀한 분석과 데이터수집이 본질적인 예술의 이해와 성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느낌만 가지고 Grant Green의 연주를 평하자면 그의 연주는 굉장히 밝고 경쾌하다. 이론적으로 어두운 느낌의 음계를 쓰는 것과 그사람의 실제 느낌이 어두운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내가 어두운 옷을 입었다고 실제로 나의 모습과 표정이 어둡게 보이지 않는 것과 비숫하다. 아무튼 Grant Green은 이론적으로 늘 어두운 옷을 입고 있지만 그의 모습은 매우 밝고 신바람이 난다. 아마도 그는 매우 낙천적이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연주자가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일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만 역시 흑인이라서 Grant Green은 백인이나 동양사람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스윙’이라고 하는 재즈리듬은 어떻게 이론적으로 또 학문적으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음악을 많이 듣고 연주하면서 스스로 느끼고 터득할 수 밖에 없다. 재즈를 10년 20년을 연주해도 스윙느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일반적이다. 필자는 매달 뉴욕을 방문해 여러 거장들을 만나 레슨도 받고 조언을 받는다. 재즈를 연주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늘 거장들로부터 조언을 받는 부분이 ‘스윙’이라고 하는 리듬감에 대한 연습과 발전이다. 재즈를 알면 알수록 힘든 것이 바로 리듬이다.
Grant Green의 연주는 이런 리듬감을 배우고 습득할수 있는 가장 좋은 교과서이다 교본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음반을 보자. 먼저 1961년 그의 데뷔음반 ‘Grant’s First Stand’와 1962년 ‘Oleo’는 그의 명반으로 손꼽힌다. 개인적으로 1964년 Matador와 Solid그리고 1961년의 Gooden’s Corner를 매우 좋아한다. 라이브 음반으로는 1972년 ‘Live at the Lighthouse’와 1971년에 녹음된 ‘Live at Club Mozambique’가 있다.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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